원작 스토리를 비틀다, 감성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

그래픽 괜찮은데?
2025년 03월 28일 07시 20분 18초

넥슨은 27일 자회사 데브캣이 개발한 신작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을 정식 출시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20년 이상 서비스한 넥슨의 대표 IP 마비노기를 기반으로 한 신작이다. 원작의 감성과 생활형 컨텐츠를 계승하면서도 모바일 환경에 맞춰 재해석한 직관적 조작과 커뮤니티 기능들을 제공한다. 특히 이용자들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모바일에서 자유롭게 화면 모드 전환이 가능하도록 가로와 세로 화면을 모두 지원하고,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초심자 지원 프로그램 및 마법 나침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으로 편의성을 개선했다. 플레이어는 7개 서버에서 총 5개 클래스 계열의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마비노기 모바일은 iOS 및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모바일 버전을, P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받을 수 있다. 본 리뷰에서는 모바일은 갤럭시 Z 폴드6, PC는 GTX1060 스펙의 PC를 이용했다.

 

 

 

■ 여신강림 스토리를 비틀다

 

원작 IP인 마비노기는 플레이어가 퀘스트나 생활형 컨텐츠를 수행하는 등 게임의 각종 컨텐츠를 소화하면서도 정해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일종의 메인스토리 시스템이 존재했다. 제너레이션(줄여서 G)라고 부르는 메인스트림 퀘스트가 그것인데,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빌드를 기준으로 원작의 G1~G3 분량인 여신강림의 내용을 다룬다. 하지만 마비노기 모바일에서는 이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내용을 담아 살짝 비틀었다.

 

이는 처음부터 알 수 있는데, 게임을 시작하면 원작의 인도자였던 나오가 있는 순백의 공간이 아니라 붉은 달이 떠 있는 음침한 공간이 나타난다. 여기서 사라져가는 무기를 집고 우리가 알던 하얀 공간으로의 차원문이 열리지만 그곳에서는 어둠의 추적자들이 나타나 플레이어를 노린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누군가에게 구조된 플레이어는 정신을 잃고, 티르코네일 인근에서 자신의 곁을 지키는 나오와 비로소 만나게 된다. 여기서 나오는 접속한 플레이어들을 인도하던 마비노기 때와 달리 자신의 기억을 찾아다니는 캐릭터이며 플레이어를 티르코네일로 인도한 뒤로는 한동안 만날 수 없다.

 

플레이어를 시작부터 쫓던 어둠의 존재는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는 내내 수시로 영향력을 내비치고, 실제로 등장해 수차례 전투를 치르기도 한다. 대략 캐릭터가 34레벨이 되는 부근에서 제너레이션 스토리인 여신강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이 부분부터 추억을 상기시키며 몰입도를 높여간다. 여신강림 스토리 외에도 사이드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다른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짤막하게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티르코네일의 양치기 소년 데이안, 방앗간의 소녀 알리사의 일기를 살펴보고 그들의 하루를 직접 체험하는 스토리 등을 사이드 퀘스트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이드 퀘스트는 게임의 주요 재화를 모으기 위해서도 꾸준히 진행해주는 편이 좋다.

 


 


 


의도치 않게 해피(배드)엔드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RP퀘스트도 존재한다

 

■ 마나 제한 없는 전투 반가워

 

마비노기 모바일의 전투 시스템은 원작과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처음부터 플레이어가 5개의 클래스 계통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고, 전직으로 본격적인 클래스 육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물론 간단하게 클래스와 클래스 사이를 전환할 수는 있지만 처음에는 자신의 원하는 클래스를 골라 쭉 육성하는 편이 좋다. 이는 직업 엠블럼 시스템이 있기 때문으로, 처음 전직한 클래스의 경우 무료로 장착할 수 있는 직업 엠블럼을 제공하고 여기에 직업 경험치가 축적되어 추가공격력 버프를 받을 수 있다. 직업 레벨 20이 되면 강력한 궁극기도 해방된다.

 

각 클래스는 궁극기를 포함해 6개의 액티브 전투 스킬과 패시브 스킬을 지니고 있다. 각각의 스킬은 지속 피해나 대상의 브레이크 수치를 크게 늘리는 스킬, 적을 끌어당겨 띄우고 피해를 주는 스킬 등 여러 유형이 있다. 수동으로 조작한다면 이를 잘 활용해 큰 피해를 몰아서 줄 수 있다. 적들을 브레이크 상태로 빠뜨리면 무방비 보너스로 굉장히 큰 양의 피해를 일정 시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걸 잘 노리면 조금 난이도가 있는 전투에서도 수월하게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블로우 브레이크 후 무방비 대미지가 들어가는 모습

 


이 정도로 레벨 차이가 크면 수동을 써도 힘들다

 

타이밍을 잘 맞추면 카운터 브레이크가 발동하기도 하고, 적의 공격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잘 노려보면 전투를 좀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물론 레벨 차이가 7 정도 나는 상대라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쉽지만 자신의 레벨보다 조금 높은 정도라면 이런 방식으로 상대를 해볼만 했다. 보스와 일반 적을 막론하고 상당수의 적들이 바닥에 범위가 표시되는 형태의 공격을 취해 이를 보고 피하면서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원작에서부터 라비던전의 보스였던 서큐버스는 아마 초반에 그런 적들 중 가장 처음으로 만나는 현란한 범위기 사용 보스일 것이다. 클래스별 차이일 수 있으나 기본 회피기 자체는 없기 때문에 직접 회피해야 하는데, 모바일에서는 프레임 문제로 예측하면서 움직여야 잘 피할 수 있었다.

 

전투에서 특이한 점은 상당히 오랜 기간 모바일 또는 멀티플랫폼 MMORPG에서 공식처럼 활용되던 스킬 자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 마나 같은 자원이 있고, 스킬을 자동으로 사용하다보면 금방 마나가 떨어져 도감 등록 작업이나 마력 회복량을 높여주는 음식 등을 계속 먹어야 했던 것과 달리 마비노기 모바일은 마나에 대한 스트레스를 없앴다. 견습 마법사 클래스 시절에는 마나가 있기는 하고, 꽤 빨리 떨어지기도 하지만 금방 회복되기도 하며 아예 마나 폭풍 스킬을 사용해서 빠르게 회복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직접 전직해본 화염술사는 아예 그런 마나 자원이 사라지고 다른 자원으로 변경되는 식이다. 때문에 기껏 마법사를 고르고도 마법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던 기존 MMORPG 대비 상당히 마음 편하게 여러 스킬을 적극 활용하며 싸우게 된다.

 

던전에서는 당초 이야기했던 우연한 만남 시스템을 통해 파티 매칭을 하지 않았더라도 수시로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같은 던전을 돌 수 있고 이 때 도중에 캠프파이어 장소가 나온다면 정비를 하면서 요리를 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음식을 나눠먹을 수도 있다. 종종 다른 플레이어의 메시지가 담긴 음식이 건네져오기도 한다. 우연한 만남은 이런 휴식 구간에서 다른 플레이어와 거리가 너무 떨어지는 경우 헤어지기도 하고, 마지막 방에서 부족한 인원이 새로운 만남으로 채워지기도 한다. 때문에 우연한 만남을 켜둔다면 어지간하면 혼자 던전을 공략하는 일이 적다.

 


 


콜헨 마을 외에도 이른 시점에 마비노기 영웅전의 플레이어블 캐릭터 카이와 만날 수 있다

 

■ 생활 컨텐츠는 사실상 필수적

 

마비노기 IP를 활용한 마비노기 모바일에는 원작 속 생활 컨텐츠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생활 컨텐츠들은 어려운 방식이 아니라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진행이 되는 식이다. 일상 채집부터 나무 베기, 광석 캐기, 약초 채집 등 소재 채취나 대장 기술, 목공, 매직 크래프트, 요리, 아르바이트, 연금술, 낚시 등 숫자로는 약 20종의 생활 스킬이 존재한다. 여기서 나무 베기나 광석 캐기, 약초 채집과 같은 생활 스킬의 경우는 구간별로 새로 채집할 수 있게 되는 부분들이 많은 편이며 양털 깎기 같은 생활 스킬은 레벨1에 일반 양, 레벨 15에 곱슬 양에게서 양털을 얻을 수 있는 식으로 레벨만 오르는 중간 구간이 넓다.

 

생활 컨텐츠가 사실상 필수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아이템을 파밍하거나 레벨을 높일 때 주로 가게 되는 던전, 사냥터 컨텐츠가 100개 상한이 있는 은동전이라는 재화를 필요로 한다는 것 때문이다. 은동전은 드물게 메인 퀘스트에서 25개 가량을 주거나 30분마다 까마귀나 어디선가 떨어진 은동전 1개를 수급하는 것, 거래소 재화로도 쓰이는 데카를 사용해 하루 10개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던전이나 사냥터 컨텐츠를 한 번 이용하는 데에 10개의 은동전이 필요하므로 이를 최대한 수급하는 것이 빠른 성장에 필수적이다.

 


 

 

 

이외 은동전을 얻는 또 다른 방법은 사이드 퀘스트의 보상에 끼어있는 1개~2개 사이의 은동전 상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던바튼 사이드 퀘스트부터는 본격적으로 이 생활 스킬이 자주 필요하게 된다. 예를 들면 포크 인 밀크를 만들어줘야 하는 퀘스트가 있는데 여기서 포크 인 밀크를 만들기 위해 설비들의 레벨을 올려야 하고, 이 설비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보통 생활 스킬의 채집 계통과 설비 가공을 거쳐 수급하며 설비 레벨을 올리기 위한 특정 크래프팅 스킬 레벨이 요구된다. 물론 생활 스킬은 은동전 같은 제약은 없는 편이라 딱 필요할 때 해주면 된다.

 

또 다른 이유는 게임이 스토리를 비틀면서 등장한 것과도 연관이 있는 시스템이다. 몬스터와 전투를 하다 보면 검은 덩어리라는 것들이 아이템 인벤토리에 들어오는데 무게도 차지하니 이걸 빠르게 없애려면 성수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전투가 아닌 장비를 강화하다 문제가 생겨도 성수가 필요하다. 강화에 실패했을 때 장비가 터지지는 않지만 저주에 걸려 방어력 저하 10% 등의 디버프가 붙으므로 수리를 위해 성수와 정령의 흔적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여러모로 꾸준히 쓰이는 성수를 모든 아르바이트에서 보상으로 지급한다.

 


강화에 실패하면 저주에 걸린다

 


던전은 은동전 임무를 선택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다

 

■ 은동전을 늘려주세요

 

아직 최상위 컨텐츠라 생각되는 어비스나 레이드 컨텐츠는 개방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플레이어가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가 퀘스트가 끊기는 시점이 오면 결국 하게 되는 것이 던전과 사냥터 컨텐츠라 생각된다. 그런데 이 두 컨텐츠에 공통적으로 은동전이 필요한데다 수급량에 비해 한 번 진입할 때 필요한 동전의 양도 꽤 많은 편이라서 딱 레벨 조건 때문에 컨텐츠가 막힌 시점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한 제너레이션 퀘스트 여신강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4레벨을 찍기 전인 33레벨 즈음에 은동전이 전부 떨어졌는데, 다른 방식으로 레벨을 올리려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결국 사냥터에서 수동으로 일반 사냥을 해 남은 경험치를 채웠다.

 

적게나마 사냥터에서의 사냥 경험치가 들어오긴 하더라도, 사냥터의 적들은 대개 보스들과 다른 일반 필드 몬스터이다 보니 패턴이랄게 없어 맞으면서 싸우는 경향이 있다. 은동전의 수급량을 늘리는 것도 늘리는 것이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도전할만한 전투 컨텐츠의 양이 더 늘었으면 한다. 지금도 4인을 모아서 가는 컨텐츠나 NPC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시작되는 퀘스트들도 존재하지만 좀 더 기본 제공 나침반의 기능에 기대는 것이 아닌 손맛을 느낄 수 있을만한 PvE 전투 컨텐츠가 늘어가면 좋을 것 같다.

 


화염술사의 궁극기

 

 

 

또, 감성과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게임이니만큼 월드 채팅에는 별도의 아이템이 필요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어떨까 싶다. 코스튬 역할의 패션이나 패스 등의 요소도 있고, 던전은 길이가 짧은 편이라 대화를 나누기에 시간이 부족한 감이 있어 주로 모든 플레이어가 볼 수 있는 월드 채팅을 이용하고 싶을텐데, 월드 채팅의 경우는 별도 아이템이 필요해 레벨을 올리는 과정에서 다른 플레이어와의 소통 창구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감이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출시 전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던 그래픽은 오히려 개성적이고 눈길이 갔다. 카툰풍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마비노기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고, PC에서는 보다 괜찮은 비주얼로 즐길 수 있었다. 캐릭터를 만들어보면서 커스터마이즈에서 더욱 진가를 보일만한 그래픽 스타일인 것을 느꼈다. 염색은 지정 염색이 나오기까진 세 개의 포인트를 함께 움직여 제한 시간 내에 전부 골라야 하는 방식으로 갈 것 같다.

 


환생은 유료니까 계속 환생할 게 아니라면 그냥 최연소 캐릭터를 만드는 게 나을지도?

 

 

 


코스튬 아이템은 패션 장비로 명명됐다

 


나 같은 똥손에겐 너무 어려운 염색

 

출발선에 선 마비노기 모바일은 비주얼과 BGM이 꽤 만족스러웠다. 제너레이션이 시작되는 부분부터는 아 이런 스토리가 있었지 하는 기분도 들었다. 전투의 경우 수동으로 조작할 때 브레이크 같은 나름의 리턴이 있었으며 생활에서는 원작처럼 MML을 활용해 직접 악보를 만들 수 있는 요소가 넘어와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 부분은 기존 마비노기에서 악보를 만들어보지 않았다면 설명만으로는 조금 난해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향후 마비노기 모바일만의 특색을 살리는 방향으로 유저 피드백을 활발하게 주고받으며 앞으로 보다 만족스럽게 에린을 채워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여담으로 PC와 모바일에서의 최적화는 조금 빨리 진행되면 좋을 것 같다. 모바일은 화면을 자유자재로 돌리면서 플레이 할 수도 있고, PIP 형태로 변환되기도 하는데 다소 무거운 편이며, PC는 오래 플레이하면 프레임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이 빠르게 쾌적해진다면 좀 더 수월하게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독특한 레벨업 시스템

 


하루 종일도 마실 수 있어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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