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적인 횡스크롤 드릴 액션, '페퍼그라인더'

짧은 게 참 아쉬워
2024년 04월 18일 22시 28분 34초

글로벌 퍼블리셔 디볼버 디지털은 Ahr Ech, MP2 Games가 개발한 액션 중심 2D 어드벤처 게임 '페퍼그라인더'를 지난 29일 스팀에 정식 출시했다.

 

페퍼그라인더는 전통적인 플랫포머 방식의 게임에 드릴을 사용해 마치 돌고래처럼 대지 등 지형을 뚫고 다닐 수 있는 시스템이 독특한 출시작이다. 플레이어는 열정적으로 바다를 탐사하는 주인공 페퍼가 되어 플레이 하게 되며 강력한 드릴 장치인 그라인더가 게임 내에 등장한다. 배가 난파되어 보물을 도난당한 페퍼는 믿음직한 그라인더를 사용해 나쁜 적들이 훔쳐간 보물을 되찾아야 한다. 대지와 물을 가르며 기계를 조작하고, 숨겨진 보물을 되찾는 등으로 페퍼의 여정이 진행된다.

 

플레이 환경은 PC에 듀얼쇼크4를 물려 사용했다.

 

 

 

■ 드릴로 한 마리의 돌고래처럼

 

출시작 페퍼그라인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게임의 제목에도 들어갔고 주인공인 페퍼가 게임 극초반인 시작부터 사용하게 되는 이 게임의 특징적인 요소, 드릴 장치 그라인더를 꼽을 수 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난파를 당해 미지의 지역에서 정신을 잃은 채 보물을 약탈당해야 했고 본편의 스토리는 그라인더를 사용해 아무리 험난한 지형이라도 뛰어넘어 앞길을 가로막는 여러 적들을 무찌르면서 각 지역의 최종 스테이지에 위치한 최대의 난관, 보스들을 쓰러뜨려야만 한다.

 

스토리 전개는 별도의 대사 같은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애초에 스토리 자체도 그렇게까지 복잡한 편은 아니다. 굉장히 직관적으로 간결한 사실만을 배경 스토리로 깔아 플레이어가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진행하도록 한다. 난파로 쓰러진 때에 도둑맞은 보물을 되찾기 위해서. 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페퍼는 그라인더를 쥐고 다양한 환경으로 가득한 지역들을 돌파하게 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페퍼의 이 간결한 동기가 처음에는 생각만큼 잘 와닿지는 않는 편이었다. 게다가 연출상 해적들이 가져간 보물은 첫 스테이지만 플레이해도 전부 회수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양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지역과 스테이지의 양은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다. 첫 번째 지역을 포함해 4개 정도의 지역이 준비되어 있고 그 지역 안에는 일반 스테이지 4개 정도에 특정 조건을 갖춰야만 진입할 수 있는 스테이지, 마지막으로 해당 지역 최후의 적인 보스와의 결전이 기다리고 있다.

 


 


지역마다 있는 상점에선 장면, 커스터마이즈 파츠와 임시 체력 구매 등을 진행할 수 있다.

 

 

 

■ 그라인더 활용한 흥미로운 액션

 

드릴을 사용해 뭔가 파내는 게임은 이전에도 종종 있었다. 다만 드릴을 주장비로 활용하는 게임들의 상당수는 표시된 지면 아래로 계속해서 파고 내려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페퍼그라인더는 그라인더를 주요 무기로 사용하나 횡스크롤이고, 각종 환경을 파고 들어갈 수는 있지만 아래로 내려가기보단 상하좌우로 들락날락하는 것이 가능하다. 각 스테이지에는 그라인더를 사용해서 진입할 수 있는 지형들이 상당히 많다. 어느 정도냐 하면 그라인더를 사용하지 않으면 절대 나아갈 수 없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그라인더를 사용한 조작과 액션을 적절하게 익혀야 플레이가 더욱 즐거워진다. 그라인더로 파고들어가면 특정 투사체나 아예 땅을 파고 들어오는 적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이상 위협에서 벗어나 숨을 고르는 것이 가능하다. 단, 페퍼는 항상 파고든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패드에서 손을 떼고 있어도 서서히 바라보는 방향으로 전진하기에 원하는 만큼 그 안에서 머물 생각이라면 스틱을 움직여 방향을 조절해줘야 한다. 또, 파고 든 구역과 다음 파고들 수 있는 구역 사이를 안에서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가속하는 것으로 마치 돌고래가 튀어오르듯 도약하는 것이 가능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사용하는 테크닉이므로 익숙해지는 편이 좋을 것. 한편 이는 게임의 속도감 또한 살려준다.

 

각 지역을 나아갈 때마다 플레이어는 새로운 스테이지 기믹을 마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설원 지역에서는 그라인더를 결속시켜 빠르게 눈이나 얼음 위를 달릴 수 있는 스노모빌에 탑승한다거나, 로켓을 주워 길을 막는 얼음을 깨는 데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기믹들은 플레이어가 새로운 지역으로 갈 때 그 지역에 맞는 독특한 기믹 경험으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편이다. 그라인더는 일반적으로 공격에도 사용되는데, 보스와의 전투에서는 페퍼그라인더 특유의 팔 수 있는 지역으로 들어갔다 튀어나오며 보스를 공격하고, 같은 수단으로 보스의 패턴을 회피하는 것도 가능하다.

 


 


 

 

 

■ 패드로 플레이하는 쪽이 낫다!

 

스팀에서 페퍼그라인더를 구동시킬 때 팝업창을 통해 게임패드 플레이를 추천하는 내용이 표기된다. 보통은 게임 구동 후 타이틀 화면이 나오기 전에 이런 내용을 안내해주는 편인데, 처음부터 그런 설명을 하고 있기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키보드와 게임패드로 번갈아 플레이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패드로 플레이하는 편이 훨씬 편하고 진동을 통한 약간의 손맛도 나름대로 느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페퍼가 그라인더를 사용해 지형 속으로 들어갔을 때 방향을 전환하는 것도 스틱을 사용해 360도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게임패드 조작이 편하고 유리하게 느껴졌으며 그라인더 액션을 취할 때 오는 진동은 확실히 게임패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이기도 했다.

 

그라인더를 사용한 액션과 속도감 있는 이동, 그리고 지역마다 새롭게 제시되는 스테이지 기믹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플레이어를 즐겁게 만든다. 전투도 일반적인 적과의 전투는 그냥저냥 무난하지만 보스와의 전투는 제법 재미있었는데, 아쉽게도 볼륨이 많이 짧았다. 지역마다 스테이지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라 추가로 놓친 것들을 모으기 위해 반복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빠르게 클리어할 경우 2~4시간 내외로 엔딩을 볼 수 있다.

 

 

 

보스전의 경우 페퍼그라인더의 기믹을 잘 살려서 지형 속으로 파고들어 공격이나 회피를 하고 보스의 약점을 노린다는 컨셉이 마음에 들었고 이것이 후반 지역에도 이어지기는 했지만 가장 이런 개성과 보스 기믹이 강하게 느껴졌던 것은 첫 번째 지역의 보스였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뒤로 가도 보스전에서 지형을 파고들며 싸우는 것이 가능하고, 그 난이도도 오르기는 하지만 첫 임팩트가 강했던 것인지 이후의 보스들이 개성적인 기믹보단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패턴 회피 후 공격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인지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기는 했다.

 

단, 게임의 볼륨이 짧다는 점이나 보스전 개성이 옅어진다는 것은 '다소 아쉽다' 정도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꽤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므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좋아한다면 한 번 플레이해봐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파워포토 / 1,087,430 [04.19-10:07]

간단하면서 재미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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