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가 우승을, 그리고 젠지가 준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LCK 롤드컵 1시드는 한화생명e스포츠, 젠지가 2시드로 롤드컵에 진출하는 것이 확정됐다.
LCK의 새로운 챔피언을 축하하는 분위기를 뒤로 하고 이제는 롤드컵의 남은 두 자리를 놓고 네 팀이 격돌하는 롤드컵 선발전이 펼쳐진다.
롤드컵 선발전은 현재 1, 2 시드로 진출한 두 팀을 제외하고, 스프링 시즌과 서머 시즌의 포인트 총합에 따라 1위와 2위가 맞붙는 승자전 매치(1라운드)와 3위와 4위가 맞붙는 패자전 매치(2라운드)로 나뉘어진다.
승자전에서 승리한 팀은 바로 롤드컵 3시드 티켓을 확보하며, 패자전에서 패배한 팀은 그 즉시 선발전에서 탈락한다. 마지막으로 승자전의 패배 팀과 패자전의 승리팀이 최종 결전을 벌여 승리한 팀이 롤드컵 4번 시드의 주인이 된다.
참고로 올 시즌 롤드컵은 지역별 배분 팀 배분이 달라지고 일부 지역이 흡수 통합되면서, 그리고 LCK와 LPL은 MSI 우승 및 준우승 프리미엄으로 인해 예전과 달리 4시드라고 할지라도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롤드컵에 출전하는 네 팀 모두 본선 격인 스위스 스테이지부터 경기를 시작하게 된다.
물론 스위스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1번 시드와 4번 시드, 그리고 2번 시드와 3번 시드의 격돌이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4번 시드를 획득한다는 것은 첫 경기에서 어느 지역이든 1번 시드와 경기를 한다는 의미이기는 하다.
그만큼 쉽지 않은 여정이 진행되지만 결론적으로 첫 경기에서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롤드컵 8강에 진출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적어도 대회에 참가를 해야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각 팀 입장에서는 시드 구분 없이 출전 자체가 최 우선인 상황이다.
승자전 경기는 금일 오후 5시에 진행되며 앞서 언급했듯이 이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LCK 롤드컵 3시드 출전권이 확정된다.
- T1 전력 분석
T1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3대 1로 꺾었지만 한화생명e스포츠에게는 2라운드 및 결승 진출전을 포함해 세트스코어 1승 6패를 기록했다.
사실상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전적을 본다면 T1의 경기력이 상당히 나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화생명e스포츠가 서머 시즌 우승을 차지한 상황에서 T1의 전력도 재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까지는 T1의 전력이 너무나 약했기 때문에 패했다는 느낌이라면 현재는 패할 만한 전력을 가진 팀에게 패했다고 보는 느낌인 셈이다.
지난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오너는 피넛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오늘 상대인 루시드는 조금 그 느낌이 다르다. 피넛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련한 정글러이자 역대 정글러 순위에 거론될 정도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지만 루시드는 아직까지 장점도, 단점도 많은 선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도 제우스와 구마유시의 폼이 회복되지 않았고, 이번 메타에서도 메타 적응이나 숙련도가 기대하는 만큼 올라오지 못한다는 것은 불안 요소다.
그나마 지난 경기에서 페이커가 트리스티나로 좋은 활약을 펼침에 따라 조금씩 폼이 올라오고 있는 느낌이기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아울러 디플러스 기아에 비해 실전을 보다 많이 치르고 올라온 만큼 정식 경기의 공백 기간 자체도 상당히 적다. 물론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한 여파도 분명 존재하는 모습이고 말이다.
T1은 제우스가 봉인될 경우 팀의 혈이 막힌다는 단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지난 기자 간담회에서 김정균 감독이 또 다른 플랜 B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막상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결승 진출전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 디플러스 기아 전력 분석
디플러스 기아는 지난 T1과의 패자전에서 3대 1로 완패를 당했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밴픽에서도 문제가 노출됐으며, 쇼메이커의 부진도 뼈 아팠다.
특히나 중하위권 팀들을 상대로는 좋은 모습을 보였던 모함이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긍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함에 따라 디플러스 기아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바텀 라인이 크게 살지 못한 것도 원인이 됐다.
현재로서는 플레이오프 직전 모함의 주전 기용이 상당히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부분이 있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 과연 모함이 다시금 기용될 것인지, 아니면 모함의 한계를 느끼고 켈린이 재 기용될지 궁금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로서는 어느 선수가 출전할지 불투명하지만 이미 모함을 기용해 T1에게 패배한 경험이 있는 디플러스 기아의 입장에서, 그리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부터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상태를 볼 때 켈린의 재기용이 더 긍정적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디플러스 기아는 메타 이해도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쇼메이커가 AD챔프에 약하다는 것이 상당히 큰 문제다. 사실 쇼메이커는 정통적인 메이지 챔프들을 잘하는 선수에 속하며 그런 만큼이나 현재의 쌍포 메타에서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편이다.
최근 다양한 AD챔프들을 연습하고 있는 만큼 이번 T1과의 경기에서 AD 챔프가 좋은 결과를 낸다면 경기 내내 사용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그렇지 못한 결과물을 낸다면 다시금 AP로 돌아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상대 전적으로는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차이만큼이나 디플러스 기아와 T1의 불균형이 상당히 심하다. 하지만 한화생명e스포츠가 이러한 상성을 뒤집고 서머 시즌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디플러스 기아 역시 상성에 반하는 결과를 낼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 양 팀 전력 비교
두 팀 모두 선수들이 고점 또는 폼이 좋은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이러한 부분은 T1보다는 디플러스 기아에게 웃어주는 부분이 많다.
이전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실력 차이가 크다고 생각되지 않는 두 팀과의 경기에서 두 팀 모두 어느 정도의 저점을 찍고 있는 상황이라면 사실상 서로 간에 팀 전력 차이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두 팀 모두 현재 메타에서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고, 뚜렷한 약점까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을 더 잘 극복한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을 봤을 때 상체는 비슷한 싸움이 예상된다. 다만 정글에서는 오너의 우위가 예상되는데, 루시드가 신인 치고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 특정 챔프를 사용할 때 빛나는 플레이를 보이는 것도 맞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오너가 더 지능적이고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미드는 서로 비슷한 느낌이다. 두 팀 모두 AD메타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다 보니 주력 챔프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협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나마 페이커의 경우는 트리스티나 등 어느 정도 쌍포 가능이 가능한 챔프를 선택할 수 있지만, 디플러스 기아는 쇼메이커의 AD챔프 이슈로 인해 현실적으로 AD보다는 AP쪽에 더 치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말은 만약 밴픽 구도가 열리게 되었을 경우 디플러스 기아 입장에서 뱀픽에 보다 더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한화생명e스포츠 전에서도 트리스티나의 가치는 나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상체 라인은 서로 비슷하거나 T1이 약 다소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 차이가 유의미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바텀에서는 에이밍이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디플러스 기아가 조금 더 앞선다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현재 서포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해 전력에 다소 누수가 있다는 점이다.
반면 케리아는 작년 시즌과 같은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어쨌든 기본적인 가닥이 있다. 구마유시가 과연 이번 경기에서 어느 정도 부활하는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젠지나 한화생명e스포츠와 같은 팀을 상대할 때보다는 나은 모습이 예상되기에 바텀 역시 큰 차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두 팀 모두 비슷한 수준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러한 만큼이나 어느 팀이 승리해도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다.
- 실제 경기 양상은?
이 경기는 디플러스 기아의 서포터가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하는가에 따라서 승패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쇼메이커와 페이커라는, 현재 메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는 두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보완했는지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T1을 잡는 방법은 이미 공개되어 있는 상황이다. 제우스를 견제하고, 제우스를 견제하고, 제우스를 견제하면 된다.
T1 입장에서도 디플러스 기아를 상대할 만한 정답지는 어느 정도 나와 있는 상태다. 루시드가 활개를 칠 수 있는 공격적인 챔프를 줄이면서 그 공격 성향을 줄여 주면 된다.
지난 패자조 경기에서는 T1이 효과적으로 디플러스 기아를 제압했다
이처럼 어느 정도 두 팀 간의 공략법이 노출되어 있는 상태이고, 단점들 또한 양 팀이 모두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기는 사실상 그날 밴픽이 어떻게 진행되는가, 그리고 두 팀 중 어느 팀에서 조금 더 미친 선수가 나오는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
현재로서는 지난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처럼 상대 전적에 따른 뻔한 스토리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덧붙여 앞서도 언급했듯이 두 팀 모두 고점보다는 저점 단계에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통한 변수도 상당히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경기 역시 지난 결승전과 마찬가지로 풀세트 접전을 예상하며, 경기 후반보다는 초반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디플러스 기아의 성향에 따라 1세트는 디플러스 기아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어느 한 팀이 2패를 기록한다고 해도 3패로 끝나는 분위기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로서는 6대 4 정도로 T1의 약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이지만 디플러스 기아가 서포터의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디플러스 기아 역시 충분히 승리가 가능하다.
반대로 지난 플레이오프 2라운드 및 패자전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생각보다 무난하게 T1이 승리하는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갈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