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개발하고 라인게임즈 주식회사가 정식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인 신작 모바일 수집형 RPG '엑소스 히어로즈'가 비공개 시범 테스트(이하 CBT)를 진행하고 있다. 엑소스 히어로즈는 브랜뉴보이와 RPG매니저 등을 개발한 바 있는 개발사 우주의 최신작으로 지난 12월 진행한 기업 간담회 LPG with Press를 통해 최초 공개된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트레저 헌터인 주인공 제온이 고대 유적지에 감춰진 비공정과 함께 발견한 목걸이의 저주를 풀기 위해 동료들과 펼치는 모험담을 스토리에 담아냈으며 작중 일러스트의 화풍을 3D 그래픽으로 표현한 200여 종의 캐릭터를 수집, 육성하고 각각의 캐릭터가 지닌 개성에 기반한 전략 플레이를 진행하게 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르노브와 그린랜드 등 2개 월드맵과 다섯 개의 스토리 챕터가 공개되며 스토리 모드 외에도 유저들끼리 대결을 할 수 있는 PVP 모드 제벤스투니어 및 유피르의 미로 등 몇 가지 게임 내 컨텐츠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12세 이상의 안드로이드 OS 이용자라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엑소스 히어로즈의 CBT는 내달 1일까지 5일간 진행되고,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설치 및 테스트 참여가 가능하다. 엑소스 히어로즈 내의 화면에서도 남은 시간이 상시 표기되기 때문에 테스트 기간 중 게임 내에서 해보고 싶은 컨텐츠가 있다면 주어진 이 기간 내에 미리 해보도록 하자.
■ JRPG와 동화풍의 느낌 살린 디자인
엑소스 히어로즈는 스토리에서 풍기는 JRPG 느낌과 디자인 전반에서 보여주는 동화풍의 느낌이 특징적인 신작이다. 아직 정식 서비스 버전이 아닌 CBT 버전으로 메인 스토리의 경우 5챕터까지만 공개된 상태이니 전체적인 스토리를 모두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본 작품의 스토리는 트레저 헌터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주인공 제온이 히로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치근덕대고 있는 동업자 게일을 무찌르고, 앙심을 품은 소악당 게일이 제온을 골탕먹이려고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보물을 찾아 모험을 하던 제온은 우연히 흘러들어가게 된 고대 유적지 속에서 비공정과 목걸이, 그리고 용과 만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본격적인 이야기에 뛰어들게 된다. 귀족과도 대립하고, 최강이라는 별명을 가진 남자와 공투하거나, 나르시스트 기질이 있는 바람둥이 친구와 얽히며, 비공정을 운전할 특별한 비공사를 만나 동료로 삼게 되는 등, 여러 인연의 타래를 얽으면서 걸어가는 제온과 함께 플레이어도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단순히 적과 조우해 전투에 돌입하게 되는 루트인 지도 화면의 비주얼은 동화의 삽화 같은 느낌을 준다. 또, 화면 곳곳을 구성하는 UI의 디자인은 세련되게 꾸며졌다. 한 화면에서 모든 메뉴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며 지도 화면에서는 스토리 이벤트를 향해 이동하거나 조우전이 발생하고 비공정을 불러내면 비공정에 탑승하면서 보편적인 모바일 RPG에서 볼 수 있는 거점 화면이 표시된다.
■ 전투와 연출은 평이
엑소스 히어로즈는 기본적으로 턴 기반의 전투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AUTO 모드를 켜지 않아도 기본으로 턴이 흐르면서 양 진영의 캐릭터들이 차례에 맞춰 일반 공격을 가하고, 플레이어의 경우 스킬의 쿨타임이 돌아왔을 때 스킬 사용을 지정해주면 해당 스킬이 발동하는 흔한 방식의 구조다. 프롤로그 챕터는 대부분 강제 오토모드로 전투가 진행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없다.
따라서 전투 자체가 비단 오토를 누르지 않고 직접 진행하더라도 조금 루즈하게 진행된다. 정신을 붙들고 있으라는 뜻에서인지 차례는 자동으로 지나가기에 수동 조작 시 차례가 돌아올 때 스킬을 예약해두지 않았거나 차례가 넘어가기 전까지 스킬을 누르지 못하면 그냥 평타로 적을 공격해버린다.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특히 루즈하게 느껴질 수 있고, 파티가 갖춰진 순간부터는 그나마 전투 상황이 비교적 빠르게 흐를 것이다.
연출은 평이하다. 화풍에 맞춘 3D 비주얼과 스킬 연출은 텍스쳐의 품질이 뛰어나지는 않아도 볼만하기는 하다. 또, 쿨타임이 긴 두 번째 스킬 같은 경우는 꽤 볼만한 것들도 있다. 다만 전투가 자동으로 이뤄지고 스킬이 반자동이라고는 하더라도 단번에 승부가 나진 않는다. 그렇다. 같은 연출을 계속해서 보게 되니 아무래도 질리는 감이 있다. 별로 갖춰지지 않은 초반에는 특히 몇 번의 공방이 오가는데 그 사이에 캐릭터 연출은 볼만큼 보게 된다.
소유한 캐릭터들은 레벨을 올려주거나 장비를 장착시키는 등의 보편적인 행위를 통해 보다 강해진다. 경험치를 쉽게 얻기 위해 일일 제한이 있는 경험치 컨텐츠에서 경험치 스크롤을 습득하고 이를 사용해 레벨을 올리는 것 같은 방식도 존재한다. 또, 전투에 사용한 캐릭터들은 상한 피로도에서 차츰차츰 피로도가 깎여나가기 때문에 이를 신경써주면서 캐릭터를 굴리는 것은 나름대로 중요한 부분이다. 피로도 때문에 정작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말이다.
■ 앗아아…이중피로도…….
캐릭터는 24시간마다 무료 소집을 제공해 한 명 씩 매일 획득할 수 있는 구조지만 고급 소환의 경우는 유료 재화를 사용해야 한다. 비록 다른 용도의 캐릭터도 포함된 숫자겠지만 어쨌든 200여 종의 캐릭터를 수집하는 데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뽑기를 통해야 하니 수집을 즐기는 플레이어라면 스토리 등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캐릭터 외에는 이 뽑기 시스템에 기대야 한다. 여느 작품처럼.
또, 일반적으로 스마트 플랫폼 게임들에서 채택하는 게임 플레이 제한 요소인 스태미너 외에도 캐릭터마다 개별적인 '피로도'가 존재한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현실성을 살린 시스템으로 두고 싶었다면 피로도는 유지하되 스태미너는 빼는 것도 좋았을 터인데 이중으로 제약 요소가 존재하니 여간 신경 쓰이는 부분이 아니다. 초반부에는 소모되는 피로도가 그리 신경 쓰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컨텐츠를 점차 소모하면서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한 상황이라면 이 두 가지 제약 요소가 꽤나 신경이 쓰이게 될 수 있다. 피로도 요소를 넣겠다면 한 종류만 넣었으면 이보다는 더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한편 빌드 문제인지 음성을 선택할 순 있었지만 정작 음성이 출력되는 것은 일부 스토리 영상에서만이었고 일반적으로는 메인스토리일지라도 대화에서 음성이 출력되지 않았다. 생각대로 이 빌드에서 적용되지 않은 것뿐이라면 괜찮겠지만 최근 출시되는 이런 게임들이 대부분 스토리에서라도 음성을 지원한 작품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조용한 엑소스 히어로즈는 스토리 진행 도중 밋밋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반대로 게임 진행 도중 음성이 나오는 걸 원하지 않는 플레이어라면 아쉽게 생각되지는 않을 부분.
3D 모델링의 연출은 의외로 고정되거나 입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표정 등 이야기의 진행 상황에 맞는 표정 변화를 보여주기도 해 긍정적인 인상을 줬다. 높은 품질의 3D 그래픽을 원하는 플레이어에게는 다소 성에 차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고 실제로도 아주 화려한 정도는 아니지만 특색있는 비주얼을 보여주며 자동 평타 기반으로 진행되는 전투에서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는 스킬 연출 등은 좋게 평가해줄 수 있는 요소다.
의외인 것은 타이틀 화면에서도 히로인으로 추정되는 캐릭터가 나오고, 초반부 장면에서도 해당 캐릭터가 나오며 모 캐릭터와 만나는 장면에서는 상대가 여성 마법사 캐릭터이기도 한데 정작 플레이어의 파티에 스토리에서 합류하는 것은 다들 아저씨, 남자들이다. 2D 기반의 스마트 플랫폼 게임에서 여성 캐릭터들을 어떻게든 한 자리씩 분배하려는 것과는 사뭇 다른 시작이다. 물론 이런 이유로 초반부를 못 견디겠다는 서브컬쳐 팬들도 있기는 하지만…….
엑소스 히어로즈는 세련된 디자인이나 독특하면서도 화려하고 깔끔한 화풍을 소화한 일러스트로 인해 한 번 소식을 접한 플레이어라면 끌릴만한 첫인상을 가진 작품이다. 비공정과 지도 메뉴를 분류하는 등 다른 시도를 했고, 보편적인 모바일 RPG 게임들과 비슷한 형태지만 포장을 잘 해내 PSP 또는 Vita 시절의 JRPG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의 신작이다. 마음이 동한다면 누구나 남은 기간 동안 CBT를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