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PG와 로그라이트의 조합은? '로스트 아이돌론스:베일 오브 더 위치'

부족한 감 있지만 괜찮은 시작
2025년 11월 20일 10시 35분 14초

사각형 타일로 표현된 이동 범위, 스토리 기반으로 펼쳐지는 전투, 한 수마다 자신의 캐릭터들을 활용해 최대한의 공격을 펼치고 승리를 거두는 SRPG 장르를 즐기면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대로 끝내기엔 아쉬운데 계속 플레이할 방법이 없을까?'

 

이런 SRPG 시스템과 로그라이트 요소를 버무려 반복되는 플레이를 통해 성장하고 비로소 게임의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게임이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개발한 '로스트 아이돌론스:베일 오브 더 위치'의 스팀 얼리 액세스를 마치고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로스트 아이돌론스:베일 오브 더 위치는 정식 출시 전환과 함께 PC 스팀만이 아닌 PS5, Xbox Series X/S, 닌텐도 스위치 및 Xbox PC를 추가로 지원하며 각 영웅들의 숨겨진 스토리와 숨겨진 최종 보스를 포함하는 액트4, 피드백 기반의 편의성 개선 등을 적용한 바 있다.

 

 

 

■ 반복해서 알아가는 스토리

 

일반적인 SRPG풍 게임이라면 스토리를 선형적으로 쭉 진행하거나 도중에 분기점을 제공해 복수의 루트로 진행 가능한 스토리를 깔아둔다. 보통은 이렇게 선형적으로 쭉 스토리 전개를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로그라이트 요소를 결합시킨 로스트 아이돌론스:베일 오브 더 위치의 스토리는 한 번에 진행되지 않는다.

 

어지간해선 첫 시도 한 번에 마지막까지 쭉 클리어 할 수 없고, 파티의 전멸로부터 전개되는 스토리나 일종의 흑막 내지 후견인 포지션의 등장인물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이야기가 전개되다 전멸하면 다시 거점에서 정비하고 스테이지로 나가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도중에 동료들과의 관계나 임시로 합류하는 동료들과의 짧은 대화로도 배경 스토리를 살짝 풀어내기도 한다.

 

메인 스토리 전개 외에 각 캐릭터 스토리나 대화, 주인공의 과거 등 세부사항들은 파편화해 플레이어가 직접 찾아들어가 감상하도록 되어 있다. 거점에서 각 캐릭터 사이의 대화, 주인공의 과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런 스토리 요소는 게임의 특징이기도 한 로그라이트적 반복을 통해 확인하도록 구성됐다. 일종의 반복 플레이로 주어지는 또 다른 보상의 감각이다. 그 보상이 다소 짧다는 점이나 상대적으로 흥미로운 내용이 적은 동료처럼 아쉬운 부분은 있다.

 


 


 


 


협력할수록 추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캐릭터 정보 찾기는 특정 캐릭터 편성으로 조건이 너무 간단한 편

 

■ SRPG 전투와 로그라이트 성장의 만남

 

3040세대의 경우 삼국지 조조전 같은 코에이의 SRPG나 최근까지 시리즈가 유지되고 있는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같은 게임으로 SRPG 장르의 보편적 이미지가 잡혀 있는 경향이 있다. 로스트 아이돌론스:베일 오브 더 위치도 전투 방식은 기성 SRPG와 비슷한 느낌으로 진행한다.

 

각각의 캐릭터가 2종의 무기를 착용해 이를 전투 도중 자유롭게 변경해서 싸울 수 있다는 점이 전투의 전략에서 제법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초기 동료 중 수습 사제 이비는 마법서와 검/방패 구성의 장비를 전환할 수 있는데 파티 회복의 구심점이지만 검과 방패로 무기를 전환하면 회복 마법은 사용할 수 없는 대신 어느 정도 공격력과 방어가 확보돼 개인 생존에 조금이지만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캐릭터들이 가진 마법과 무기 종류에 따라 어떤 것을 주로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고 육성 방향을 정하는 것이 꽤 흥미로웠다. 여기에 캐릭터들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제시되는 성장 특전들을 골라 해당 캐릭터의 방향성과 맞춰가는 것이 나름의 즐거움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도 이런 성장 요소가 게임과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부분은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스테이지를 넘어갈 때 주로 얻을 수 있는 일종의 강화석으로 무기 등급을 올리는 것이나 캐릭터 레벨업을 통해 짜올린 빌드가 완성됐을 때 성장 체감이 확실히 느껴지는 케이스가 많지는 않은 편이다. 그래도 에밀의 경우 아귀가 잘 맞아 떨어진 판에서는 플레이 초기 캐리를 담당하는 역할로 성장 체감이 잘 되는 편이었다.

 


영구적 강화 요소들도 존재한다

 


초기에 해금되는 진급 또한 영구적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셈

 

■ 선택에 따른 리턴이 보다 강력해야

 

개발사에 따르면 로스트 아이돌론스:베일 오브 더 위치는 정식 전환 이후로도 게임의 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언급된 부분들이 플레이하면서도 실제 체감된 것들과 비슷했다.

 

먼저 한 번의 플레이에서 호흡이 상당히 긴 편이다. 사실 개인적으론 긴 호흡의 플레이도 좋아하니 이 부분 자체로는 호불호의 영역이라 느껴지나 그 긴 플레이에서 전멸로 인한 청산 또는 클리어 후 플레이어에게 돌아오는 리턴의 임팩트가 아무래도 크지는 않은 편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한 번의 플레이가 길다는 점과 맞물려 거점으로 돌아온 뒤 다시 진행할 때 조금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각 캐릭터들의 빌드를 좀 더 매력적으로 구성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부분이 있다. 죽어서 계속 돌아가며 성장하는 로그라이트 게임들은 무작위로 제시되는 상황이나 성장 방향에 따른 빌드를 구성할 때 계획대로 잘 맞아떨어지거나 확실히 강해졌다는 것을 느낄 때 등 성장했다는 것이 잘 체감되도록 보완해주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기본적인 틀은 괜찮은 편이나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으므로, 이런 요소들을 점차 보완해간다면 좀 더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초기에 절망적인 평가를 받았다가 수년에 걸쳐 뒤집어버린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닌데다 로스트 아이돌론스:베일 오브 더 위치는 이미 꽤 괜찮은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 상황이니 앞으로 보다 훌륭한 개선점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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