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G가 선보일 UGC 알파, 가능성 담았다

쉬워보였지만 그렇진 않아
2025년 08월 01일 21시 59분 54초

배틀그라운드에서 일반 이용자들도 자신의 창의력을 뽐내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그에 대한 대답이 8월부터 이용자들을 찾아온다. 게임이 제공하는 소재 안에서라면 얼마든 자신이 생각하던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자사 글로벌 히트 3인칭 배틀로얄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이하 PUBG)'의 신규 도입 예정 시스템인 이용자 제작 컨텐츠(User-Generated Content, 이하 UGC)의 출시에 앞서 미디어 대상으로 해당 시스템을 사전 체험할 수 있는 기간을 제공했다. 해당 기능은 36.2 업데이트를 통해서 UGC 알파라는 이름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이를 통해 이제 PUBG 운영에서 제공하는 핵심 컨텐츠들 외에도 다채로운 경험을 넓혀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리뷰에서는 이 기능을 UGC를 처음 다뤄보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생소하게 다가오는지 알아보자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볼까 한다.

 

 

 

■ UGC는 어디서 할 수 있나?

 

자, 이게 엔터야 같은 질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사전 정보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는 여기저기 눌러보면서 잠깐 헤맬 수도 있는 부분이 바로 '그래서 이거 어디서 하는데?'라는 부분이다. 뭔가 알파 빌드로 새로운 실험 기능을 선보이는 식이니까 아예 로비에서 잘 보이는 곳에 뒀어도 됐을 것 같은데, 로비 상단 플레이 탭에서 사용자 지정으로 진입하면 화면 좌측에 표시되는 모드 선택에서 UGC 알파를 발견할 수 있다.

 

UGC 알파는 문자 그대로 유저가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고 이를 기반으로 게임 내 애셋을 활용해서 나만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컨텐츠의 초기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타사의 이야기를 하니 미안하긴 한데 생소하게 느껴지는 독자의 시선에서 이 시스템을 아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예시를 들어보자면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섬 생태계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월드 같은 것이 있다. PUBG의 UGC 알파 또한 이런 방식으로 유저가 PUBG 내에서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UGC 알파의 대기실을 만들기 위해서 기존 모드와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는 느낌이다. 대기실을 생성하는 화면에서 자물쇠 버튼을 눌러 비공개 로비와 공개 로비를 오갈 수 있고, 프리셋과 맵, 최대 플레이어 수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는 알파 시범운영 빌드라서 그런 것인지, 기본 설정 프리셋만 선택할 수 있다. 이 기본 설정 프리셋만으로도 꽤 많은 가짓수의 애셋을 제공받으니 일단 직접 몸으로 체험해보자.

 


 

 

 

■ 뭐야~ 그냥 건설 게임하는 느낌이잖……어어?

 

부끄러우니 비공개 로비로 설정하고, 그렇게 서버와 로비 이름 등을 결정한 뒤 UGC 알파에 들어오니 바로 반겨주는 화면은 자신의 캐릭터가 넓은 부지에 서 있는 익숙한 모습이 슬쩍 비치는 반투명한 편집 매니저 창이었다.

 

편집 매니저에는 오브젝트 목록 탭과 설정 탭 두 가지로 먼저 분류된다. 오브젝트 목록에서는 플레이어가 UGC에 설치할 수 있는 다양한 큰 집, 중간 집, 작은 집, 벽, 바닥, 계단, 식생, 소품을 한 화면에서 둘러볼 수 있다. 대충 세어봐도 약 612종의 애셋을 활용해서 나만의 상상 속 UGC를 구현할 수 있다니. 뭔가를 만드는 것도 제법 좋아하는 기자 입장에선 꽤 즐거운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잘 안 심으면 뜬다

 

호기롭게 버려진 학교 건물을 무대로 하는 무작위 아이템 생성 생존 모드를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아뿔싸, 대충 심었더니 학교가 공중에 뜨거나 일부가 바닥에 박혀버리기도 했다. 또, 스폰 포인트를 지정해두지 않았더니 테스트 플레이를 돌려보니까 분명 공간이 없던 학교 건물 아래에서 스폰되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서 인식했다. 그래.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창작은 고통을 수반하는구나. 덤벼라!

 

뭐……결과는 보다시피 처음의 학교 컨셉은 어디로 가고 고궁터로 컨셉이 변경됐다. 이것저것 지어보다보니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기분으로 심시티를 하게 되길래 다 부수고 처음으로 돌아갔다. 뭐야, 그래도 걱정한 것보다 어렵지는 않겠다. 그리드도 비율을 조절해서 애셋 위치를 만지는 게 가능하고, 일반적으로 갈 수 없는 높은 위치라도 비행 모드를 켜면 슈퍼맨 포즈로 날아서 애셋을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온리업 같은 올라가기 스타일의 UGC를 만드는 것도 가능.

 


아직 바닥은 한참 덜 깔았는데, 이런 컨셉으로 가야겠다 싶은걸 만드는 과정이 재밌다

 

그런데, 짜잔. 애셋 설치는 그냥 컨셉 아트나 기획 초기 단계 같은 것이다. 만들려는 UGC의 스타일에 따라, 그리고 그 복잡함에 따라 이제 본격적으로 눈이 돌아가는 '디바이스'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 이게 뭐야

 

■ 지금 이해가 안 되시는 것 같은데, 디바이스가 중요하다고

 

오브젝트 목록에서 세 가지 사이즈의 집이나 벽, 장식들을 담아둔 소품 탭 말고도 하나 더 있는 시점에서 필요성을 눈치채야 했다. 개인적으로는 UGC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디바이스 탭이 진짜배기 창작의 시작이다. 극적인 느낌으로 말하려고 디바이스 탭을 이제야 본 것처럼 쓰기는 했는데 사실 처음 UGC 알파에 진입하고 대충 둘러보기는 했다. 이 디바이스 탭의 첫 인상은 '어렵겠다'였다.

 

디바이스는 UGC를 돌아가게 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플레이어들의 점수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그 작동 방식을 설정하는 점수 관리 디바이스, 플레이어가 어느 자리에서 스폰되게 만들 것인지 지정하는 플레이어 스폰 디바이스부터 갈 수 없는 공간인 영역 차단 디바이스 등 30종 이상의 기능을 담고 있는 디바이스가 제공된다. 이 디바이스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UGC의 완성도도 올라간다고 할 수 있겠다.

 


 

 

 

디바이스는 가장 기본적인 베이직, 변경, 발동, 동작의 네 가지 탭을 설정할 수 있다. 베이직에서는 언제 디바이스가 활성화 될 것인지, 어떤 대상에게 이 디바이스 내용을 적용할 것인지 등 각 디바이스마다 서로 다른 기본 세팅을 담았으며 이외에 어떤 타이밍에 발동할지, 어떻게 동작할지 등을 독립적 또는 다른 디바이스와 연계해서 이벤트 형식으로 발생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 피해량 디바이스를 사용하면 단순히 장식이었던 장작 드럼통 오브젝트 위로 올라갔을 때 원하는 간격대로 피해를 입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외에 점수 관리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만져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좀 더 오래 시간을 들여 시행착오를 겪으며 심도 있게 만져보면 다룰 수 있게 되겠지만 UGC 알파의 최종보스가 이것이라고 생각되는 난이도다. 생각한 것을 디바이스로 구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조금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내가 만든 UGC? 선보이기 전에 디바이스를 잘 다루는 방법을 숙달하자.

 


 


리스폰 설정을 대충했더니…​…​으악 인간지네 저리가

 

■ 확실히 알파는 알파다

 

이미 첨부한 스크린샷에서 눈치를 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직 제약이 꽤 있는 편이다. 생각으로는 대형 건물도 잔뜩 활용해서 좀 웅장하고 규모 있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겠는데, 막상 지어보니 큰 집 분류는 한 채, 중간 집은 5채, 작은 집은 40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약이 있다. 이외에도 있을법한 애셋이 없다거나 하는 식으로 묘하게 탁탁 걸리는 부분이 없지는 않았다.

 

사실 경우에 따라 중간 집과 작은 집을 활용해서 꽤 웅장한 건물 한 덩어리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큰 집도 애셋마다 규모가 달라서, 궁 형태의 큰 집은 학교 형태의 큰 집보다 절반 정도의 크기라서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가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주어진 부지가 꽤 넓기 때문에 진득하게 도시 건설 게임을 하듯 맵을 구현하는 과정이 직관적이고 흥미로운 부분이니 이 부분은 어렵지 않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디바이스를 다루는 실력이 완성된 UGC의 재미를 판가름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물론 반드시 디바이스를 복잡하게 잘 다뤄야만 재미있는 UGC가 완성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실제로 단순하지만 플레이어에게 오기나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올라가기형 게임은 PUBG의 UGC 알파로 구현할 때 가장 기초적인 형태의 경우 디바이스를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해도 재미있는 물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 비단 예시로 든 유형의 컨텐츠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 게임들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치고 들어오는 경향이 있으니, 플레이어의 창의력이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UGC에 잘 담긴다면 앞으로 PUBG의 세계는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UGC계의 창의력 대장 슈퍼맨이 될 수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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