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프리미엄 테스트를 시작한 '삼국지난무'는 한빛소프트와 스퀘어 에닉스의 공동 개발 신작이다. 모바일 부대전략 RPG를 표방하는 삼국지난무는 일본에서 인기를 얻었던 디펜스 RPG인 전작 삼국지난무 IP를 기반으로 두 게임사가 새롭게 개발했으며 한빛소프트에선 모회사 T3엔터테인먼트의 베테랑 개발진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삼국지난무 IP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수들 중 불특정 다수가 여성으로 변경됐고, 그들의 캐릭터성에도 수정이 가해진 IP임을 미리 알아야 한다.
플레이어는 삼국지난무에서 나관중의 요청을 받아 직접 삼국지 시대에 진입하고 자칭 평범한 이야기로 끝날 삼국지 연의를 후대에도 기억될 명작으로 만들기 위한 변수가 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놀란 점은 마침내 삼국지 연의의 저자로 알려진 나관중마저 여성 캐릭터로 변형됐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정했다면 몽롱한 와중에 정자에서 만난 여인 나관중이 쓰는 삼국지 연의의 세계로 렛츠 고.
아, 그리고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 나관중과의 대화에서 제시되는 10명의 장수 중 원하는 장수 한 명을 포함한 10연속 뽑기를 진행한다. 초기에 선택할 수 있는 장수는 손권, 조조, 유비, 손견, 하후연, 허저, 관우, 제갈량, 동탁 그리고 원술이다. 이들 중 손견과 조조 2인을 제외하면 전원 여성 무장이다.
■ 혼성 무장들과 시나리오
삼국지난무의 도감 시스템에 따르면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무장의 수가 약 100명이다. 설마하니 나관중까지 여자로 만들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그들 중 많은 수가 여성 무장으로 성전환을 당했고 그거야 이쪽 업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딱히 큰 불만이 없어도 면역이 없다면 상당히 거부감을 느끼기 쉬운 요소다. 심지어 모 무장의 경우 나라를 세우려는 이유가 복실복실 왕국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하니 단순히 성별만 바꾼 것이 아니라 인물상 자체를 모에 캐릭터로 바꿔버린 케이스도 있다.
어쨌든 보유한 무장들을 육성하고, 전투에 내보내 활약시키는 것이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각 무장들은 자신의 병종을 부리며 스킬을 사용함으로 전장에서 활약한다. 초기에는 기본 병종이지만 게임을 진행하며 플레이어의 레벨이 오를수록 메인 화면인 영지에 존재하는 건물들의 레벨을 올려 병종들을 강화할 수 있다. 각 병종을 강화하는 편제소 외에도 스킬 및 무장 훈련소나 연구소, PVP 컨텐츠로 진입할 수 있는 투기장과 선착장 그리고 화폐를 수금하기 위한 민가들과 중심 건물 관청이 영지를 구성한다.
근데 초선한테 나비 날개는 왜 달려있나
PVP 이야기는 사정상 조금 뒤에 하도록 하고 우선 시나리오부터 보자면, 초반부 시나리오는 조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위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탁 암살을 시도하고 실패하는 것이 1장, 그리고 도주하면서 여백사를 만나고 그를 살해하기까지가 2장 같은 방식으로 시나리오가 진행된다. 시나리오 모드는 이렇게 큰 틀에서 연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열전 모드와 외전 모드로 나뉜다.
시나리오 모드에서 출전할 수 있는 장수의 숫자는 총 3명이라고 적혀는 있지만 해당 시나리오의 중심인물이 지원 장수로 등장한답시고 한 자리를 먹어버려서 실질적으로 플레이어가 선택해 내보낼 수 있는 장수의 수는 2명에 그친다. 일단 지원 장수로 알박기에 성공한 장수들도 플레이어의 지시를 따르기는 하지만 원하는 구성을 짜서 내보내고 싶다면 조금 아쉬운 부분. 그래도 이후에 추가로 시나리오를 진행하다 보면 출전 가능 장수의 수가 5명까지로 늘어난다.
움직일 것 같지만 정지화면에 대사만 지나간다.
■ 투기장과 경쟁 컨텐츠
시나리오 모드에서는 3명의 장수가 출전했다면 투기장에서는 더 많은 수의 장수들이 출전할 수 있다. 거기에 지원 무장같은 강제 알박기 요소도 없어서 온전히 자기가 원하는 부대를 구성하고 전투에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투기장은 영지 화면에서 투기장을 눌러 바로 진입할 수 있다. 시즌제로 운영되며 프리미엄 테스트는 7일의 일정상 빠르게 시즌이 순환해 기간 내에 3시즌 정도가 진행된다.
투기장 모드는 그냥 자신이 원하는 부대를 편성해두고 상대로 배정된 다른 플레이어 리스트 중에서 싸우고 싶은 상대를 골라 진행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인원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된 것인지 플레이어와 매칭되는 상대가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보다 조금 강한 수준으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4배 이상 강력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상대들이 다수 매칭되는 경우도 있어서 불합리한 전투력의 폭력을 온몸으로 받아내거나, 얌전히 기다려서 무료 갱신을 노려보는 것이 할 수 있는 대응의 전부다.
책략
나머지 두 개의 컨텐츠는 연합과 연합 사이의 경쟁 컨텐츠다. 난무전은 세 개의 연합 사이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투 컨텐츠로 최소 5인 이상의 인원이 구성되어야 참여할 수 있다. 한 번의 난무전 진행까지의 기간이 상당히 긴 편인데 연합 정보 수집과 매칭이 2시간, 그리고 매칭 이후 준비기간이 24시간, 전반 전투가 그 후의 12시간, 휴식시간 12시간, 후반 전투 11시간이라는 기나긴 일정에 걸쳐서 진행된다. 그 후 정산은 30분만에 끝난다.
천하전은 한국과 일본, 대만 연합간의 대규모 전투 컨텐츠이며 난무전에 승리한 연합 중 순위권 연합의 경쟁을 다룬다. 난무전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긴 시간동안 진행되는데, 이런 경쟁형 컨텐츠의 실질 진행 시간이 길다면……? 마지막으로 대토벌전은 연합 가입자가 열전 또는 외전 플레이 도중 무작위로 보스가 출현하고 출현한 보스를 연합원이 물리치는 익히 아는 방식의 레이드 컨텐츠로 84시간동안 진행된다.
연합 컨텐츠 테스트는 16일부터 시작
■ 아직 불안요소들이 존재
무장 소환을 진행하고 복수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참가했다는 이유 탓인지 지나치게 튀는 그림체가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사실 일러스트에 통일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여러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체를 채택하고 국내 웹툰 만화가의 일러스트 캐릭터도 추가했던 모바일 게임 과금유도 행진의 시작, 확산성 그 자식이 오랜만에 생각났다. 문제는 일러스트와 구현된 3D 모델링의 외형이 크게 다르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는 점.
과금 모델이라 하니 삼국지난무에서도 뽑기 시스템이 두 가지로 나뉘었다. 약 100명으로 추정되는 무장들을 획득할 수 있는 무장 소환과 그 무장들이 장착할 수 있는 장비가 각기 다른 뽑기로 존재해 프리미엄 테스트의 일정상 아직 난무전에 속하는 두 가지 컨텐츠를 즐길 수 없었지만 높은 확률로 다른 플레이어들과 연합 컨텐츠나 경쟁 컨텐츠를 즐기려면 실상 이 두 가지 소환을 빈번하게 이용해야 할 것이다. 일정과 무관하게 진행할 수 있는 PVP 컨텐츠에서도 전투력 격차를 쉽게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시나리오 진행 도중 끼워넣은 스토리 스테이지에서 보여주는 3D 컷신을 일관적으로 영상처럼 통일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란 생각이 살짝 들었다. 지금은 극히 일부의 스토리 스테이지에서만 짤막하게 애니메이션 느낌의 3D 컷신이 들어갔고 나머지 스토리 스테이지에선 3D 모델링으로 캐릭터들을 보여주긴 하지만 음성도 없고 텍스트 대화로만 구성된 경우가 많아 어색한 편이다.
삼국지의 무장들을 전원 여성으로 바꾸면 바꿨지 남성 무장을 다수 남겨둔 채 일부 무장들을 여성 무장으로 전환시키는 경우를 그리 많이 보지는 못해서 의외라는 느낌은 들었다. 일부의 성별이 전환됐다는 이유에서 상당히 황당한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둘 다 여성인 동탁과 여포가 왕윤의 딸인 초선에게 눈독을 들인다던가 하는 그런 장면들 말이다……. 그외에도 익숙한 연의의 내용과 다르게 구성한 부분들이 보이는데, 조조의 인성을 의심하는 근거로 늘 나오는 여백사 사건을 여백사가 수상한 언동을 보이고 실제로 그가 속으로 조조를 팔아넘기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틀었고, 조조가 그 유명한 '내가 천하를 저버릴지언정 천하가 날 저버리게 할 순 없다.'를 말하지만 진궁이 그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장면도 없다.
여성 무장으로 변한 삼국지 무장들이 궁금하다면 확인해볼 수는 있겠지만 아직 UI도 불편한 느낌이고, 추후 서비스를 개시한 후에는 프리미엄 테스트처럼 지원이 있을리도 만무하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금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편인 작품.
한편, 삼국지난무의 프리미엄 테스트는 오는 2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