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인 하이퍼 FPS ‘오버워치’는 각각 돌격, 공격, 지원가로 구분된 역할군 시스템과 개성 넘치는 수십여 명의 영웅들, 다수의 게임 모드와 세계 각국을 배경으로 한 다채로운 전장 등을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침체된 FPS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며 출시 3년이 지난 지금도 오버워치 리그를 비롯한 이스포츠 종목에서도 대활약 중이다.
이렇듯 매력적인 게임성과 우수한 완성도로 전 세계 게이머들의 사랑과 찬사를 받아온 오버워치가 PC 및 PS4, 그리고 XBOX ONE에 이어 지난달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도 발매됐다. 이로써 PC는 물론 현세대 콘솔 모두 오버워치를 즐길 수 있게 된 셈.
무엇보다 스위치용 오버워치는 타 플랫폼에서 접하기 힘든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휴대성 및 콘솔 버전 중 유일하게 한국어화가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 휴대성과 차별화된 재미로 무장
게임 시스템은 PC 버전을 그대로 스위치에 이식한 듯 조작방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사실상 다를 바 없다. 메뉴 구성 및 전투 화면 이 모두가 PC와 동일하다. 이는 좋게 생각하면 PC 버전과 괴리감이 없어 양 플랫폼을 오가며 플레이를 할지라도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휴대 모드로 이용 시엔 게임 탐색 메뉴나 설정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작은 폰트 크기에 눈이 빠질 지경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스위치 버전은 배틀넷이 아닌 닌텐도 계정으로 게임이 진행되며 이로 인해 타 플랫폼에서 즐겼던 데이터의 연동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수년 전부터 PC 및 타 콘솔로 게임을 즐겨왔던 게이머라면 1레벨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하며 경쟁전 점수는 물론 전리품 박스까지 전부 새로 시작해야 한다.
게임 해상도는 독 모드 기준 최대 900P 해상도로 이는 PC버전의 옵션 타협한 그래픽 하옵과 비슷한 수준. 덧붙여 스위치 기기 스펙의 한계 때문인지 전반적인 텍스쳐의 품질이 매우 흐릿한 데다 색 표현 역시 물 빠진 듯한 인상을 풍긴다. 또 인 게임 오브젝트 로딩이 느린 탓에 아군 캐릭터 및 적군의 표시 딜레이가 몇 초간 생기는 듯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일부 요소들이 적지 않은 부분도 개선의 여지로 남는다.
그러나 스위치로 출시된 타 게임과 비교해 보면 본 작품의 그래픽 퀄리티는 매우 우수한 편에 속하며 휴대 모드로 플레이 시엔 보다 텍스처가 세밀한 인상을 받을 수 있으니 플레이에 큰 불만감은 없었다. 동종 장르인 ‘팔라딘즈’에 비하면 오버워치가 확실히 더 만족스럽다.
게임의 컨텐츠 업데이트는 제때 잘 이뤄지는 편, 본 리뷰 작성일 기준으로 가장 최신 영웅인 시그마 및 메르시의 소집 챌린지까지 이 모두를 PC와 같은 조건에서 동일한 날에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조작 방식의 차이인지 영웅별 능력에 대한 패치는 플랫폼별로 차이를 두는 듯 하다.
아날로그 패드와 버튼을 통한 컨트롤은 기존에 즐겨왔던 키보드, 마우스 조합과는 차별화된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기보단 많은 불편함을 야기했다.
자이로스코프 지원 및 감도 조절 등 조작 옵션도 세밀하게 나눠져 있기에 나름 조작의 편의성에 신경을 쓴 인상을 줬지만 본 게임 자체가 지상과 공중을 넘나드는 캐릭터 및 빠른 게임 템포로 워낙 정신없이 진행되는 데다 높은 피통을 지닌 탱커와 그들이 설치하는 방벽들, 그리고 지원가들의 힐 빨대를 극복하고 패드로 적을 조준해 제압하는 건 매우 어렵다.
덧붙여 게임 패드를 사용하는 콘솔 플랫폼용 FPS 작품에서 대부분 지원하는 자동 에임 조준 옵션도 사실상 없는 듯하다. 때문에 맥크리나 애쉬, 위도우 같은 히트 스캔 딜러들의 응용이 매우 어렵고 마찬가지로 한조 등의 투사체 영웅도 적을 맞추기 힘들다. 물론 패드 조작에 익숙해진다면 한방이 강한 위도우로 헤드만 족족 따내는 등의 베스트 플레이가 가능하겠지만 키마 조작에 비하면 상당한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사실.
이 때문에 스위치 버전의 영웅 조합은 PC와는 많이 다르다. 특히 공격군 조합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데 한발씩 강한 데미지를 넣는 히트스캔 딜러보다 연사로 조금이나마 트랙킹이 수월한 솔저나 트레이서, 바스티온, 그리고 한방이 강하고 넓은 피격 범위를 지닌 리퍼, 그리고 자동으로 적을 조준하는 포탑을 지닌 토르비욘과 시메트라 등 기존에 PC 버전 222조합에서 쉽게 볼 수 없고 빠른 대전 클래식에서나 볼 법했던 비주류 영웅들이 스위치에선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PC에선 폐급 캐릭터 취급을 받던 솔저와 그의 궁극기가 스위치에선 빛을 발하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렇듯 PC와 색다른 로스터가 주가 되는 점은 신선했지만 역시나 쉽게 적응되지 않는 조작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이 때문에 많은 영웅의 사용이 어려워졌고 PC와 다를 뿐이지 스위치 역시 로스터의 고착화가 이뤄진 점은 똑같다. 이는 영웅의 개별 능력이나 궁극기의 특성마저 PC와 별다를 바 없이 그대로 이식한 탓도 크다. 일반적인 FPS라도 게임 패드를 통한 조작은 힘든 판에 오버워치 같은 하이퍼 FPS면 오죽할까. 적어도 몸통에 에임이 딱 달라붙는 트랙킹 보정옵션이라도 적당히 넣어줬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 기술적 측면은 아쉽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작품
아울러 30고정 프레임도 많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스위치의 스펙상 이는 어쩔 수 없는 옵션 타협이라 할지라도 평소 144프레임, 낮아도 60언저리로 게임을 즐겨왔던 게이머들의 입장에선 30프레임으로 움직이는 캐릭터와 에임 트랙킹은 너무나 딱딱하다. 심지어 30프레임 이마저도 고정이 아니라서 루시우의 소리방벽이나 젠야타의 초월, 메이의 눈보라 등 광역 스킬 사용 시 뚝뚝 끊기는 프레임의 하락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오버워치는 최대 12명의 플레이어가 한 전장에서 치고받는 게임이며 각각 화려한 스킬 및 궁극기로 무장하고 있단 점이다. 여러 명이 동시에 궁극기를 시전하며 한타를 벌일 때 나타나는 심각한 프레임 저하는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며 이는 매우 빈번하게, 매 게임마다 무조건 수 차례씩 일어나니 프레임에 민감한 게이머라면 아예 손을 대지 않는 편이 좋겠다.
덧붙여 오버워치의 특징 중 하나로 한 게임이 끝나면 마지막에 최고의 플레이어를 선정해 그의 명장면을 몇 초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가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느린 오브젝트 로딩 탓인지 맵만 덩그러니 보여준 채 막상 플레이어는 아예 보이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자주 생겨나는데 이 또한 아쉬움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아울러 휴대성을 중시한 스위치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상시 온라인 연결이 필요한데 적어도 훈련장이나 봇과의 연습 전투 정도는 오프라인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이들의 관심사인 플레이어 인구도 나름 괜찮다. 메인 모드인 경쟁전 및 빠른 대전도 PC와 비슷한 속도로 매칭이 이뤄지는 편이고 아케이드 모드도 PC와 큰 시간차가 날 정도는 아니다.
주로 저녁이나 밤 시간대에 사람이 몰리며 주말은 시간대에 상관없이 칼매칭이 잡히는 경우도 많다. 한마디로 게임을 충분히 즐길 만한 수준, 주로 일본 플레이어들과 함께 게임을 하게 되는데 핑은 PC에 비하면 높은 편이나 그리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아쉽게도 가상 키보드를 통한 채팅은 미지원이나 소통을 원한다면 마이크로 대화할 수 있고 PC와 달리 소위 말하는 ‘정치’를 하는 유저가 없어 깨끗한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점은 만족스럽다.
이렇듯 기술적인 아쉬움들이 큰 스위치용 오버워치지만 디아블로3와 더불어 블리자드의 AAA급 게임을 무선 인터넷 범위 안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손안에서 즐길 수 있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몇 안 되는 스위치의 FPS 게임 중 완성도 및 게임성은 단연 최고이고 필자가 앞서 나열한 여러 단점들도 게임에 익숙해 지면 자연스레 적응되기 마련, 물론 PC나 거치형 콘솔의 보다 나은 그래픽과 프레임, 그리고 키마 조작에 익숙해진 사람이 이를 메인 플랫폼으로 즐기는 것은 영 아니지만 본인의 성향과 장소에 따라 독 모드와 휴대 모드를 오가며 타 플랫폼과 차별화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점은 여전한 매력이니 본 게임에 관심 있다면 한 번쯤 즐겨 보길 권한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