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이 정말 아쉽다!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

제1층까진 훌륭한 소드 아트 온라인
2026년 08월 05일 13시 13분 55초

원작 속 '소드 아트 온라인'을 구현하고자 한 게임이 있다. 개발은 인피니티 스트랏슈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 신듀얼리티:에코 오브 에이다를 개발한 게임 스튜디오가 맡았고,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유통을 담당했다.

 

일본 라이트노벨 소드 아트 온라인을 원작으로 하는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는 지난 2009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소드 아트 온라인 시리즈의 원점 '아인크라드 편'의 리부트 타이틀이자, 데스 게임이 된 아인크라드 제1층, 제2층을 무대로 절망에 빠진 세계를 동료와 함께 헤쳐 나가는 액션 RPG다. 오랜만에 플레이어가 오리지널 주인공이 되어 원작의 아인크라드로 다이브하는 신작이기도 하다.

 

플레이는 PC 스팀을 통해 진행했다.

 

 

 

■ 1층까지 훌륭한 스토리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는 PV 공개 이후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가 궁금했던 신작이다. 오리지널 주인공으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그리고 생각보다 넓게 구현된 계층을 어떤 방식으로 모험할 수 있을지가 참 궁금했다. 아무래도 오리지널 주인공이니 사건의 목격자 포지션이겠지? 그럼 어떤 방식으로 작중의 게임 소드 아트 온라인(이하 SAO)를 구현했을까?

 

직접 플레이해보니 플레이어는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 키리토가 SAO의 베타테스터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베타테스트에 참가한 유저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먼저 베타테스트에서 만난 동료들이나 원작 등장인물인 정보상 아르고와의 협동을 하는 등 키리토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동선을 밟는다.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에선 이들이 조연이라서 나오면 반갑다. 서포트로도 함께 싸울 수 있다.

 

베타테스트 종료 이후 SAO 정식 서비스에 참가한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다시 보는 소드 아트 온라인 초반부 주요 이벤트는 꽤 잘 구현됐다. 개발자 카야바가 등장해 로그아웃 버튼을 제거하고, 죽으면 현실에서도 사망하는 데스게임을 선언하는 장면은 아, 이런 장면이 있었지라며 추억에 잠기게 했다.

 

이후 한동안 베타테스트 당시 만난 동료들과 함께 제1층에서 장비를 획득하고 레벨을 올리는 과정을 거치며 원작 초반 클라이막스 제1층 공략전까지 나아가는 식이다. 여기서 디어벨, 키리토, 아스나, 키바오, 그리고 카메오 수준이지만 미토 등 원작의 주조연들이 등장하는데 어디까지나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의 주인공은 그들이 아니기에 조연 수준의 비중으로 등장하는 편이다.

 


 


난데야

 

극초반 구간이 다소 루즈하게 느껴질 수는 있어도, 디어벨과 만나는 시점부터 시작되는 본편 이야기로의 일시적 합류는 꽤 만족스러웠다. 비록 제1층 공략 레이드에서는 잔몹 처리반을 담당하고 아예 보스 쪽으론 갈 수 없도록 벽이 생기는 것은 상당히 아쉬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공략전, 그 이후 펼쳐지는 제1층 최후반 전개 및 연출은 정말 이 게임 스토리의 고점이자 이것이 소드 아트 온라인이다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서 큰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 달리고 싸우고

 

게임의 전투 파트는 조금 피로감이 느껴진다.

 

장점이라면 강공격을 사용할 때 일반 몹들에게도 부위 절단 연출이 발생해 생각보다 시원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고, 각 무기군마다 소드 스킬이 존재해 이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장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취향에 맞는 경우, 무기들을 파밍해 원하는 옵션을 붙이는 작업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강화를 통해 무기를 성장시키며 강해질 수 있고, 합성에서는 재료 무기에 붙은 옵션을 골라서 붙일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흐름 자체가 아쉽게 다가왔다. 우선 아인크라드로 나가는 방식이 퀘스트를 수주해서 진입하는 방식이며, 각 퀘스트마다 이동 가능한 지역이 정해져있어서 바로 앞에 멀쩡하게 길이 있더라도 퀘스트 구역 밖이라면 아예 나갈 수 없어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또, 아인크라드를 상당히 넓게 만들어서 이동하는 시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단검 무기군의 경우는 주요 스탯인 AGI 보너스에 스프린트 속도 상승이 있음에도 무기의 슬롯 네 칸 중 한 칸에 스프린트 속도를 붙이고 방어구에도 스프린트가 붙은 장비를 입는 편이 좋다는 추천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대부분의 퀘스트들이 조금 이동하다가 나타나는 잡몹들을 몇 초 동안 처치하고, 다시 달리다가 잡몹들을 처치하는 작업의 반복이다. 보물상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면 주위를 둘러봐야 하니 좀 더 시간이 걸린다. 거리도 거리인데 길찾기가 조금 애매한 곳도 있고, 약간 애매하게 높은 지형에서는 떨어지면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버리기도 한다.

 


원없이 뛰어다니게 된다

 

 

 

전투 자체에도 초반부터 플레이어를 밀쳐서 쓰러뜨리거나 몇 초 동안 무방비 상태로 만드는 상태이상을 걸어대는 적들이 잡몹부터 구간 보스들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 대체 카야바 아키히코 이 양반은 SAO 참가자들을 얼마나 죽이고 싶은지 감도 안 온다. 피격당할 때도 일부 유형의 공격을 제외하면 피격감이 약해 체력을 항상 신경써야 했다.

 

각 층의 몹들도 비슷한 것이 많고 보스의 종류도 사실상 크게 구분할 수 있는 케이스는 적다고 느꼈다. 특히 보스전은 자주 발생하는데 사실상 정말 일부를 제외하면 구역의 정예 몬스터 정도로만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는 사실이 정말 아쉬웠다.

 


이 보스는 독특했는데, 얼마 안 가 다른 곳에서도 보스로 등장했다

 


죽으면 끝나는 데스게임 모드의 경우 정말 치명적이라 조심해야 한다

 

■ SAO 구현에 몰두해 놓친 '게임'

 

개발진이 소드 아트 온라인과 원작 캐릭터들에 비해 SAO를 구현하고자 몰두했다는 느낌은 확실하게 받았다. 원작을 봤다면 반가울만한 UI나 제1층의 전개, 익숙한 장면들의 등장 등 플레이어를 오리지널 주인공으로 세우고, SAO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 한 가운데에 있었다는 느낌을 주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본다. 제1층에서는 특히나 그런 느낌을 잘 받을 수 있어 이게 소드 아트 온라인 게임이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집중하면서 놓친 부분들이 많은 게임이라고도 느꼈다.

 

먼저 스토리에 있어서 제1층은 후반부로 갈수록 완성도 높은 소드 아트 온라인 그 자체를 보여줬지만, 아쉽게도 제2층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제1층에서 보여준 만큼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가 힘들다.

 

키리토 일행이 걷는 메인 스토리에서 벗어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플레이어의 일행이 걷는 길은 어찌보면 키리토 일행이 아인크라드를 공략하려는 것보다도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구세의 검사 스토리부터 스토리의 뒷심이 부족해짐을 느꼈다.

 


원작 캐릭터들은 만날 때마다 반갑다

 


구세의 검사…1층을 생각하면 더 맛나게 풀어냈을 수 있었을텐데.

 

심지어 특정 악역이나 일부 캐릭터들은 이렇게 끝이야?라는 생각이 들게도 했다. 분명 더 준비한 스토리가 있을 것 같은데, 그래야 하는데 그런 시점에서 이야기가 끝나버리니 닭 쫓던 개가 지붕을 바라보는 기분도 들었다.

 

또, 원작을 읽은 사람에겐 익숙한 로그아웃 버튼을 통해 나갈 수 없는 부분도 원작 재현으로는 OK지만 원작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당혹감을 안겨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베타테스트 당시에도 로그아웃 버튼을 누르면 지금은 로그아웃 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출력되어 게임을 끌 수 없다고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실 원작 기준으로 베타 시점에서 로그아웃은 멀쩡히 기능하지만 인트로의 흐름을 위해서 이런 방식을 채택한 것 같다.

 


손거울 장면도 충실하게 활용했다

 

버그나 조금 엉성한 시스템 우회도 조금 신경이 쓰이게 만든다.

 

아마 내가 이번에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를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SAO에 들어간 입장이라면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원작에서는 SAO에서 죽거나 강제로 너브기어를 해제해 로그아웃한다면 그대로 뇌가 익어서 죽는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그런데 스토리 퀘스트를 진행하고 정상적으로 보스를 처치했음에도 완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고 메뉴도 열 수 없어 결국 게임을 강제종료해야만 했다.

 

붉은색 벽으로 막힌 곳도 옆에 공간이 있다면 그냥 그 옆으로 지나가서 넘어갈 수 있다. 정상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는 없지만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를 모르겠어서 조금 웃음이 나왔다. 그래픽에서도 모델링을 예쁘게 뽑아놓고 광원이나 그림자가 어중간하게 작동해 위화감을 주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돌아서 금지 벽 너머로 갈 수 있다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는 조금 아쉬운 기분을 느끼게 하는 신작이다. 소드 아트 온라인 IP 게임 중에서도 수준급의 게임이 될 수 있는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제1층의 후반으로 나아갔을 때 정말 기대감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하고 말이다.

 

그러나 제2층의 다소 아쉬운 스토리, 조금 엉성한 시스템과 일부 버그, 반복적이고 긴 퀘스트 진행 방식 등은 아쉬움을 안겼다. 이 부분에서 더 잘됐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호평받는 게임이 될 수 있었을텐데 정말 진심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에코스 오브 아인크라드는 플레이어가 SAO 세계와 그 사건 속에 존재한다고 느끼게 해주려고 너무 몰두하는 바람에 그 이외의 게임적인 요소에서 아쉬움을 남긴 신작이다. 1층에서의 모험이 즐거웠기에 더더욱 아쉽다. 후속작이 나온다면, 아니면 DLC나 업데이트를 통해서라도 전반부에 보여준 가능성을 잡아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저길 봐 멋진 석양이야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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