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6] AX, 효율화만으로 그치면 안 된다

넥슨코리아 강덕원 AI본부장, 크래프톤 임경영 VP 대담
2026년 06월 18일 18시 09분 48초

18일 오후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6) 3일차에 준비된 첫 번째 대담 세션은 넥슨코리아 강덕원 AI본부장과 크래프톤 임경영 VP(Head of AI Tranfromation), 그리고 모더레이터로 김상균 경희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AI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많은 기업들은 AX(AI Transformation)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 AX 여정은 단순 기술 도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어려운 의사결정의 연속으로, 두 대담자는 이번 대담을 통해 넥슨과 크래프톤이 AX를 추진하며 시도한 것과 포기한 것, 그리고 다음 단계 준비를 위한 기준 등 현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했다.

 

 

 

■ AX의 지향점

 

먼저 AX라는 것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넥슨과 크래프톤이 AX를 통해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을 들어봤다. 두 게임사의 AX 도입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지만 큰 결에서 닮은 부분이 있다.

 

넥슨은 초기에 서비스 모니터링, 리포팅 같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들을 자동화하는 '업무 효율화'에 집중했다. 이를 통한 운영 부담 경감 효과와 라이브 서비스 대응 역량 향상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현재는 개발 생산성 향상이 최우선 과제이며 이를 위한 AI 모델 개발, 개발 파이프라인 재설계 등 다양한 시도를 추진 중이다.

 

규모가 큰 회사이자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도 많아 관련 프로젝트가 다양하다보니 처음부터 하나의 표준 AX를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AX를 추진하며 가장 먼저 했던 작업은 '일단 해보자'에 포커스를 맞춰 AI 리터러시 교육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각 조직별 성공사례를 전파하면서 결과적으로 조직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실제 성과를 낸 조직도 굉장히 많았다고.

 

강 본부장은 바텀업 방식으로 다양한 도전을 장려하고 결과물을 전사적으로 확장하고자 노력해, 성공 사례의 등장과 함께 AX를 주도할 수 있는 챔피언들이 발굴된 것을 성과로 꼽았다.

 

크래프톤은 작년 AI 퍼스트를 선언한 이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아예 AI 퍼스트로 생각하고 있다. 모든 업무나 고민에 앞서 AI를 가장 먼저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단계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 번에 AI로 해결하기보다는 작은 단위의 업무들부터 AI로 해결했을 때 어떤 효과가 나올지를 측정하며 시도하는 중이다.

 

넥슨과 비슷하게, 크래프톤 또한 AI를 잘 써보자는 최상위 조직장의 의지 표현이 큰 영향을 줬다. 지난해 11월 AI 퍼스트 선언 이후, AI 툴을 도입할 때도 다양한 툴을 직접적으로 제공했으며 업무에 있어서도 AI를 사용하게 됐다. 지난 2월 전사 대상의 서베이에서는 AI 툴 사용 응답이 97.6%에 이를 정도다.

 

■ 가장 잘 느껴지는 변화는?

 

AX로 인해 실무 단계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데이터 리터러시가 오름에 따라 느껴지는 속도감과 실용성이었다.

 

넥슨의 경우 운영 콘솔 구축 방식이 변화하면서 과거에 여러 조직을 거쳐 데이터를 추출하고 결과물을 받을 때까지 한참의 시간이 소요됐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모노레이크, 파워 BI 등을 몇 년 전부터 도입해 필요를 느낀 조직이 직접 데이터를 추출 및 확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AX가 본격화되며 각 조직이 AI 도움을 받아 필요한 모니터링 도구를 만들고 운영 콘솔도 직접 개발하는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 습득 속도와 라이브 이슈 대응 민첩성이 향상됐다.

 

크래프톤은 기반이 되는 인프라를 만들어 크래프톤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공통의 배포 파이프라인, 데이터 파운데이션이라는 데이터 리터러시 확보 수단을 구성해 내부의 AI툴을 써서 자동화한 결과물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자 좀 더 폭넓은 확장이 이루어졌다. 일례로 임 VP는 코딩을 아예 접하지 않았던 비개발직군도 개발 용어를 사용하며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장벽을 허물수록 리터러시가 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흔히 우려되는 신뢰성 문제나 책임소재 부분에서도 강덕원 본부장은 오히려 전체적으로 신뢰도가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리터러시가 직원들 사이에서 높아지니 이전엔 부정확해도 시간 문제로 넘어갔던 부분을 직접 추출해 빠른 판단 후 재추출하는 등 상대적인 데이터 신뢰도가 높아졌으며 기존 데이터 분석가의 경우 그런 업무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고난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 AX 실패담과 극복 방식

 

상대적으로 정량적인 실패 시그널이 나타나지 않는 AX의 징후 판단에 있어 두 회사는 어떤 경험을 했을까.

 

우선 크래프톤은 AI를 사용하는 전환 과정 자체가 시행착오의 경험이라고 여겨 실패 징후를 측정하는 지표를 만들지는 않은 상태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파워풀한 툴은 맞지만 아직 초기단계의 기반기술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기반기술은 방향성이 있는 솔루션이 아닌 두루두루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툴이며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먼저 해결할 지향점으로 여기고 있다는 견해다.

 

다만 오판했던 부분이 두 가지 있었다. 첫째로 엔터프라이즈급에 해당하는 큰 덩어리의 툴을 섣불리 도입한 경험이다. 엔터프라이즈 툴이 다양한 것을 사용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각 회사의 고유한 디테일을 손보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신중히 판단했어야 했는데, 좀 더 발전하면 두루두루 여러 회사가 쓸 수 있는 툴로 언젠가 변모하겠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었던 부분이 첫 번째 실패사례다.

 

둘째는 실제 다양한 AI를 사용해 툴을 만들 수 있지만 사용되지 않는다면 실패한 경험이라는 점을 짚었다. 경험 자체는 남겠지만 툴로서는 실패한 경험. 이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다음 번에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크래프톤 내부에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

 


강덕원 AI 본부장

 

넥슨이 어려움을 겪은 케이스도 조금 비슷한 구석이 있다.

 

오픈 클로를 저사에 도입하려던 케이스다. 업무생산성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거쳤고 몇몇 챔피언들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다만 보안 문제가 자꾸 발생했으며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NX 클로란 이름으로 수정을 가해 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해야 했다. 문제는 오픈 클로도 굉장히 빠르게 업데이트가 이루어졌으며 그 대부분이 보안 이슈와 관련되어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운영부담증대, 거대한 인프라 비용으로 시기상조라 판단하게 됐다는 이야기.

 

이를 통해 넥슨은 예로부터 이어진 심플한 진리,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과 실제 지속 가능한 것은 다르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덧붙여 실패 신호나 중단 기준은 보안 이슈가 크고, 그 다음이 사용자 경험이라고 전했다. 직원 업무를 돕는 도구가 설정과 업데이트로 더 귀찮게 만든다면 문제가 된다. AX는 성공사례만 늘리기보다 빠르게 시도해보고 아니라고 판단되면 방향을 빠르게 수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영역이다. 실패했으니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

 

또, 기술 발전에 대한 대응책, 좋은 AI 활용 사례가 나오더라도 다른 조직으로 전파시키는 방안에 대해 넥슨과 크래프톤은 각각 다른 방책을 보여줬다.

 

넥슨은 3,000여 명이 참여하는 사내 AI 슬랙 커뮤니티만으론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최근에는 바텀업 전략만이 아니라 중앙 조직인 AI본부가 더딘 진척을 보이는 조직에 맞춤형 케이스로 제안하고 연결해주는 탑다운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대한 대응책으로 완전한 해법은 아니지만 AI 변화 속도에 따른 구성원들의 피로감을 줄이고 장기적인 AX 로드맵 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직이 변화에 너무 휩쓸리지 않고 예측 가능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크래프톤의 경우 기술 장벽을 낮추기 위해 현업에 파견해 무엇이든 해결해주는 FD 포지션을 채용했다. FD들은 AI를 잘 활용하는 이들로, 다양한 것을 물어볼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해 다양한 시도를 경험하며 본인에게 맞는 것을 생각하는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임경영 VP는 기술의 발전이 빠르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고, 국내엔 AI 퍼스트 리딩 회사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면서도 새로운 툴이 나와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기대하며 6개월에서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정말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과 크래프톤 등의 기업들이 다양한 시행착오를 경험·전파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있는 행동이라고도 전했다. 넥슨과 조금 다른 부분은 현업에서 시행착오를 할 수 있는 기회와 기반을 제공하는 부분에 좀 더 많은 노력을 들인다는 점을 들었다.

 

■ 재미를 만드는 게임 산업, 예측불가한 비용

 

게임산업과 비슷한 규모의 산업대비 AX의 핵심적 차이는 게임산업이 재미를 만들어내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재미에는 정답이 없다. 다른 산업에 비해 AX를 정의하기 쉬운 영역과 어려운 영역이 보다 명확하게 구분된다. 현재는 효과를 검증하기 쉬운 영역부터 자동화나 게임 개발에서 재미라고 부르는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 굉장히 포커스가 잡혀 있다.

 

강덕원 본부장은 앞으로 창의성이나 판단이 중요한 불확실한 영역에서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그 때의 중요한 질문은 '창의성과 판단이 중요한 영역에서 사람이 반드시 해야하는 것은 무엇인가'다.

 

이런 측면에서 AX가 단순 사람이 하던 기존 업무를 대체하게 하겠다는 접근보다 전체 워크플로우에서 명확한 기준을 잡고 그 안에서 AX를 도입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게임 산업에서의 AX가 기존의 효율화에서 더 나아가 사람의 역할, 가치를 재정의하는 과정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임경영 VP

 

임경영 VP는 사회적 구성원들 사이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다른 산업에 비해 게임산업은 크리에이티브가 중심이며, AI를 활용해 기존에 하나하나 깎던 것을 더 편하게 만들 수 있다면 좀 더 공들인 멋진 애셋이나 새로운 사운드 등 크리에이티브가 보다 멋들어지게 확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게임산업에서 AX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기쁨이라고도 밝혔다.

 

다만 예측 불가능한 토큰 비용은 실질적으로 재무와 정서적 측면에서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AI 모델을 사용함에 따라 토큰 비용이 들게 되는데, 급변하는 기술 속도와 암호화폐까지는 아니더라도 급변하는 토큰의 비용에 따른 곤란함을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크래프톤은 토큰 비용과 엔터프라이즈 시트 비용, 개인 구독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비용 분석 대시보드를 구축했다. 무조건 비용을 줄이기보다, 조직에 맞게 진척이 더딘 곳은 토큰을 더 사용하도록 장려하고, 좀 더 진척된 조직의 경우는 토큰 사용에 더해 효율적인 사용을 요구하는 가이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는 GPT 5.5, 오푸스 4.8 등 AI 모델별 가성비 단가표를 제공해 현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넥슨도 바텀업 구조 확산을 위해 초기에 다양한 AI 도구를 적극 지원하면서 비용도 예상을 훨씬 웃돌며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비용보다 이 비용이 얼마나 가치 있는 업무로 연결되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일이며, 충분한 가치로 연결되고 있다면 비용이 더 들어도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프로젝트 기간이 단축됐다고 예를 들면 거기에 꽤 많은 토큰 비용이 들어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토큰 외에는 교육 비용이 다음을 차지했다.

 

■ AX, 단순 효율화로 그쳐선 안돼

 

두 명의 AX 리더는 이 AX의 끝이 단순한 효율화나 자동화로 그쳐서는 안된다고 공감했다.

 

넥슨코리아의 강덕원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AX가 업무를 더 빨리 처리하는 수단이 아닌 업무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편적 예시로 개발 조직은 더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AX 접목을 고민해야 할 것이며 CS 조직은 CS 업무의 본질에 AX를 접목시켜야 한다. 이런 본질을 더 깊게 파악하고 AI를 통해 더 잘할 수 있느냐를 AX의 본질로 정의했다.

 

크래프톤의 임경영 VP는 워크와 워크플로우라는 큰 두 덩어리 속에서, 전사에 임팩트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팩트는 단일 조직에서 업무 자동화를 하나의 프로세스화해 한 덩어리로 만드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다. 당면 과제는 현업 단계의 업무를 하나의 연결성 있는 고리로 만드는 작업이다. 또한 그는 AI를 받아들이면서 인간이 일을 어떻게 했는지 섬세하게 들여다보게 됐으며 조직 내에서 인간적인 고민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리더는 이날 현장에 온 AX 시대의 게임업계로 들어오려는 업계 진입 희망자나 주니어들에게 한 마디를 전하며 대담 세션 마무리에 들어갔다.

 

강덕원 본부장은 "AI가 너무 빠르게 발전해 실무를 하는 저희조차 기대감 반, 두려움 반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여러분은 저희보다 더 큰 두려움을 느끼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며 "돌아보면 게임업계는 늘 변화와 함께 성장해왔다. 플랫폼, 개발방식 등 기술이 바뀌면 새로운 기회도 함께 열렸다. AI에 대한 두려움보다 기대감에 무게추를 두고 가능성을 탐색하는 마음으로 나아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경영 VP는 "게임업계 주니어들에게는 좋은 시간대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AI 네이티브는 고정관념 없이 이제부터 AI를 활용해 업계에서 일하실 주니어 분들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 또한 AI 퍼스트를 선언했고 진행하고 있으며, 업계 분들도 AI를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게임업계의 크리에이티브한 상황 속에서 어떤 물건, 게임, 그리고 비즈니스를 만들어갈지 기대되고 궁금한다.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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