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디 게임 스튜디오 시로 게임즈가 개발한 '노스가드(노르트가르드, Northgard)'는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한 리얼타임형 4X 전략 게임이다. 지난 2017년 2월에 첫 선을 보였던 이 작품은 최근 닌텐도 스위치와 PS 스토어에 정식으로 발매되었다.
플레이어는 바이킹 부족을 지배하며 신비한 신대륙의 패권을 두고 겨루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각 부족들은 대륙에 도시를 건설하고 점차 점령지역을 확대해 나가며 다양한 승리조건을 충족시켜 게임에서 승리해야 한다. 싱글 플레이와 스토리 모드, 멀티플레이 등의 메뉴를 지원하고 있어 확장성이 높으며 한 번 손에 익으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손을 뗄 수 없는 유형의 게임이다.
한편 지난 2020년에는 아직 정식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았던 적이 있지만 금번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판과 PS4판의 경우 정식 한국어가 적용되어 있다.
■ 독특한 게임 플레이
노스가드는 보편적인 RTS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독특한 방식의 게임 플레이 시스템을 갖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각 부족의 주요 거점인 마을 회관에서 행복도 수치에 따라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주민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종의 유닛으로 변경시키거나 자원을 채집하도록 해서 자신의 부족을 점점 발전시키고 강성하게 만들어 살아남기 위해 다른 부족들보다 앞서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플레이 모드 설정에 따라 지배만을 승리의 조건으로 삼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복수의 목표 중 한 가지를 달성하면 승리할 수 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보편적인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들과 달리 유닛을 아무 곳이나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마을회관에서 배출된 주민을 정찰병으로 전직시키기 위해 정찰병 건물을 짓고, 여기에 주민을 배치하면 그 주민이 정찰병으로 변하게 된다. 그렇게 변한 정찰병은 기본 자동으로 인접한 주변 지역을 정찰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정찰 과정을 거쳐 해당 지역이 밝아져야 비로소 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만약 정찰된 지역에 다이어 울프나 드라우그 따위의 적대 유닛이 존재하고 있다면 해당 지역에 아군 유닛이 발을 들이는 순간 전투가 시작되니 미리 전투용 유닛을 준비해두고 정찰지를 점령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느 동일 장르 게임과 마찬가지로 게임 내에는 여러 가지 자원들이 존재한다. 이런 다양한 자원들 중에서도 노스가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두 개를 꼽자면 식량과 장작이라 말할 수 있다. 다양한 요소들이 부족원들의 만족도에 영향을 끼치며 만족도는 마을회관에서 새 주민이 배출될 때까지의 시간을 비례적으로 줄여주는데, 반대로 만족도가 음수로 떨어지면 새로운 주민을 만나볼 수 없을 정도로 발전이 저해된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부족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 자원의 비축량을 잘 파악해서 집을 새로 짓고 주민 상한을 높이는 등의 선택이 필요하다.
그래서 왜 식량과 장작이 중요한가? 식량과 장작은 부족 구성원의 만족도에 직결되는 요소이면서 그와 동시에 다른 역할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노스가드는 북구 지방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답게 게임의 시간이 흐를 때마다 찾아오는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는 게임이다. 따라서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하는 목재는 겨울철에 장작으로 활용되고 부족해지면 만족도가 그대로 떨어지게 되며, 식량 역시 주민들의 소모량을 웃도는 양을 확보하지 못하면 만족도에 큰 타격을 입힌다. 심지어 지역 점령에도 식량이 사용되고 그 양은 추가로 지역을 점령할 때마다 더욱 커지기 때문에 이 자원들의 관리와 동시에 점령할 지역의 선택도 중요하다.
부족 특유의 업그레이드도 존재한다.
■ 부족별 개성과 지역 관리
게임 내에 등장하는 각각의 부족은 저마다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설정 자체가 다른 것은 당연하고 처음부터 부족이 가진 보너스인 시작 보너스와 명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명성 보너스, 그리고 특별한 능력인 유물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왕의 아들 리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캠페인의 첫 협력 부족인 수사슴 부족 에익튀르니르는 시작 보너스로 식량, 목재, 크뢰븐스를 75개씩 가지고 시작하며 음유시인의 홀이 양조장을 대체하고 추가 명성을 생성한다. 명성 보너스는 식량, 목재, 크뢰븐스를 150만큼 획득하고 석재 10개를 추가로 획득하며 명성 500 보너스로는 업그레이드한 건물에서 10%의 추가 생산량 보너스를 획득한다는 것. 그런 에익튀르니르의 유물은 리샬프로 대전사가 지역 하나를 독립시킬 때마다 지역을 무료로 점령할 수 있는 합병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보너스들의 차이로 게임의 운영 방식이 달라진다. 에익튀르니르는 상대적으로 식량과 목재를 비축하기 편하고, 염소 부족 헤이드룬은 양을 가지고 시작하며 양 우리를 지을 수 있는데다 연회 생산 보너스가 존재해 양이나 연회를 통한 운영이 가능하다. 모든 부족 중에도 가장 별나다는 드래곤 부족 니드호그의 경우는 주민들이 중립 영토로 갈 수 있고 부상으로 인한 페널티도 없는데다 노예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을 조금 더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호전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반대로 희생제 장작 더미에 노예나 주민을 주기적으로 희생시키지 않으면 행복도가 떨어진다.
지역은 건설할 수 있는 건물의 수가 정해져 있어 계획적인 건설을 진행해야 한다. 본진 개념의 마을회관이 있는 최초의 지역으로부터 점령지를 넓혀가는 것은 필연적인데, 각 지역에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나 목재가 많아 나무꾼을 배치하기 좋은 곳 등 특화된 환경이 존재한다. 이에 맞춰서 자신에게 필요한 지역을 선택해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기본 각 시설에 배치할 수 있는 주민의 수는 두 명이니 급한 자원의 경우는 주민을 놀게하지 않고 최대치를 투입해 수확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특정 지역에 토착 세력 유닛이 주둔하고 있는 경우엔 점령 이전에 미리 부대를 보내 해당 지역의 유닛을 정리해야만 한다. 부족끼리 마주치면 전투를 진행할 수도 있고, AI 상대인 경우 인접한 부족과의 마찰은 사실상 피하기가 어렵다. 처음부터 영웅급 유닛을 데리고 있는 부족의 경우는 초반 지역 점령이 상대적으로 편리하나 이런 부족들은 보통 다른 제약이 있어서 마냥 쉽다고만 느낄 정도의 이점은 아니다. 다이어울프나 드라우그 외에도 신화적인 존재들이 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세계수 위그드라실과 같은 신화 속 지형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대개 주요 승리 목표가 된다.
DLC 부족을 포함해 노스가드에는 현재 아홉 부족이 존재한다. 게임을 구매할 때 기본으로 DLC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으므로 모든 부족을 플레이해보고 싶다면 DLC 부족은 별도로 구매해야 할 것이다.
■ 약간의 차이와 공통점
닌텐도 스위치판과 PS4판 노스가드는 약간의 차이와 다소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로딩 속도가 휴대 모드 상태의 닌텐도 스위치와 PS4에서 비슷하거나 닌텐도 스위치 쪽이 조금 더 빠른 편이며, 두 플랫폼 모두 노스가드의 멀티 플레이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해당 콘솔의 온라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동일하다. 게임의 프레임 등은 비슷한 편이지만 PS4에서는 기본으로 표시되는 UI가 닌텐도 스위치에서는 한 번 버튼을 눌러줘야 보이는 등 다소의 차이는 존재한다.
조작 자체는 무난하게 적응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반대로 독특한 시스템에 맞춘 플레이 스타일을 확립하기까지의 시간은 다소 걸리는 게임이다. RTS 특유의 시원한 한타를 쉽게 펼칠 수 없다는 부분도 조금 아쉬울 수 있으나 노스가드만의 재미가 있기에 북구 신화를 바탕으로 개발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찾고 있었다면 조금 독특한 이 작품을 추천해볼 수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