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동화같은 게임, '꿀벌 시뮬레이터' : 게임샷

바르사브 게임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에이치투 인터랙티브가 유통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 '꿀벌 시뮬레이터(Bee Simulator)'가 PS4 플랫폼에 정식 한국어로 출시됐다.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꿀벌 시뮬레이터는 처음으로 날개를 펴고 여왕의 명령을 받아 꿀벌이 된 주인공을 조작해 임무를 수행하고 메인 스토리를 따라 꿀벌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다.

생후 2주의 꿀벌을 조작해 도시 가운데서 꽃가루를 모으고 위험한 말벌과 왕벌, 무엇보다 인간으로부터 벌집과 꽃을 지켜내야만 한다. 주인공이 속한 꿀벌 무리와 벌집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조명하며 벌 무리에서도 꿀벌이 하는 일들과 약간의 생태, 그리고 생각보다 리얼한 도감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꿀벌과 동식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제공해준다.

물론 게임의 이야기적 허용으로 주인공이 말벌이나 왕벌을 단독으로 상대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꿀벌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 꿀벌판 미니게임모듬

리얼한 꿀벌의 생태를 그리다가도 동화적인 전개로 포근함을 주는 꿀벌 시뮬레이터는 세 개의 프로필에 각각 다른 저장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 꿀벌, 사슴벌레, 잠자리의 그림으로 표현되는 프로필 중 하나를 고른 뒤에는 게임을 진행할 난이도를 선택하게 되며 쉬움과 어려움 두 가지 난이도가 주어진다. 어려움 난이도는 쉬움 난이도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임무에 시간제한 같은 제약이 붙어 조금 더 임무 진행이 어려워진다.

짤막한 8개 챕터로 나뉜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색으로 구분되는 다섯 종류의 챌린지를 시도할 수도 있다. 포인트를 통과하면서 속도를 겨루는 경주, 방향키를 이용해 상대방의 움직임을 기억해 그대로 춤을 추는 춤,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공방을 펼치는 턴 기반의 전투, 꽃밭을 망치는 불량배를 침으로 쏘아 쫓아내는 불량배 쏘기, 특정 등급 이상의 꽃가루를 수집하는 꽃가루 수집 등이 있으며 이 챌린지들을 완료하면 몇 가지 컨텐츠에 활용 가능한 재화인 지식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몇 가지 미니게임들과 수집 및 전시 가능한 지식들, 벌침을 쏘아 풍선을 터뜨리는 등의 작은 상호작용 등이 꿀벌 시뮬레이터의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한 번 스토리를 진행하고 나면 프리 모드처럼 진행할 수는 있지만 트로피를 모두 따려는 것이 아니라면 1회 이상의 주파가 꼭 필요한가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 한편의 아동 꿀벌 동화

꿀벌 시뮬레이터는 모 유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태그를 검색하면 교육용 게임 태그가 붙는 작품답게 은근히 몰랐던 지식을 알게 되고 동식물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수집하면서 읽어볼 수 있도록 여러 동식물의 정보가 그림과 함께 게임 내에 탑재되어 있다. 로딩 중에 벌에 대한 다양한 토막지식들이 출력되는데 가끔은 읽기도 전에 로딩이 끝나서 넘어가버리기도 한다.

처음 게임을 실행하면 언어를 고르게 되는데, 여기서 한국어를 번역기로 돌린 것처럼 '한국의'로 표기하는 것을 보고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한국어 더빙이나 번역이 제대로 되어 있다. 문제의 한국의(Korean)를 뺀다면 자막이나 음성 더빙이 자연스러워 몰입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본편에서는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움직이는 그림으로 표현되는 컷신에서는 자막과 더빙의 싱크가 살짝 맞지 않아 조금 아쉽다. 여담으로, 처음 언어를 선택할 때 분명 좌우로도 커서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상하로만 움직일 수 있어 조금 당혹스러운 기분을 선사한다.

음성 더빙이나 작중의 분위기가 아동용 꿀벌 동화같은 느낌을 주는 편안한 작품이다. 자녀나 조카 등과 함께 앉아 패드를 쥐고 해보기에 괜찮은 작품이나 스토리만 진행하면 플레이타임 2시간 정도로 '게임'으로서 즐기기엔 아쉬운 작품. 꿀벌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매해봐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