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MSI' 2번 시드는 T1의 품에

T1, 서열 정리 완료
2026년 06월 15일 07시 55분 02초

마지막 MSI 티켓을 놓고 진행된 '로드 투 MSI' 최종전은 결국 T1이 승리했다. 티원은 MSI 2번 시드를 획득하며 5년 연속 MSI에 진출하게 됐다. 

 

1세트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최근 젠지와 T1의 5전제 경기에서 T1이 1세트를 승리하는 경기가 많았던 반면, 이번 최종전에서는 젠지가 압살하는 경기력을 보였다. T1의 밴픽이 좋지 않았던 부분이 승패에 영향을 미친 느낌이다.

 

반면 2세트에서는 T1이 웃었다. 24시즌 이래 양 팀간의 경기는 항상 초반 2세트를 1대 1로 마무리 했는데, 이번 역시 T1이 승리하며 1대 1 스코어가 맞춰졌다.

 

이어진 3세트 역시 T1이 승리하며 승기를 이어 갔다. 접전 양상이 이어졌지만 결국 T1이 장로 앞 한타에서 승리하며 3세트를 가져갔다. 반면 4세트는 젠지가 승리하며 2대 2 팽팽한 균형이 만들어졌다.  

 

마지막 5세트, 5세트에서 승리한 기억이 없는 T1에게는 4세트의 패배가 아쉬울 법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용 한타 싸움에서 승리한 T1은 이어 바론 한타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승기를 잡았고, 결국 30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젠지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경기 후에는 패배한 젠지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유상욱' 감독과 '룰러' 선수가 참여했다. 

 


 

- 오늘 경기 총평을 부탁드린다

 

유상욱 감독: 오늘 최종전에서 아쉽게 패배해 상심이 크다. 전체적인 경기 흐름은 나쁘지 않았으나, 승부처가 된 중요한 장면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온 점이 못내 아쉽다.

 

룰러(박재혁): 우리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상황이 많았음에도 이를 끝까지 굴리지 못하고 실책을 범했다. 그 부분이 가장 큰 패인으로 남아 아쉬움이 많이 든다.

 

 

- 오늘 경기의 구체적인 패인을 꼽는다면?

 

유상욱 감독: 전반적으로 상대 팀보다 디테일한 면에서 조금씩 부족했다. 밴픽 전략은 물론이고, 인게임에서의 팀적인 플레이와 교전 집중력 모두 상대에 비해 세밀함이 떨어졌던 것이 패인이라 생각한다.

 

룰러(박재혁): 감독님 의견에 동의한다. 주도권을 쥐고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타이밍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때마다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 오늘 티원의 후배인 '페이즈' 선수와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는데, 직접 상대해 본 소감이 궁금하다.

 

룰러(박재혁): 확실히 피지컬이 뛰어나고 훌륭한 기량을 가진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경기 내내 까다롭고 쉽지 않은 승부였다. 단점이 없는 것 자체가 그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 최종전을 위해 준비해 온 전략의 핵심은 무엇이었나. 또한 5세트 피어리스 드래프트에서 이번 시즌 잘 나오지 않았던 '니달리' 선픽을 감행한 배경도 설명 부탁드린다.

 

유상욱 감독: 전략적으로는 상체 라인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고 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5세트 니달리 선픽의 경우, 우리 정글러인 '캐니언' 김건부 선수가 워낙 숙련도가 높고 자신 있어 하는 시그니처 챔피언이기도 했다. 5세트까지 가는 장기전 맥락에서 니달리를 중심으로 한 상체 조합을 구성했을 때 충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케어 구도가 나온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선택했다.

 

 

- 이제 잠시간의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현재의 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그리고 남은 일정을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유상욱 감독: 이번 단계까지 오는 동안 팀 내부적으로 여러 우여곡절과 힘든 상황이 많았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하나로 뭉쳐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 왔다. 다가오는 휴식기 동안 팀을 냉정하게 재정비하여, 남은 라운드 일정에서는 모든 경기를 승리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하겠다.

 

룰러(박재혁): 정규 시즌을 치르며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모두가 집중력을 끌어올리면서 경기력이 점차 반등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이번 공백기 동안 잠시 숨을 고른 뒤, 부족했던 부분을 철저히 보완해 다음 일정을 완벽하게 소화하겠다.

 

 

- 2세트 당시 바론을 과감하게 시도했다가 한타에서 대패한 장면이 있었다. 당시 젠지가 바론 버스트를 강행한 배경은 무엇인가.

 

룰러(박재혁): 그 상황에 대해서는 경기가 끝난 후 피드백 과정을 통해 다시 데이터 분석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 할 것 같다. 당시 인게임 상황에서는 바론을 치면서 상대를 압박하거나 버스트 하자는 콜이 오갔고, 그 과정에서 소통과 실행의 미흡으로 인해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 4세트에서 '기인' 선수가 갱플랭크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픽이었는지, 아니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선택이었는지 궁금하다.

 

유상욱 감독: 처음부터 갱플랭크를 고정 픽으로 준비하고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다만 '기인' 선수가 워낙 다재다능하고 갱플랭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선수이기도 하고, 시즌 중 연습 과정에서도 간간이 준비해 두었던 카드이기도 했다. 밴픽이 진행되면서 전체적인 조합 흐름상 갱플랭크가 들어가야 팀의 화력과 밸런스를 완벽하게 메울 수 있는 구도가 나와 기용하게 되었다.

 


- 3세트에서 제이스 정글을 기용하고, 상대의 미드 사이온 스왑에 맞서는 등 치열한 밴픽 싸움이 있었다. 제이스 정글은 이번 경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전략이었는지, 그리고 상대가 사이온을 미드로 돌리고 탑에 다른 챔피언을 배치하는 수합 전략까지 미리 예상했었는지 궁금하다.

 

유상욱 감독: 제이스 정글의 경우, 최근 패치 버전과 피어리스 드래프트 구도상 멀티 포지션 스왑이 가능한 카드의 가치가 매우 높다고 판단해 팀 차원에서 공들여 준비한 전략이었다. 실전에서도 준비한 대로 좋은 구도가 나와 꺼내 들었다. 반면 상대가 사이온을 미드로 스왑하고 탑에 올라프를 배치하는 변칙적인 구도까지는 밴픽 당시에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 상대의 유연한 대처가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이후에는 오늘 승리로 MSI 2번 시드를 획득한 T1 선수들과 '임재현' 감독 대행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 오늘 중요한 매치에서 승리하며 MSI 진출을 확정 지었다. 소감이 어떤가.

 

도란(최현준): 이번 시리즈가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던 만큼 모든 선수가 한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노력한 만큼 값진 결과가 나와 기쁘고, MSI라는 큰 무대에 나설 생각을 하니 설레면서도 더 발전된 경기력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

 

오너(문현준): 비록 힘든 여정이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최고 시드로 국제대회에 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오늘 경기 자체도 굉장히 치열하고 재미있었으며, 준비했던 좋은 플레이들이 실전에서 많이 구현되어 만족스럽다.

 

페이커(이상혁): 결코 쉽지 않은 장기전 승부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좋은 결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 기쁘다. 팀원들과 하나 되어 높은 수준의 경기를 완성해 낸 것 같아 만족스럽다.

 

페이즈(김수환): 팀원들과 다시 한번 집중력을 한데 모아 승리를 일궈낸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MSI에서도 방심하지 않고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케리아(류민석): 오늘 경기에서 모든 선수가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겁게 플레이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

 

임재현 감독 대행: 큰 무대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승리로 보답해 주어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 지난 24시즌부터 지금까지 젠지를 상대로 5세트까지 갔을 때 T1이 매번 패배했던 징크스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승리를 거두었는데, 이전과 비교해 어떤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고 보나.


임재현 감독 대행: 과거의 상대 전적이나 데이터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오늘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은 오직 눈앞의 세트에만 몰입한 선수들의 뛰어난 후반 집중력 덕분이라 생각한다.

 

페이커(이상혁): 5전 3선승제 다전제 승부는 아주 미세한 변수나 준비 과정에서의 작은 디테일 차이로도 향방이 완전히 갈릴 수 있다. 젠지는 언제나 매우 강력한 경쟁 상대이지만, 우리 역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팀이기에 오늘과 같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 결국 당일의 집중력과 대처 능력이 차이를 만들었다.

 

 

- 3세트에서 상대가 제이스 정글을 꺼내 들었을 때, T1은 사이온을 미드로 돌리고 탑에 올라프를 선택하며 완벽하게 받아쳤다. 당시 밴픽 상황에 대한 복귀와 함께, 상대의 제이스 정글 기용을 사전에 예측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임재현 감독 대행: 제이스 정글은 상대 정글러 선수가 솔로 랭크나 연습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카드였기에 밴픽 과정에서 충분히 예상 범위 내에 있었다. 미드 사이온 카드의 경우, 피어리스 드래프트 특성에 맞춰 이미 연습 과정에서 조커 픽으로 숙련도를 높여둔 상태였다. 

 

특히 '페이커' 선수가 사이온이라는 챔피언에 대한 이해도와 운영 지식이 워낙 독보적이었기에, 상대 조합을 카운터치기 위해 확신을 가지고 스왑을 진행했다.

 

 

- 지난 한화생명e스포츠전 패배 이후 경기력과 밴픽 측면에서 피드백이 다소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결승전을 준비하는 짧은 시간 동안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을 진행하고 보완했나.

 

임재현 감독 대행: 새로운 패치 버전이 도입된 이후 치른 첫 경기에서 생각보다 인게임 플레이가 매끄럽게 풀리지 않아 고전했던 것이 사실이다. 경기가 끝난 후 숙소로 돌아와 선수들과 밤새 정밀 피드백을 진행하며 메타 해석을 전면 수정했다. 이후 열린 젠지와 KT의 경기 데이터를 다 함께 정밀 분석하면서 우리만의 확실한 밴픽 기준과 승리 공식을 정립한 것이 오늘 승리에 큰 밑거름이 된 것 같다.

 

 

-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속에서 밴픽 싸움이 치열했다. 경기 전 상대의 밴픽 전략을 어떻게 예측했는지, 그리고 마지막 5세트의 조합 구성 기준은 무엇이었나.

 

임재현 감독 대행: 5세트까지 오면서 많은 핵심 AD 정글 챔피언들이 밴되거나 소진된 상태였다. 상대가 탑과 정글에서 전통적으로 선호하고 자주 다루었던 '레넥톤-니달리' 조합을 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맞춰 우리도 유연하게 대응책을 논의했다. 

 

사실 '오너' 선수가 최근 실전에서 바이를 자주 기용하지는 않았지만, 연습 과정에서 꾸준히 높은 승률과 숙련도를 유지해 왔기에 우리 기준에서 카운터를 치기에 완벽하고 짜임새 있는 5세트 조합을 완성할 수 있었다.

 


- 오늘 결승전에서 '룰러' 박재혁 선수와 명품 맞대결을 펼쳤다. Bo5 다전제에서 처음으로 상대로 만나 대결해 본 소감과 본인이 생각하는 '룰러'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페이즈(김수환): 룰러 선수와 큰 무대 다전제에서 처음으로 맞붙게 되어 긴장도 되었지만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시리즈 내내 빈틈없는 포지셔닝과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주어 역시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라는 것을 체감했다. 단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육각형 능력치 그 자체가 룰러 선수의 가장 강력한 장점이다.

 


- 경기 시작 전 카메라에 '케리아' 선수가 니코 픽을 완료하며 기뻐하는 장면이 보였다. 그에 반해 5세트 초반 다소 어렵게 출발했는데, 밴픽 직후 승리를 확신했던 이유와 초반 구도가 꼬였을 때 팀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케리아(류민석): 무조건 이겼다고 단정 지어 말한 것은 아니었고, 전체적인 밴픽 카드가 다 오픈되었을 때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조합 밸런스가 아주 이상적으로 짜여 가볍게 만족했던 것이 화면에 잡힌 것 같다. 

 

팀원들 모두 조합의 후반 밸런스에 큰 자신감이 있었다. 비록 초반 정글 스왑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데스가 발생하며 사고가 나긴 했지만, 이미 우리가 드래곤 스택을 성실하게 잘 쌓아 두었고 후반 밸런스라는 확실한 보험 카드가 많았기 때문에 인게임에서는 흔들림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 최근 메타 변화를 보면 일주일 사이에 유틸형 서포터 중심에서 카밀, 쉔, 알리스타 같은 브루저 및 탱커형 서포터 위주로 티어가 급변한 느낌이다. 내부 스크림과 분석을 거치며 메타가 이렇게 급변하게 된 구체적인 배경이 무엇인가.

 

케리아(류민석): 정규 시즌까지만 해도 유틸형 서포터의 가치가 매우 높았으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패치로 인해 유틸형 서포터 아이템과 자체 밸런스의 효율이 크게 감소했다. 연습 단계에서는 기존 구도가 유효하다고 생각해 한화생명전 전까지 유틸형 챔피언을 선호했으나, 막상 실전 무대에서 부딪혀 보니 탱커 및 브루저 서포터들의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받아치기에 밸런스가 너무 무너져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패배 이후 피드백을 통해 유틸형 서포터를 전면 배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선회했다. 한화생명 측이 이러한 메타 파악을 한발 앞서 완벽하게 해냈던 것이고, 우리는 대회를 치르며 조금 늦게 메타를 파악하고 적응한 셈이다.

 


 

 

- 이제 전 세계 강호들이 모이는 MSI 무대에 나서게 된다. 특히 T1은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일정을 시작해야 하기에 체력적, 컨디션 관리 측면에서 엄청난 강행군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가.

 

임재현 감독 대행: 일정 조율과 컨디션 관리는 프로 선수로서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이며, 우리 선수들은 이미 수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해 본 베테랑들이라 스스로 관리를 매우 잘해내고 있다. 오늘 큰 고비를 넘긴 만큼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가를 부여해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회복하도록 할 예정이다. 국가대표 일정 등으로 쉴 틈 없이 달려야 하는 선수들도 있어 우려되지만, 중간중간 주어지는 공백기를 최대한 활용해 효율적인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겠다.

 

 

- 경기 승리 후 클리어 보드에 팬들을 향해 "재밌으셨죠?"라는 위트 있는 문구를 남긴 것이 화제다. 팬들 입장에서는 심장이 떨리는 풀세트 접전이었는데, 선수 입장에서는 완전히 압도하며 완승하는 경기와 짜릿한 풀세트 접전 승리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나.

 

오너(문현준): 깔끔하게 완승을 거두며 경기를 빠르게 끝내는 것이 체력적으로나 전략적으로 가장 이상적이고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상위권 팀들의 전력 차이가 종종 종이 한 장 차이로 결정된다. 

 

오늘처럼 치열한 명승부 끝에 일궈낸 승리는 선수 본인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재미를 준다. 팬분들께서도 경기 당시에는 가슴을 졸이셨겠지만, 마지막에 승리라는 최고의 결말을 맞이하셨기에 퇴근길 발걸음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우셨을 거라 믿는다.

 

 

- 5세트 마지막 드래곤 둥지 앞 교전 상황에서, T1은 아군 다수가 쓰러지고 렐과 니코만 생존한 수적 절대 열세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후퇴하지 않고 교전을 지속하여 상대 진영을 전멸시키는 대역전극을 완성했는데, 당시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싸움을 이어간 배경과 승리의 비결은 무엇이었나.

 

페이커(이상혁): 당시 핵심 딜러진이 교환되면서 진형이 무너지고 상황을 급하게 정리해야 하는 긴박한 타이밍이었다. 우리 생존 인원들은 어떻게든 아군 니코를 끝까지 살려 가며 후퇴 구도를 잡으려 플레이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상대 팀이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해 다소 무리하게 진입하는 치명적인 진형 실수를 범했고, 그 틈을 타 역습을 가한 것이 자연스럽게 에이스라는 대승으로 연결됐다고 본다.

 

오너(문현준): 페이커 선수의 말대로 우리 인원이 부족해 불리해 보였지만, 진형을 유지하며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진입하는 상대의 움직임에서 실수가 나오는 것을 포착했고, 이를 정확하게 받아치면 수적 열세 속에서도 충분히 킬을 쓸어 담을 수 있다는 견각이 섰다.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판단이 완벽한 결과로 이어져 기분이 좋다.

 


- T1은 이번 승리로 무려 5년 연속 MSI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MSI 우승 트로피와는 아쉽게 인연이 닿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에 임하는 선수단의 각오와 다짐을 듣고싶다.

 

도란(최현준): 개인적으로 세 번째 MSI 도전이다. 지난해 국제대회 무대에서 한 끗 차이로 우승을 놓치며 눈물을 삼켰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에는 그때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고 완벽하게 준비하여 반드시 팬분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사하겠다.

 

오너(문현준): 다섯 번째로 MSI 무대를 밟게 되었는데, 매번 좋은 기회를 잡고도 준우승에 머물며 트로피를 들지 못한 것이 커리어 내내 뼈아픈 한으로 남아 있다. 다시 한번 소중한 기회가 찾아온 만큼,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이번에는 반드시 세계 정상의 자리를 탈환하겠다.

 

페이커(이상혁): 이번에도 예년과 다름없이 구단과 팬분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상징적인 국제대회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먼 길을 응원하러 와 주시고 늘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최고의 경기력으로 MSI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드리겠다.

 

페이즈(김수환): T1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나의 첫 번째 국제대회인 만큼 감회가 매우 새롭다. 팀의 명성에 걸맞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플레이-인 단계부터 차근차근 도장 깨기를 하며 최정상의 자리까지 막힘없이 올라가겠다.

 

케리아(류민석): 그동안 국제대회 무대에서 자주 높은 곳까지 올라갔지만 마지막 문턱에서 우승을 놓쳐 늘 아쉬움과 갈증이 컸다. 특히 개인적으로 MSI 무대에서 복기해 봤을 때 스스로 100% 만족할 만한 완벽한 경기력을 펼쳤던 기억이 없어 아쉬웠다. 이번에는 후회 없는 최고의 메카닉과 기량을 발휘해 전 세계 시청자들 앞에서 최고의 서포터가 누구인지 증명하겠다.

 

임재현 감독 대행: 오랜 기간 MSI 우승컵을 가져오지 못해 팬분들의 기다림이 길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밴픽과 인게임 전략을 완벽하게 갈고닦아 반드시 우승이라는 결과로 보답하겠다.

 

 

- 이번 대회가 강원도 원주에서 개최되었다. 강원 지역에서 대규모 공식 이스포츠 대회가 열린 것은 사상 최초인데, 지역에서 경기를 치른 소감과 현지의 팬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임재현 감독 대행: 원주에 내려와 보니 공기도 맑고 주변 환경이 쾌적해 선수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하기에 너무 좋았다. 방문했던 지역 식당들마다 음식을 정말 정갈하고 맛있게 잘해 주셔서 머무는 내내 만족도가 최상이었다. 이 먼 곳까지 발걸음해 주시고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주신 강원 지역 팬분들과 모든 이스포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페이커(이상혁): 개인적으로 강원도 원주 지역을 방문한 것이 사실상 처음인 것 같다. 도시를 둘러싼 수려한 산세와 자연 풍광이 매우 아름다웠고, 현지의 경기장 시설과 인프라 역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완벽하게 잘 갖춰져 있어 놀랐다. 

 

이틀 동안 현지 식당을 세 번이나 재방문했을 정도로 원주의 향토 음식이 입맛에 너무 잘 맞았고 물가도 합리적이어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런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열정적으로 환대해 주신 원주 시민분들과 강원 팬분들의 성원을 가슴에 품고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기운을 이어가겠다.

 

 

- 이번 원주 시리즈 중 미디어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카드 중 하나가 바로 '리산드라'였다. 피어리스 드래프트 룰이 적용되면서 전술적 필요에 의해 등장한 것으로 보이는데, 미드라이너 관점에서 이번 시리즈 속 리산드라의 가치와 등장 배경을 어떻게 평가하나.

 

페이커(이상혁): 피어리스 드래프트 시스템은 세트가 거듭될수록 한정된 챔피언 풀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카드의 선택과 높은 숙련도를 강제한다. 그렇다 보니 다전제 후반부인 3, 4, 5세트로 갈수록 기존 메타 픽 외의 조커 카드가 필수적이었고, 그 맥락에서 리산드라가 등장하게 되었다. 

 

리산드라는 특유의 강력한 타겟팅 군중 제어기(CC)와 먼저 진입해 한타 판을 깔 수 있는 이니시에이팅 능력이 독보적이다. 특정 조합 구도에서 리산드라만이 발휘할 수 있는 전술적 강점이 확실했기 때문에, 이번 원주 시리즈에서 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알리스타를 플레이했던 세트에서 경기 도중 기존의 아이템을 매각하고 '망각의 구'를 구매하는 판단을 내렸다. 당시 인게임 상황에서 그러한 판단을 내린 구체적인 근거와 이것이 승리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라 보나.

 

케리아(류민석): 대규모 교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상대 핵심 딜러인 자야가 예상보다 잘 죽지 않고 끈질기게 생존하며 체력을 회복하는 구도가 반복되었다. 우리 팀의 화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자야의 회복력을 억제할 치유 감소 효과가 절실히 필요한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당시 골드 상황이나 템트리 구조상 당장 몇 분 안에 치감 코어 아이템을 완성할 수 있는 라이너가 마땅치 않았다. 승부처가 될 다음 한타가 코앞으로 다가온 일촉즉발의 상황이었기에, 서포터인 내가 골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당장 발동 가능한 치감 효율을 내기 위해 기존 하위 템을 팔고 '망각의 구'를 즉시 확보했다. 

 

이러한 빠른 대처 덕분에 다음 교전에서 상대 자야의 유지력을 무력화하고 빠르게 포커싱해 잡아낼 수 있었고, 인게임 체감상 승리에 긍정적인 스노우볼로 작용했다고 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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