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스토리 볼륨으로 무장, 소드 아트 온라인 앨리시제이션 리코리스

원작 이상의 볼륨에 감탄
2020년 07월 22일 09시 05분 28초

가상현실 하드웨어가 상용화된 근 미래, VR MMORPG 속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모험들을 주제로 지금껏 그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독창적이고 특색 있는 전개와 우수한 작품성을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일본의 카와하라 레키의 게임 판타지 라이트 노벨 ‘소드 아트 온라인’.

 

지난 2009년 첫 선보인 이래 뛰어난 작품성과 그 인기에 힘입어 원작 소설 이외에도 TVA, OVA, 게임 등 다수의 미디어 믹스에서 대 활약 중인 본 시리즈의 신작 게임이 지난 9일 국내에 상륙했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BNEK)에 의해 PS4 플랫폼으로 정식 발매된 ‘소드 아트 온라인 앨리시제이션 리코리스(이하 리코리스)’은 앞서 언급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시리즈 최신작으로, 원작 4부 전체, 그리고 지난해 방영된 동명의 TVA, 3기에 해당하는 인계편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 매력적인 세계관이 일품인 시리즈 신작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인 게임 스토리의 볼륨이 아닐까 싶다.
 
본 작품은 앞서 말한 대로 소설 4부 ‘앨리시제이션’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는 시리즈 역대 최장기간 연재, 그리고 최대의 스토리 볼륨을 자랑하는 에피소드로, 엘리시제이션의 파트 1 인계편과 파트 2 언더월드 전쟁편을 포함하면 원작 소설 9권부터 18권까지, 무려 10권에 달하는 분량을 선보인다. 이는 지금까지 출간된 24권의 문고본 중 무려 절반에 가까운 수치로 시리즈의 전체를 관통한 다 말해 과언이 아닐 정도.

 

리코리스는 4부의 파트 1에 해당하는 인계편을 다루는데 이 부분을 담아낸 게임 내 스토리라인의 완성도는 나름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특히 원작 스토리 외에도 게임 전용 오리지널 스토리가 존재해 게임 후반부부터 소설이나 TVA 판에서 보지 못한 색다르고 매력적인 전개가 펼쳐지는 점, 마찬가지로 원작의 등장인물 이외에 새롭게 추가된 게임 오리지널 캐릭터들 역시 그 완성도가 뛰어났으며 전작 ‘페이탈 불릿’과 달리 시리즈의 주역 ‘키리토’가 다시금 게임의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점도 시리즈의 팬 입장에서 매우 반가웠다.

 

플레이타임 또한 첫 시작부터 엔딩까지 약 50여 시간 내외가 소요, 평균적인 JRPG의 볼륨 그 이상을 보여줘 크게 아쉬운 부분은 없었다. 덧붙여 이는 어디까지나 메인 스토리 퀘스트만 계속 진행한 것으로, 서브 퀘스트나 탐험 요소 등 다수의 부가적인 즐길 거리 등을 포함한다면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은 약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인공지능 개발 계획 ‘프로젝트 앨리시제이션’과 그 배경인 언더월드 무대로 한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그 모험의 여정을 다룬 게임 스토리 컨텐츠의 볼륨은 소설과 TVA에 버금갈 만큼 만족스러웠다.

 

 

 

 

 

이렇듯 풍성한 스토리 볼륨, 그리고 매력적인 다수의 캐릭터들이 일품인 스토리라인과 달리 정작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여러모로 크게 떨어져 아쉬움을 자아낸다.

 

본 게임을 접하며 플레이어가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골칫거리는 바로 기나긴 로딩 시간. 다수의 오브젝트 로딩이 필요한 오픈 월드 컨셉의 게임도 아니면서 로딩 시간은 이에 버금갈 만큼 상당히 길다. 최소 1분 내외, 최장 3, 4분이 소요되는 터무니없이 긴 로딩은 심지어 맵 로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 문제점은 이벤트 신 등에서도 발생하는데 특히 게임의 초반부터 중반부는 진행의 거의 절반이 이벤트로 이뤄지는 구성이다 보니 일부 구간은 실제 플레이 타임보다 로딩 타임이 더 길 정도. 이처럼 긴 로딩은 사실상 게임 시작부터 엔딩까지 플레이어를 내내 괴롭힌다.

 

아울러 로딩 시간 못지않게 프레임 드랍도 심한 편이다. 이 문제점 역시 로딩 타임만큼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며 게임 진행에 큰 불편함을 초래하는데 몬스터나 많이 몰리는 곳에서는 프레임이 최소 한 자리 수까지 떨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또 앞서 말했듯 본 작품은 원작 소설 10여 권과 지난해 방영된 TVA 3기 24화 분량에 해당하는 4부 인계편의 내용을 게임 내 몽땅 담아냈다. 물론 중간에 생략된 부분도 일부 존재하나 이처럼 전반적인 스토리 볼륨 자체가 지금껏 출시한 시리즈 IP를 활용한 게임 중에서 가장 크고 긴 만큼 게임 진행 대다수가 스토리 위주의 텍스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플레이의 흐름이 무려 10시간 이상 진행되다 보니 게임의 절반 정도가 마치 텍스트노벨류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착각이 들 지경. 덧붙여 이로 인해 전작에 비해 액션의 비중이 크게 감소한 점도 액션 RPG로서의 재미를 크게 반감시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또 원작 소설이나 TVA를 평소 접하지 않던 게이머라면 이야기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어 게임의 몰입감과 재미가 그만큼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도 자동 세이브를 지원하지 않아 오로지 특정 구간의 세이브 포인트에서만 게임 저장이 가능한 점, 그리고 퀘스트 안내, 미니맵 및 인 게임 시스템 설명의 불친절함 등도 여러모로 아쉬웠다.

 

 

 

■ 원작 각색, 추가 스토리의 완성도는 만족. 게임 최적화는 개선의 여지를 남겨


RPG적 요소 역시 전작 할로우 프래그먼트의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답습해 신작다운 참신함이 별반 느껴지지 않았다. 게임의 컨텐츠라 해봐야 캐릭터를 조작해 NPC와 대화해 퀘스트를 수주하고, 자신의 스텟을 올리며 새로운 장비를 맞춰 나가는 게 전부다. 한마디로 평소 흔히 접해왔던 양산형 JPRG 그 자체. 따라서 이미 기존 소드 아트 온라인 IP를 꾸준히 즐겨온 팬이라면 그다지 신선한 느낌과 재미를 느끼기 힘들 수도 있다.

 

그래도 그나마 마음에 드는 점을 몇 가지 말해 보자면 먼저 캐릭터간 연계 기술이 대폭 상향된 점. 최대 4인의 동료와 함께 발동시키는 연계기의 스킬 이펙트 및 속도감은 TVA 이상의 연출을 보여줘 시리즈 팬인 필자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고 전작에서 아쉬움을 자아냈던 휑한 타격감 또한 한층 진보해 그 손맛 역시 괜찮은 편이었다.

 

또 작중 등장하는 일종의 마법의 주문 ‘신성술’을 활용한 플레이 역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는데 다채로운 술법을 통해 아군의 버프 및 적을 공격하거나, 발판 등을 소환해 평소 올라가지 못하던 장소에 도달하는 등 다채로운 전략적 변수를 창출해 낼 수도 있어 마음에 들었다.

 

더불어 위에서 말한 원작 스토리 이후에 새롭게 이어지는 신규 오리지널 스토리의 재미 역시 일품.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원작 기반, 그리고 원작의 어레인지 스토리 및 오리지널 추가 스토리로 진행된다. 따라서 원작과는 다르게 신규 캐릭터 및 전작의 등장인물들도 무려 20명 가까이 새롭게 등장, 캐릭터의 볼륨도 상당하며 전작에서 많은 호평 요소였던 인연 이벤트의 볼륨 역시 이와 비례해 대폭 늘어나 만족스러웠다. 덧붙여 이번에 새로 등장한 게임 오리지널 캐릭터이자 메인 히로인 ‘메디나 올티나노스’의 완성도는 원작에 추가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이처럼 본 작품은 인계편을 주제로 한 방대한 스토리 볼륨을 선보이며 시리즈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허나 쾌적한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아쉬운 최적화는 필히 개선돼야 할 부분. 이 문제점은 곧 패치를 통해 개선될 예정이라 하니 어느 정도 안심된다. 평소 소드 아트 온라인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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