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재미와 게임성으로 무장… 울펜슈타인:영블러드, 사이버 파일럿

각각의 개성이 돋보여
2019년 08월 28일 00시 24분 58초

고도의 기술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제패한 승전국 나치 치하의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나치의 폭정과 억압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싸움을 다룬 대체 역사물이자 가상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울펜슈타인’ 시리즈.

 

지난 1981년 출시된 잠입 액션 캐슬 울펜슈타인을 시작으로 FPS 장르 정체성을 확립한 1992년의 울펜슈타인3D,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려 4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신작을 선보이며 전 세계 많은 게이머의 사랑을 받아왔다.

 

머신게임즈에서 개발해 지난 7월 PS4와 XBOX ONE,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및 PC 플랫폼으로 발매된 시리즈 최신작 ‘울펜슈타인:영블러드’ 및 이와 동시에 출시한 VR 플랫폼 전용 타이틀 ‘울펜슈타인:사이버 파일럿’은 전작 보다 한층 진보된 시스템과 색다른 재미로 플레이어를 마주한다.

 

본 리뷰는 두 작품 모두 PS4(PSVR) 플랫폼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 구관이 명관… 아쉬움이 남는 영블러드

 

먼저 지난 2014년 ‘울펜슈타인:더 올 뉴 오더’로 시작된 리부트 시리즈 4번째 작품이자 현재 리부트 세계관의 가장 마지막 이야기를 다루는 영블러드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영블러드는 게임의 배경을 기존 리부트 세계관에서 동떨어진 1980년대 프랑스 파리로 옮긴 스핀오프 격 작품으로 오리지널과 리부트 세계관 양측을 통틀어 시리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B.J 블라즈코윅즈의 쌍둥이 자매가 실종된 아버지를 찾고 나치 제국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 시간대의 변화에 따라 세계관 설정의 변경도 이뤄졌는데 유럽을 제외한 많은 나라가 나치에게 해방됐고 게임 진행의 주축인 주인공이 세계관 내 전설의 사내의 두 딸로 변경된 점은 매우 새롭고 신선한 소재라 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등장하는 모든 세력들, 아군과 적군 모두 이전보다 한층 더 진화된 하이 테트놀러지 기술로 무장한 덕에 게임의 전반적인 인상도 상당히 달라진 편이다.

 

 

 

 

 

전작 더 뉴 오더가 고전 FPS의 느낌과 현대 FPS 게임의 요소를 잘 가미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면 본작은 CO-OP 플레이를 도입해 이러한 슈팅의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고 더불어 새로이 RPG 요소를 도입해 전작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색다른 게임의 재미를 선사한다.

 

권총과 소총, 기관총 등을 아우르는 게임 내 다양한 무기들, 그리고 다수의 커스터마이징 요소들과 무기 업그레이드 시스템은 전작보다 확실히 만족스러웠고 이 외에도 체력 및 아머, 공격력 강화 등의 다채로운 업그레이드 요소와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특수 능력 등은 전투의 재미를 보다 즐겁게 만들었다.

 

특히 FPS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총기 커스텀의 경우 각 파츠를 수집 노가다 요소 없이 간단히 구매, 장착할 수 있고 커스텀 즉시 총기의 모델링 변화가 전투 중이라 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다만 게임 내 협동 플레이 요소가 늘어났고 싱글 플레이 시 동료 AI를 활용한 협력이 가능하나 여전히 멍청한 AI는 여전히 플레이어의 발목을 잡으며 진행을 방해하기 일쑤, CO-OP 플레이의 경우 출시 1달을 바라보는 지금도 매칭 및 플레이 도중 갑작스러운 세션 종료 등의 오류가 발생하는 등의 불완전함을 보여 이 부분은 개선의 여지를 남긴다.

 

 

 

 

 

■ 색다른 시스템은 좋으나 스토리 완성도는 미흡

 

시네마틱 영상이나 컷신의 완성도, 그리고 그래픽 퀄리티는 전작보다 우수했다. 다만 싱글 캠페인 볼륨에 상당히 칼질한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플레이 타임이 전작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어 캠페인 기준 6시간 내외로 클리어가 가능했고 이를 인식해서인지 메인 미션 외에도 표적 제거 및 폭파 등 여러 서브 미션을 담았으나 죄다 반복적인 재탕 플레이가 전부라 상당히 의미 없고 지루한 강제 플레이 타임 늘이기 수준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아울러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B.J의 두 딸을 서로 돌려가며 플레이하는 진행은 인상적이었으나 주역들의 개성이 여타 게임들에서 흔히 접해왔던 클리셰를 보듯 매우 진부해 단조로움이 느껴지는 등 매력적인 캐릭터와 우수한 스토리텔링으로 호평을 받았던 전작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지는 인상을 풍겨 아쉬움이 남았다.

 

 

 

 

 

본 작에서 선보인 RPG 요소는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으로 생각된다.

 

레벨 디자인보다 다양해진 업그레이드 요소는 좋게 보면 게임에 대한 몰입도와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이겠지만 실제 인 게임 플레이를 보자면 적이 훨씬 더 단단해지고 강해진 덕분에 진행의 귀찮음만 늘어난 셈. ‘보더랜드’나 ‘폴아웃’, ‘파크라이’ 시리즈의 시스템을 차라리 대놓고 모방하는 편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필자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없는 것만 못했다.

 

하지만 슈팅 게임 본연의 재미인 타격감과 이펙트, 그리고 다채로운 무장과 커스텀 요소 및 맵 디자인은 여전히 만족스러웠고 협력플레이의 재미 또한 우수한 편이니 적어도 기존 시리즈의 이름에 먹칠은 하지 않는 나름 잘 만든 게임이라 생각된다. 더불어 전작에 비해 은신 플레이가 줄고 직접적인 적과의 교전, 즉 슈팅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만큼 FPS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게이머라면 오히려 전작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할 수 있으리라 본다.

 

 

 

 

 

■ 전쟁 병기로 나치를 소탕하는 시리즈 첫 VR게임

 

영블러드와 마찬가지로 머신게임즈에서 제작한 사이버 파일럿은 울펜슈타인 시리즈의 첫 VR 게임이자 리부트 시리즈 5번째 작품으로 맨몸이 아닌 병기에 탑승한 파일럿의 시점으로 적과의 전투를 그려냈다.

 

작 중 배경은 영블러드와 동일한 1980년 파리가 무대. 플레이어는 나치로부터 탈취한 인간형 보행 병기를 타고 파리 도심 한복판을 중심으로 나치 세력과의 교전을 펼쳐지게 되는데 게임 진행 시점이 맨몸의 인간에서 병기로 이동한 덕분에 기존 시리즈에서 느껴볼 수 없던 색다른 재미가 느껴졌다.

 

화염방사기 및 미사일, 고 구경 탄환 등 타격감과 무게감이 일품인 무장들은 필자의 손맛을 자극했고 플레이어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시야는 게임 제목처럼 마치 파일럿이 된 듯한 기분을 들게 할 만큼 즐거웠다. 시청각적으로 느껴지는 완성도는 만족.

 

다만 그래픽 해상도 퀄리티가 VR 게임임을 감안해도 비교적 낮은 편이고 화면이 상당히 뿌옇게 보이며 1~2시간 내외로 끝나는 플레이타임, 그리고 부드럽지 못한 조작감은 아쉽다.

 

특히 이동 시의 느낌이 상당히 어색한데 2족 보행 병기가 땅을 짓누르고 다니는 묵직함이 없고 마치 물에 뜬 공처럼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1회차 정도 가볍게 즐기기에 딱 좋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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