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월드로 구현된 시리즈 최신작… 진•삼국무쌍8

변화된 시스템으로 전작과 차별화를 추구
2018년 03월 16일 00시 43분 04초

삼국지의 전장과 그 시대 무인들의 일대기를 배경으로 특유의 화려하고 호쾌한 액션, 더불어 다수의 적을 한꺼번에 몰아쳐 섬멸하는 ‘일기당천(一騎當千)의 게임성으로 수많은 게이머의 찬사를 받은 ‘삼국무쌍’ 시리즈의 신작 게임이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개발 부서 오메가포스에서 개발, 디지털터치를 통해 지난달 8일 국내 정식 발매된 ‘진•삼국무쌍8’은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18년에 걸친 세월 동안 콘솔과 PC, 모바일을 아우르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매돼 전 세계인의 사랑은 받은 시리즈 최신 작품으로, 기존 작품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시스템과 다수의 컨텐츠 추가가 이뤄졌다.

 

 

 

■ 시리즈 최초로 선보인 오픈 월드

 

본 게임은 지금껏 발매된 시리즈 정식 넘버링은 물론, 스핀오프 격 작품들을 통틀어 게임성에 있어 가장 큰 차별화를 선보인 작품이다.

 

그중 무엇보다 극심한 변화를 보이는 부분은 바로 게임의 메인 시스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이는 바로 변경된 스테이지 진행 방식인 ‘오픈 월드 시스템’, 기존 작품들의 맵 구조가 던전 형태로 진행되던 반면, 본 작품은 이러한 맵 구조를 과감히 버리고 삼국이 패권을 다투던 고대 중국 대륙 그 전체를 오픈 월드로 재현해냈다.

 

이로 인해 게임 진행의 방식 또한 큰 폭으로 변화가 이뤄졌는데, 시리즈의 주축이 되는 전투와 그 무대가 되는 다수의 임무들, 메인 스토리 전체가 오픈 월드 필드 상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기존의 작품보다 플레이 전개가 더욱 다채롭게 변화하는 역동성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맵 자체가 너무나 넓다. 맵이 넓은 대신 그만큼 컨텐츠가 각 필드, 거점마다 가득하다면 이는 큰 장점으로 작용하겠지만, 아쉽게도 본 게임은 맵은 너무나 거대하지만 이 맵에서 할 수 있는 컨텐츠는 너무나 제한적이고 그 수도 적다.

 

그렇다고 필드의 볼거리, 자연경관이나 건물 등의 퀄리티는 우수한가? 그것도 전혀 아니다. 사방 천지에 보이는 푸르른 초목들과 평야는 레이어를 통 채로 복사한 듯 똑같은 모습으로 그 어디서든 플레이어를 반기며 평원에 우뚝 솟은 성과 요새들 또한 Ctrl+C, V 조합으로 붙여넣은 듯 다들 지나치게 똑같은 모양새, 구조인 덕분에 그 어느 목적지를 향해 가더라도 신선한 볼거리와 탐험의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했다.

 

더불어 맵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거점으로의 빠른 이동 기능 등 편의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이마저도 목적지로의 유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보내기 일쑤고, 특히 상당히 긴 로딩 시간은 개선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이처럼 맵 규모만 무지하게 방대하며 각 임무, 전장 간 이동 거리만 큰 폭으로 증가해 필드 이동이나 전투 수행 등 전반적인 진행 편의성은 전작보다 훨씬 낮아져 불만스럽다.

 

 

 

더불어 필드 상에서 할 수 있는 채집과 낚시 등의 상호작용 시스템들이 추가됐는데 이 부분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만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바로 장비를 포함한 아이템 파밍이나 기타 임무들이 이와 직결되는데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 비중은 점차 늘어난다.

 

좋게 표현하자면 단순히 임무와 전투 위주의 게임 플레이에서 다수의 RPG시스템을 도입, 즐길 거리가 늘어났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필자의 양심상 이 시스템은 도저히 ‘즐긴다’라 표현하기엔 너무나도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이고 바로 앞서 언급했듯 템 파밍을 위해 지나칠 수 없는 필연적 작업이 돼버리기에 도저히 긍정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전투 대신 낚시와 상자 파밍만 주구장창 시켜 대고 있으니…

 

제아무리 오픈 월드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하나 본 게임은 어디까지나 무쌍 장르이고 전투 위주의 플레이가 되어야 함이 맞다.

 

그렇다고 GTA 같은 무한한 자유도의 액션 어드벤처인가? 그것도 아니다. 오픈 월드라는 이름을 붙인 스테이지 구성으로 모든 행동은 사실상 제한적이며 그렇다고  RPG장르와 같은 육성과 파밍의 재미가 큰 것도 아니다. 대체 왜 이런 컨텐츠 구성을 한 것인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 컨텐츠 구성과 액션성은 개선의 여지를 남겨

 

 

 

전작에 비해 역으로 퇴보된 액션성도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전투 시의 공격, 회피, 방어와 같은 전투 모션 및 플레이어블 캐릭터와 적군 모두의 움직임 등 게임 진행 내내 접하게 되는 전반적인 액션과 모션들 전체가 너무나 밋밋했다.

 

또 기존 작품인 4, 5 대비 월등히 느려진 전투의 속도감과 무쌍 본연의 재미라 할 수 있는 중대, 대대 단위 급 다수의 적을 한꺼번에 상대해 일격에 쓰러뜨리는 즐거움마저 크게 줄어들었다. 1대 1 록온 시스템과 더불어 바로 전작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적의 방어도 때문.

 

대장 클래스는 물론 병졸마저 체력이 큰 폭으로 상승해버려 타격 횟수가 더욱 늘고 그만큼 적 섬멸의 시간이 길어지기에 시리즈를 대표한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일기당천의 상쾌함’ 이 크게 줄어들어 아쉬움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더불어 각 장별 진행 시간이 너무나 길다. 지루할 만큼 길게 늘어지는 각 장의 구성은 분량을 조금씩 쪼개서 수록했으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이렇게 드넓은 대지를 구현하고서 정작 플레이는 1인 싱글플레이다 보니 게임 진행 자체가 너무나 허전하다. 최소 멀티플레이 대전 정도는 구현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그나마 본 게임에서 전작과 비교해 나아진 점을 나열해 보자면 우선 캐릭터성을 들 수 있다. 삼국지 실존인물을 배경으로 구현된 캐릭터의 모델, 렌더링 퀄리티와 각 캐릭터의 개연성, 전투 및 스킬의 개성이 전작에 비해 여러모로 진보했으나 레벨업에 의한 콤보 기술의 증가와 같은 부분은 누락된 것이 흠.

 

 

수년간 한결같은 진보 없는 그래픽 역시 아쉬운 부분으로 작용한다. 4K HDR 게이밍 시대에 현세대 콘솔인 PS4로 발매한 작품의 그래픽 퀄리티가 무려 10여 년 전에 출시한 전 세대 콘솔 PS3급의 열악한 모습을 이번 작품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선보인다.

 

물론 본 작품이 오픈 월드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기존 작품 대비 리소스의 소모나 사양이 오른 건 사실이고 그로 인한 어느 정도의 그래픽 너프, 즉 이렇게 전 세대 그래픽을 수 넘버링 째 우려먹는 부분은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한 요소라 말한다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그래픽의 발전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프레임 드랍마저 있으니 도저히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힘들다. 이는 게임 진행 내내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대규모 교전과 적장과 영혼의 한 타 때는 그 체감이 더욱 심해져 진행에 큰 불편함을 줄 정도. 이 부분도 개선이 시급하다.

 

 

 

이렇듯 본 작품은 여러모로 시리즈에 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으나 그만큼 후 폭풍도 상당하다.

 

시리즈 18년 역사상 첫선을 보인 오픈 월드 시스템의 도입은 시리즈 골수팬인 필자의 뇌리에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으나 그 시스템의 뛰어난 자유도를 전혀 응용하지 못한 점, 또 역으로 액션성이 퇴보된 부분 등, 본 게임은 오픈 월드 특유의 개성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고, 기존 시리즈의 묘미라고 말할 수 있는 일기당천의 즐거움마저 크게 줄어들어 상당한 아쉬움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오픈 월드 구현이란 시도는 좋았으나 애초에 개발 방향성 자체가 너무나 틀어졌고 그 정체성을 잃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기존 시리즈를 생각하고 본 게임을 접한 게이머라면 상당한 당혹감과 위화감을 안겨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변화된 시스템과 그로 인한 색다른 게임성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이는 모두의 판단에 맡긴다. 본 작품을 초석으로 삼아 더욱 발전한 후속작을 기대해본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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