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이기에 배가 되는 공포감…클로즈드 나이트 메어

실사화와 반전 연출이 인상적
2018년 08월 17일 00시 00분 59초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마녀와 백기병’, ‘크리미널 걸즈’ 등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디자인과 매력적인 스토리 전개가 가득한 SRPG 대작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호평과 사랑을 받아온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호러 어드벤처 신작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19일 인트라게임즈에 의해 PS4와 닌텐도 스위치 양 기종으로 국내 정식 출시된 ‘클로즈드 나이트메어’는 폐쇠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탈출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 실사로 선보이는 공포 전개가 매력적

 

일본 SRPG 계의 살아있는 전설, SRPG 공장 등으로 불리는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지만 공포, 호러 어드벤처물의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PS2 플랫폼으로 선보인 공포 텍스트 어드벤처 ‘하야리가미’로 첫 출발을 내디뎌 이후 ‘요마와리: 떠도는 밤’, ‘로제와 황혼의 고성’ 등 아름답고 잔혹한 여러 공포 클리셰 작품을 선보이며 그 재미와 완성도를 입증받았다. 특히 하야리가미 시리즈는 다 기종으로 꾸준히 후속작이 발매되고 국내외 다수의 팬덤을 형성할 만큼 공포와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클로즈드 나이트메어에서 무엇보다 화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등장인물과 게임 전개일 것이다.

 

바로 2D 일러스트나 3D도 아닌 무려 실제 배우들을 기용한 실사화. 기존에 자사에서 출시한 작품은 물론 다른 업체에서도 쉽게 시도하지 않은 진행 방식을 도입했기에 게임 진행에 있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충분했다. 마치 한편의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전개 방식은 매우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전달하기 충분했고 실사 영상 파트를 공포구간에 도입한 점은 필자가 매우 높이 평가하는 부분으로 일반적인 텍스트 호러 어드벤처 그 이상의 공포감을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

 

플레이어는 기억을 잃은 주인공 ‘카시미로 마리아’가 되어 낯선 폐쇄 공간 속에서 눈을 뜬다. 이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여러 단서를 수집해 상황을 추리하고 퍼즐을 조합해 탈출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등의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기억을 찾아가는 부분이나 몸에 깃든 미지의 존재와의 조우, 의심쩍은 과거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난 인물 등과의 대립 등의 스토리 전개는 나름 마음에 들어 필자를 밤새 게임에 붙들게 했다.

 

 

게임 연출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게임 내 영상의 흐름이 상당히 말끔하다. 사진+ 텍스트, 영상의 배치도 적절했고 영상이 끝나고 탐색파트로 넘어가 스토리는 진행하는 시점도 전혀 괴리감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부드럽고 깔끔한 전개를 맛볼 수 있는 점은 좋았다.

 

특히 본 게임의 가장 큰 백미는 바로 1인칭으로 보여지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초반부 살인자를 피해 도망치는 파트, 서로 생사를 걸로 쫓고 쫓기는 그 장면에서의 긴박감과 공포감의 구현도가 매우 높았다. 물론 배우의 시점을 잘 맞춘 카메라 시점도 이에 한몫했다.

 

스토리의 전개도 단순히 탐색>추리>이동으로 이어지는 일직선적인 전개가 아닌 지금까지의 행보를 갈아엎는 여러 반전 요소의 도입, 원령과 부활 등의 공포, 오컬트적 요소의 가미, 선택지에 따라 다른 결말을 도출하는 다수의 선택지의 도입과 탈출 이후 등장하는 노멀, 배드, 트루 3가지의 멀티 엔딩 등 즐길 거리와 몰입도, 공포감 등에 있어 만족스러웠다.

 

 

 

■ 참신한 전개는 좋으나 일부 개선의 여지를 남겨

 

이처럼 험난하며 긴박한 스릴 넘치는 전개, 더불어 게임을 진행할수록 더욱 음산하고 공포스럽게 변화하는 작중 배경과 등장인물 간 변화는 매우 인상적이고 폐쇄 공간을 배경으로 한 ‘방 탈출’ 적 요소뿐만 아닌 게임 곳곳 스며든 오컬트 요소의 결합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다만 스토리 진행에 있어 필수적인 시스템인 추리와 탐색 전개가 상당히 지루했다. 특히 탐색의 경우 맵에 위치한 각 단서를 아날로그 스틱을 돌려가며 시점을 이동해 클릭해 조사하는 방식인데 이 조작이 상당히 불편하다. 이 부분은 게임 엔딩 시점까지 내내 이뤄지므로 상당한 피로감과 지루함을 유발했다. 기존에 선보인 공포 어드벤처 게임의 시스템보다 진보되긴커녕 더 못해져 매우 아쉬웠고 퍼즐과 스토리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또 주인공 마리아의 경우 어찌 보면 정상인인 듯하지만 약간의 사이코패스 같은 감성이 느껴진다. 초반부 살인마 파트에선 죽음의 공포에 벌벌 떠는 가련하고도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나 스토리가 거듭 진행될수록 공포에 무덤덤해지는 것을 넘어 아예 인격 자체가 변해버린 듯한 기이한 행동을 보인다.

 

누가 보더라도 음침하며 괴기한 비명을 질러대는 마네킹을 보고선 덤덤히 팔다리를 끼워 맞추거나 괴한을 봐도 무시하며 그 옆을 지나가고 소름 돋는 인형에게 정(情)을 느낀다고 말하는 등 그 인격이 갈수록 괴상해진다. 마치 도시와 마을 전체에 대재앙이 일어나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며 일상을 생활하는 ‘이토 준지’ 시리즈의 주인공들처럼.

 

이 부분이야 주인공이 공포감을 극복하며 성장해나간다 치면 더 이상 할 말은 없지만 여전히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 위화감과 찝찝함을 버릴 수 없다. 후반으로 갈수록 스토리의 개연성이 초반보다 더 떨어지다 보니 이 부분이 더욱 부각된다.

 

 

 

더욱이 아무리 호러 게임이라지만 워낙 비현실적인 내용과 연출이 한가득하다.

 

초반부 살인마와의 사투까지는 상당한 긴장감과 공포감이 조성됐으나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원혼, 빙의, 부활, 성불이 가득. 서스펜스 공포 스릴러라기보단 그냥 오컬트 요소로 범벅이 된 것 같다. 오컬트 매니아라면 마음에 들지 모르겠으나 ‘조용한 공포’라는 수식어를 내세우며 공개된 폐쇄 공간에서의 탈출과 실험에 대한 공포감을 보여준 트레일러와 달리 인 게임은 이런 부분이 생각보다 덜 한 편이라 약간의 아쉬움이 든다.  

 

또 가장 중요시돼야 할 출연진들의 연기력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엉망이라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력이 형편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초반부의 연기력은 매우 뛰어났으나 뒤로 갈수록 아무런 감정 없는 비명 연기나 형편없는 연출 등이 자주 등장해 공포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공포감은커녕 웃겨 실소한 적도 많았다. 또 일본 영화, 드라마에서 자주 보아 온 특유의 저질적 오글거리는 대사와 표현들도 일부분은 상당히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덧붙여 영상 및 사진의 품질 너무 깨끗하다 보니 이 부분도 공포감을 역으로 저하시켰다. 인물들의 특수 분장이나 얼굴이 너무나 맑고 생생하게 드러나는 통에 말이다. 일부 구간은 적당히 화질을 열화시키거나 분장 및 연기, CG 표현에 더 신경을 써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처럼 클로즈드 나이트 메어는 기존의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색다른 게임 방식과 전개, 연출을 선보이며 플레이어를 매료시킨다.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다면 꼭 한번 즐겨보자.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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