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우화풍 독특 컨셉의 턴 전략 신작, '잉클리나티'

개성과 전략 잘 살려
2024년 03월 04일 09시 52분 55초

글로벌 퍼블리셔 데달릭 엔터테인먼트는 야자 게임즈가 개발한 중세풍 턴 기반 전략 게임 '잉클리나티'를 지난 23일 정식으로 출시했다.

 

잉클리나티는 중세시대 필사 서적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잉크 전략 게임이다. 토끼의 엉덩이가 개의 칼을 이긴다는 우스꽝스러운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본 신작은 앞서 얼리 액세스 체험에서도 독특한 게임성과 전략성을 게이머들에게 검증받아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플레이어는 중세 필사본 속 살아있는 삽화를 그려 전투를 벌이는 잉크의 마스터가 되어 우화집을 만드는 느낌의 전투를 플레이하게 된다. 중세의 평범한 인물들은 물론 유명한 인물들도 게임 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잉클리나티는 현재 본편 기준 PC 스팀에서 오는 3월 8일까지 40% 할인된 19,8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정식 구매가는 33,000원.

 

 

 

■ 살아있는 우화집에서 벌이는 전투

 

잉클리나티는 중세 필사본을 사진이나 교과서에서 본 적이 있다면 익숙할만한 독특한 디자인의 게임이다. 제목의 ink부터 암시하고 있지만 플레이어는 게임 화면 바깥의 우화집을 그리는 실제 인물이라는 느낌을 주며 게임 화면 내부인 서적 페이지 안에서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본인의 분신격인 초소형 잉클리나티가 존재하고 이 초소형 잉클리나티는 양 측 진영의 핵심 유닛이기도 하다. 초소형 잉클리나티를 통해 잉클리나티 게임 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야수들을 그려내고, 때로는 이들이 직접 그림에 개입해 전투의 흐름을 바꾸는 한 수를 보여주기도 한다.

 

게임은 상당히 심플한 메뉴를 보여준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잉클리나티의 시스템이나 요소들, 그리고 게임플레이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학습 모드 컨텐츠 아카데미와 시나리오 기반의 로그라이크식 스테이지 모드 새로운 여정, 그리고 온라인은 지원하지 않지만 로컬 기반으로 AI나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조건을 설정해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결투 모드, 마지막으로 게임 내에 존재하는 야수들의 목록을 체크할 수 있는 야수 목록 메뉴가 보인다. 그 아래에도 제작진, 설정, 기타 게임 같은 추가 버튼이 있지만 게임에서 사용하는 주요 컨텐츠 네 가지를 목차마냥 깔끔하게 보여준다.

 

처음 플레이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아카데미를 플레이하면서 게임 시스템을 익히고 진행하기를 추천한다. 어차피 스토리 모드도 클리어하면서 야수나 초소형 잉클리나티의 재능들을 해방하고 나면 계속 반복해서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거나 결투 모드에서 전장을 설정해 즐기는 것이 현재 컨텐츠의 전부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배우기도 할 겸 준비된 컨텐츠를 다 긁어먹는 게 좋지 않겠나.

 


 


여정 모드

 


처음엔 많은 것들이 잠겨 있다.

 

■ 잉크로 그려내고 손으로 두들기고

 

중세 필사본 속 낙서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말 답게 게임의 개성을 확실하게 잡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플레이어나 상대편 거점 역할인 각 초소형 잉클리나티의 주인들이 다층 형식으로 구성된 전장에서 턴 기반의 전투를 벌이게 되며 여기서 잉클리나티가 자신의 진영 유닛인 야수를 자원으로 사용되는 잉크를 소모해 그려낼 수 있다. 이렇게 그려내는 야수들은 각각 그릴 때 소모되는 잉크 량이 다르다. 당연히 체력도 높고 위력도 강한 야수는 보통 야수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잉크를 사용하기에 조금 신중하게 선택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한 번에 편성할 수 있는 야수의 숫자가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엉덩이에 나팔을 달고 있는 동물이나 칼과 창, 활을 든 개, 토끼, 여우 등을 비롯 공중 야수들까지 등장해 플레이어의 선택지를 늘려준다. 처음에 사용할 수 있는 야수의 종류는 많지 않아도 게임을 플레이하며 얻게 되는 위신 축적 등을 통해 새로운 야수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전투나 타일의 보상으로도 새로운 야수나 재능, 금화 등을 획득할 수 있고 말이다.

 


맵의 검은 잉크에 야수가 닿으면 이후 잉크를 수집할 수 있다.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화풍의 비주얼에 방심하고 있었다면 의외의 깊이감이 있는 전투에 뒷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 플레이어나 상대 진영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본진 역할의 초소형 잉클리나티를 지키고 노리면서 전투를 진행하게 되는데, 야수들을 소환해 진격시키다가도 잉클리나티의 안전을 확보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아군 야수를 유유히 지나와 내 초소형 잉클리나티를 찌르고 있는 적 야수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초소형 잉클리나티라고 보통 한 방에 죽어자빠지지는 않지만 체력을 쉽게 잃는 편이며 거기다 즉사할만한 상황에 놓이면 그대로 끝이다. 예를 들어 밀기 커맨드를 활용해 페이지 바깥으로 밀어버린다던가, 해당 전투에서 지정된 재해가 발생한 부분에 밀어버리면 그대로 승리할 수 있다. 반대로 패배할 수도 있고. 여기에 야수 종마다 비슷한 유형의 유닛들이 있기는 하지만 각기 역할과 활용도가 달라 이를 숙지해야 한다. 창은 두 칸 떨어진 장소를 공격할 수도 있고 상단이나 하단에 있는 상대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분들을 유의하고 있지 않으면 순식간에 둘러싸여 죽게 된다.

 

앞서 살짝 언급했던 것처럼 게임 화면 안 쪽, 그러니까 책 안의 초소형 잉클리나티가 아닌 책을 들여다보며 필사를 하고 있을 양측 필사자들이 직접 페이지에 개입하는 커맨드도 있다. 한 번 사용하면 재사용 턴을 기다려야 하지만 야수를 밀치거나 당기고, 직접 손으로 쾅쾅 두드려 피해를 입힐 수도 있으며 회복을 시켜줄 수도 있다. 이 또한 게임 플레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능력을 얻을 수 있다.

 


밀치기. 하하, 이제 가십시오 선생님.

 


전투가 길어지면 전투 전에 표기된 재앙이 시작된다. 불에 닿으면 사망.

 

■ 개성적인 컨셉과 훌륭한 전략성

 

잉클리나티는 얼리액세스 데모를 접했을 때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던 작품이었다. 중세 필사본 속 낙서에서 영감을 받았다더니, 단순히 화풍만이 아니라 야수 유닛 구성에서도 익살스러움이 느껴진다. 여기에 양측 잉클리나티가 승부를 결정지었을 때 나누는 한 마디들도 짓궂음이 느껴져 유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게임의 전략성도 훌륭한 편이다. 단순하게 밀어붙이면 역으로 수세에 몰리다 패배할 수도 있고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루트를 직접 선택하면서 나아가는 방식, 추가로 이 게임에 도입된 각종 시스템들은 게임을 보다 단단하고 즐거운 우화집 그 자체로 만들어준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조금 전 이야기했던 것처럼 야수들의 익살스러움과 디자인 그 자체들은 좋지만 일부 야수들은 사실 외형이나 티가 덜 나는 능력 차이가 있는 정도인 경우도 있어 아예 각각의 종이 서로 다른 능력을 지닌 야수들을 배치했다면 좀 더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았나 싶은 게이머 입장에서의 아쉬움이다. 밸런스를 생각한다면 지금처럼 약간의 차이를 두는 정도가 더 나아보이기도 한다. 또, 확실히 게임을 익히고 나면 재미있는 것은 맞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다 유닛에 마우스를 가져갔을 때 펼쳐지는 화면 가득 고봉밥 툴팁은 약간 기가 질리게 만드는 감이 있다. 온라인 결투의 부재도 다소 아쉽다. 게임을 가진 친구나 불특정 다수의 플레이어들과 멀리서도 즐길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잉클리나티는 독특한 착안점을 살려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게임의 전략성을 쌓아올리면서 즐거운 작품으로 완성해냈다는 것은 틀림없다. 턴 기반의 전략 게임, 중세 분위기와 그림, 익살스러운 내용을 선호한다면 잉클리나티는 만족스러운 플레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토끼 엉덩이 기술로 정신을 못 차리는 상대의 야수.

 


아니 툴팁이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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