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류 사가의 끝을 준비하는 느낌,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

오랜만의 키류 플레이
2023년 11월 21일 10시 10분 48초

세가퍼블리싱코리아는 지난 9일 PS, Xbox, Windows, 스팀 플랫폼용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를 정식 발매했다.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는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키류 카즈마의 시점에서 용과 같이6 생명의 시 이후의 공백기를 그려낸 신작이다. 플레이어는 키류 카즈마가 용과 같이7에서 등장하기 전 어떤 삶을 살고 있었는지 체험할 수 있다. 진화한 배틀 액션, 새로운 스테이지와 더불어 몰입 요소로 채운 플레이 요소들도 챙겨뒀으며 호화 배우진이 연기하는 매력적인 신 캐릭터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타이틀에서는 한국의 김재욱 배우가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의 페이스 모델 및 성우를 담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플레이 기종은 PS5이며, 출시 후 시간이 흐르기는 했지만 게임의 플레이 컨텐츠들 외에도 스토리를 즐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전반부 내용만을 언급한다.

 

 

 

■ 공백기에 그는 무엇을?

 

일본의 야쿠자 이야기로 시작한 용과 같이 시리즈는 동성회 조직 중 말단이나 다름없는 키류 카즈마의 이야기로 시작해 그가 동성회와 야쿠자 세계의 정점이나 다름없는 전설적인 야쿠자가 되는 모습, 그리고 이후 계속해서 여러 사건에 맞닥뜨리며 어떻게든 이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다뤄왔다. 그리고 용과 같이6 생명의 시를 통해 키류 카즈마는 사실상 메인 무대에서 내려왔으며 용과 같이7에서는 새로운 주인공 카스가 이치반에게 바톤을 넘겼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키류 카즈마라는 잘 만들어진 주인공을 잊지 않고 있으며 용과 같이7에서 역시 키류 카즈마 사가의 주역들을 카메오 형식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용과 같이6 생명의 시에서의 퇴장 이후 이 등장 전까지 키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런 물음에 대한 대답이 바로 이번 출시된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라고 할 수 있다. 본 타이틀에서는 키류가 다이도지 조직으로 들어가 죠류라는 이름을 가지고 활동하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에이전트 활동을 하며 다양한 일을 하게 되는 그는 게임의 도입부에서 모 간사장의 손녀를 보디가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후로도 다이도지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기존의 세력이나 인물과 엮여간다.

 

메인 스토리와 서브 컨텐츠들을 즐기면서 플레이어는 용과 같이 시리즈의 전작에서 등장했던 인물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스토리 진행 도중에도 용과 같이7 본편에서의 사건이나 장소, 인물과 키류가 어떻게 엮이고 스쳐지나가는지를 연출해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용과 같이 시리즈를 꾸준히 플레이해왔던 게이머라면 반가울만한 장면들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 두 종류 스타일로 싸우는 키류

 

턴 기반의 전투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용과 같이7이지만, 이후 야가미 탐정사무소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로스트 저지먼트 시리즈와 이번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는 여전히 기존의 액션 스타일을 채택했다. 용과 같이 극2 등으로 선을 보인 드래곤 엔진을 활용했고, 용과 같이 극2보다는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여전히 전투나 적의 래그돌이 공기처럼 가볍게 느껴지거나 아쉬운 모습도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번에는 키류의 신분에 맞춰 새로운 배틀 스타일을 도입했다. 초반부 간사장 손녀를 지킬 때부터 사용할 수 있는 전투 스타일 에이전트는 다수의 적과 상대할 때 빠르게 공격을 구사할 수 있고, 에이전트라는 스타일 이름에 맞게 가젯을 활용한 트리키한 전투법을 펼친다. 가장 처음부터 사용할 수 있는 가젯 거미부터 와이어를 멀리까지 뻗어내 상대를 묶거나 묶은 상태로 던져버리는 것이 가능해 에이전트 스타일의 자체적인 전투법과 맞물려 다수의 적을 제압하고 상대하기에 알맞다. 다만 전투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기도.

 

응룡 스타일은 용과 같이 극 등에서 보여줬던 도지마의 용 스타일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이 스타일 또한 이른 시점에 스토리 진행에 따라 해금되며, 이름을 지우고 활동하는 키류의 모습만이 아닌 그가 숨기고 있던 본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전투법이다. 에이전트 스타일은 빠르고 트리키하며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유용한 대신 개별 전투력은 조금 약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반면 응룡 스타일은 한 명의 적에게 강하고 묵직한 위력의 공격을 가하는 타입의 전투법이다. 다만 도지마의 용과 비슷한 느낌이지, 실제 도지마의 용 스타일 그 자체라고는 보기에 어렵고 파괴자 스타일 등과 혼합된 약간 하향된 버전의 스타일로 느껴졌다.

 


 


거미 가젯을 사용하는 모습

 

 

 

■ 키류를 돌아보며 정리할 시간

 

서브 퀘스트들에서도 용과 같이 시리즈 특유의 감성이 살아있는 것은 여전하지면 한편으로는 그간 긴 시리즈가 이어지며 키류 카즈마가 겪었던 일들을 돌이키는 시간을 갖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는 키류가 떠났던 그 사이의 공백을 채워주는 이야기들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우리가 키류를 돌아보면서 정리할 시간을 갖게 해주려는 시도로 보이기도 했다. 확실히 일본 버블 시대 야쿠자 전성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은 용과 같이 제로 시절부터 전성기를 이어오다 이번 타이틀은 2019년까지 시간이 흘렀으니, 키류도 늙어가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을 보여줘 시리즈를 따라오며 그의 청년기부터 지금까지의 일생을 함께한 플레이어에게 묘한 감정이 들게 만든다.

 

어찌됐건 용과 같이7이나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 모두 용과 같이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키류 사가를 정리하고 새로운 등장인물 카스가 이치반 사가를 시작하겠다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막상 이쪽도 그렇게까지 젊은 피는 아니다보니 앞으로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용과 같이 개발 스튜디오는 예로부터 야쿠자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다만 그간 키류와 함께 이야기를 달려온 플레이어 입장에선 그를 퇴장시키더라도 비참하거나 불행한 결말로 만들지 않고 편안한 여생의 길을 만들어두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키류가 힘으로 많은 일을 해결해오기는 했지만 불의에 몸을 담는 캐릭터라기엔 거리가 있고 시리즈를 이끌어오면서 당한 모습들도 상당히 많이 보여주었으니 이젠 편하게 해줘도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이번 타이틀을 플레이하며 조금 더 강해지기도 했다.

 

한편 시리즈 팬 입장에서의 스토리 감상은 이런 정도지만 객관적으로 보자면 조금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최종 보스 선정이나, 이름을 지운 자라는 부제에 맞게 죠류로 활동하는 키류를 알아보는 이가 너무 많은데 비하여 "아니, 너는 키류!"라는 반응에 대한 모든 대응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으로 일관된 점은 실소가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외전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스토리가 아무래도 짧은 편이다. 그래도 그래픽적인 측면에서의 향상은 인트로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으며 용과 같이 시리즈가 보여주던 그 맛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난바와 이치반과 교차하는 키류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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