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정식 한국어판으로, 미스터리 퍼즐 어드벤처 '고스트 트릭'

역전재판의 아버지가 선보였던 색다른 작품
2023년 07월 05일 18시 14분 22초

게임피아는 캡콤 아시아와 협력해 명작 미스터리 게임인 '고스트 트릭' PS4, 닌텐도 스위치 제품을 지난 30일 국내에 정식 발매했다.

 

역전재판 시리즈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타쿠미 슈가 2010년에 제작한 미스터리 게임 고스트 트릭은 죽음에서 시작되는 기억과 목숨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다. 플레이어는 도시 한 켠에 위치한 폐기물처리장에서 목숨을 잃은 채 정신을 차린다. 말이 좀 이상하지만, 주인공의 영혼이 자각을 했다는 쪽에 가깝다. 플레이어는 독특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어 영혼이 소멸하는 아침까지 자신이 살해된 경위와 기억이 희미해진 스스로에 대한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을 즐기게 된다.

 

이번에 출시된 고스트 트릭은 원작을 고해상도 화면과 게임을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BGM 어레인지, 스마트폰 버전에서 호평을 받은 고스트 퍼즐과 챌린지 기능 등을 탑재한 버전이며 PS5에서의 하위호환 플레이를 바탕으로 리뷰가 작성됐다. 또한 게임 특성상 스토리가 상당히 중요한 편이기에 본 기사에 적힌 내용들은 극초반의 스크린샷과 이야기만을 다룬다.

 

 

 

■ 어라, 죽었는데? 비밀투성이 나

 

고스트 트릭의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다소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죽어있는 상태의 남자와 샷건을 든 킬러, 그리고 그에 의해 살해당하기 직전인 여성을 보게 된다. 나레이션을 통해 스스로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며, 죽은 자신이 뭔가를 할 수는 없기에 안타깝게도 상황의 경과를 지켜보게 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꾸부리라고 부르게 되는 전등이 플레이어에게 말을 걸어 플레이어의 영혼 코어가 사물에 빙의해서 물체를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를 활용해 어떻게든 여성을 구해내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된다.

 

이후 이 독특한 능력을 활용해 플레이어는 다양한 장소를 오가며 자신의 정체나 왜 죽게 되었는지에 대한 비밀,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첫 장면의 여성 등 다양한 인물들과 접촉하고 그들의 주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에 관여한다. 심지어 영혼의 코어에 한 번 접촉한 대상이라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포메라니안인 미사일을 통해 알게 되어 좀 더 이야기를 독특한 방향으로 인도한다. 역전재판도 재판을 자세히 뜯어보면 은근히 디스토피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고스트 트릭은 아예 미스터리와 초현실적 요소를 결합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지켜볼 수 있으며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스스로에 대한 정보나 밤에 일어난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나갈 수 있다. 이는 마치 역전재판의 증거 파일을 살펴보는 것처럼 각 등장인물들의 설명과 전화번호부에 정리된다. 고스트 트릭에서는 스토리를 진행하며 역전재판과는 다른 느낌의 위트와 대사들을 즐길 수 있다.

 


 


 

 

 

■ 코어를 건너 물체로 갈 때

 

게임의 플레이 메커니즘은 스토리의 전개와 플레이어가 직접 다양한 사물에 빙의해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장면에서부터 플레이어는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고 하나하나 실험해볼 수 있게 되며 각각의 사물에 빙의했을 때 해당 사물을 움직일 수 있다. 다만 모든 사물이 조종되는 것은 아니고 시체 같은 경우도 직접 조작할 수 없다는 제약은 있다. 또 이후에 게임을 진행해나가면서 영혼의 코어를 통해 구사할 수 있는 다른 능력들을 체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다만 무조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혼이기는 하지만 자유롭게 세상을 유형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정거리 내의 물체에 옮겨갈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체나 사람이 움직이는 타이밍을 잘 맞춰서 건너가야 하는 경우도 자주 있고 마치 고전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처럼 물체를 작동시켜 특정 행동을 유발시키고 연계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들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한 번 행동했을 때 다시 되돌릴 수 없어 아예 운명이 개변된 시점이나 능력을 사용한 시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대상이 죽기 4분 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기에 이를 통해 대상이 죽음을 피할 수 있도록 온갖 물체를 옮겨가며 행동이나 상황을 유도해야 한다. 물론 매번 죽기 4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고 딱히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현재'에서 게임을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방식이지만 중간중간 변주를 주면서 플레이어가 꾸준하게 게임에 흥미를 유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전화번호를 타고 장소를 이동한다.

 

 

 

■ 위트 있는 스토리와 퍼즐의 성취감

 

비록 타쿠미 슈의 대표작인 역전재판과 같은 코드의 위트는 아니지만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대사는 특유의 유머를 내포하고 있어 극중의 이야기가 너무 과하게 무거워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카툰의 느낌을 주는 비주얼이나 하드보일드 느와르 느낌의 스토리, 그리고 영혼이 직접 현실에 관여하고 과거로 돌아가 운명을 개변한다는 판타지 요소를 잘 버무려 플레이어가 게임의 목표인 이야기의 진상과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게임의 핵심 요소인 퍼즐 파트를 풀어나가는 것도 나름의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 딱히 이렇다 할 목적이 없이 스테이지 형식으로 비슷한 퍼즐을 만들어두더라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나름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줄만한 부분들이 있는데, 고스트 트릭에서는 희생자를 살려내기 위해 시간 내에 어떻게든 한다는 목적의식을 부여하는 것으로 퍼즐 요소를 해결하고 운명을 바꿨을 때 묘한 성취감을 느끼게 만든다. 실패해도 한 번 운명개변에 성공한 시점으로 돌아가거나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하며 중간중간 플레이어의 생각을 정리하는 말풍선 기능이나 실패 자체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고스트 트릭은 이제 고전 게임이라고 부를만큼 출시 후 꽤 시간이 흐른 작품이지만 독특한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 게임플레이 방식은 이쪽 장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을 유혹할만한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게임의 주된 미스터리이자 목적인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기 위한 긴박한 전개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요소들, 클리어 후 이용할 수 있는 신규 컨텐츠도 준비되어 있는데다 공식적으로는 13년 만에 정식 한국어판이 출시된 셈이니 아직 플레이해보지 않았다면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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