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로 돌아온 제노니아?,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

꼭 제노니아여야했을까?
2023년 07월 01일 13시 47분 32초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27일 MMORPG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를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PC 플랫폼으로 정식 출시했다.

 

컴투스가 개발하고 컴투스홀딩스가 서비스하는 제노니아는 총 8개 월드 32개 서버 중 원하는 서버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으며 현재 상위 서버들은 1서버부터 차례차례 캐릭터 생성 제한이 걸리기도 했다. 글로벌 누적 6,3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던 히트 IP 제노니아 시리즈를 MMORPG 장르로 재탄생시킨 타이틀이며 서버를 넘나들면서 투쟁과 쟁취의 이야기를 펼치는 대규모 PvP 침공전이 킬러 컨텐츠로 내세워졌다. 높은 퀄리티의 카툰 렌더링 기반 비주얼이나 150개 이상의 컷신으로 구현된 시나리오 또한 출시 전부터 강점으로 소개된 부분들이다.

 

한편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는 PC와 모바일이 연동되는 크로스 플레이로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인게임 GM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 유저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 리그릿의 자식

 

과거 제노니아3의 주인공 카엘이 리그릿의 아들로 등장한 바 있었는데,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에서는 플레이어가 리그릿의 자식이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생성하면 튜토리얼 퀘스트들을 진행하면서 이미 자신들의 자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구작의 주인공들 중 일부를 만나게 되며 이후 아버지인 리그릿에게 돌아간다. 기존의 설정을 차용한 부분들도 볼 수 있는데, 주로 기존 등장인물들이 동일한 이름과 외형으로 스토리에서 언급되며 이후 코스튬 이름에서도 주요 캐릭터의 이름을 확인 가능하다.

 

초반에 리그릿이 있는 인간들의 세계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본격적으로 플레이어가 모험을 하게 되는 것은 갑자기 나타난 차원 균열로 빨려들어가 천계에 도달한 시점이다. 미지의 신전에서 정신을 차린 플레이어는 인간계의 소중한 친구와 닮은 셀리느를 구출하게 되고 그녀와 함께 그들의 마을로 가게 된다. 여기서 상당히 재수없는 캐릭터와 만나기도 하고 동족들과 달리 플레이어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셀리느와 함께 행동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오프닝 영상 등에서도 알 수 있지만 천족과 마족은 과거 대립해왔고 본편 시점에서도 셀리느를 노리는 등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인다. 천족의 마을 역시 어둑어둑한 환경으로 변해버려 과거의 모습을 잃었다는 언급을 보면 양쪽 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튼 이렇게 이런저런 부탁들을 들어가면서 스토리 퀘스트를 수행하다보면 이후 필드 보스로 등장하는 적들과 마주해 전투를 벌여 승리하기도 하며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을 한다. 확실히 출시하며 언급했던 것처럼 스토리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제법 많은 컷신이 재생되기는 한다.

 


 


 

 

 

■ 직업 대신 무기로

 

처음 캐릭터를 생성할 때 캐릭터의 직업을 고르는 게임들이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이 단계에서 직업을 선택하지 않거나, 아예 게임에 직업이라는 확실한 구분을 두지 않는 이런 게임들도 종종 출시되고 있는데,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에서도 이 방식을 채택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의 캐릭터 외형 프리셋을 고르거나 직접 좀 더 세부 커스터마이즈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나 여기서 클래스를 선택하지 않고 게임 내에서도 딱히 직업을 구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20레벨부터 레벨이 오를 때마다 받을 수 있는 스테이터스 포인트를 투자하면서 캐릭터의 역할이 좁혀진다는 느낌은 있다. 그전까지야 무기를 수시로 바꿔가며 키워도 무방하지만 스테이터스에 포인트를 투자하는 시점부터는 적어도 물리 계열과 마법 계열은 구분된다는 생각이 든다. 스킬은 스킬북을 사용해서 습득하는 방식이며 이 스킬북은 일정 단계까진 마을의 스킬북 상인에게 구매 가능하나 높은 등급의 스킬로 올라가면 제작 등으로 충당해야 한다.

 


 

 

 

전투는 자동 전투나 수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실 같은 시스템을 갖춘 다른 게임들과 크게 다를 것 없이 비슷한 방식으로 보이지만 자동 전투를 활성화한 상태로 타깃을 옮긴다거나 전투 도중 보스의 패턴 공격 등을 피하기 위해 움직일 때 한 박자 늦게 움직이는 감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보스전에서 이런 부분이 두드러지고 실제 전투 난이도는 스토리만 보더라도 보스전이 확실히 다소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자동회복물약이나 수동 물약을 사용할 때 회복량이 정해져있고 상당히 적은 편이기에 이런 패턴을 계속 맞아주며 물약 맞딜을 할 수는 없다. 이외에도 공격할 때마다 증폭시킬 수 있는 소모 아이템이 존재하며 음식이나 버프 물약 등 소모 아이템의 종류가 좀 많아서 전부 챙기려면 좀 불편했다.

 

한편 던전은 층으로 구분되고 던전별 이용시간이 정해져있으며 파티 던전 등은 처음 던전 컨텐츠가 개방될 때보다 더 늦게 개방된다.

 


일반 던전은 별도의 필드지만 평소 전투하는 장소들과 비슷한 느낌.

 

 

 

■ 제노니아일 필요가 있나?

 

아마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어 온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만큼 제노니아를 기억하는 20대 후반 및 30대 초반 사이의 플레이어들은 과거 제노니아를 즐겼던 추억을 떠올리며 불안한 맘 반, 기대감 반으로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를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를 플레이해보니 조금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소위 리니지라이크라는 표현이 있다. 모바일 환경에 리니지가 출시되면서 리니지의 BM과 시스템을 상당 부분 차용한 게임들을 뭉뚱그려 부르는 말이다. 긴 세월을 거쳐 재회한 제노니아는 그런 리니지라이크의 한 종류로 우리를 맞이했다.

 

게임에는 익숙한 시스템들이 많이 탑재되어 있다. 이젠 스마트 플랫폼 게이머들이 보기만 해도 질겁을 하는 컬렉션 시스템도 그렇고, 상당량의 패키지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높은 등급의 페어리나 코스튬을 뽑기로 습득해야 한다. 역대 제노니아 시리즈 네임드 캐릭터들의 코스튬도 존재하기에 이런 것들은 반갑긴 하지만 코스튬이나 페어리들은 등급에 따라 성능이 완전히 갈리기 때문에 외형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고 마냥 리니지라이크를 즐기는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잡았다고 하기에도 약간 뭐한 것이, 리셋 마라톤이 수월한 환경이 주어지면서 직간접적으로 일정 등급까지 아이템의 가치가 떨어져 본전을 보지 못한다는 인상을 남긴다.

 

 

 

무엇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것은 굳이 제노니아일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제노니아의 추억을 느끼려고 돌아왔지만 리그릿이나 루 같은 주요 캐릭터들을 스토리에서 보는 것 외에 제노니아 요소를 그닥 느낄 수 없었다. 사실 좀 과격하게 말하자면 제노니아는 미끼라는 생각까지 든다.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서버간 침공전도 규모가 크다기보다는 게릴라전같은 느낌을 줬다. 일정 시간마다 침공전이 열리고 특정 지역에 다른 서버의 플레이어들이 나타나 해당 지역에서 사냥을 하던 플레이어들을 처치하고 다니는 정도에 그쳤다.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는 제노니아라는 이름을 대긴 했지만 제노니아 요소를 기대하고 온다면 등장인물 외에는 그렇게 추억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대 명작 반열에 들던 제노니아와 함께 컴투스의 이노티아 연대기도 많은 팬들을 양성했었는데, 조만간 이노티아 연대기도 이런 모습으로 보게 될까 두려웠다. 물론 카툰 렌더링 그래픽은 나름대로 깔끔했지만 모바일 크로스플레이를 제공하는 것 치고는 봐줄만한 그래픽을 보려면 높은 수준의 플래그십 성능 기기를 요구하며 전투 조작감 면의 문제도 있어 사실상 PC로 즐기는 것이 나았다.​ 

 


제, 제노니아가...아, 아니구나.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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