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아트의 메트로배니아 타이틀, '그라임' : 게임샷

게임피아는 Maxsoft Pte Ltd와 협력하여 Clover Bite에서 개발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 '그라임(GRIME)' PS5 패키지 제품을 지난 20일 국내 정식 발매했다.

그라임은 파괴와 흡수, 성장을 반복하며 빠르게 진행되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특이한 물질들이 무너져 내려오면서 세계가 전율하며 수축하는 가운데 플레이어는 어쩐지 친숙해 보이지만 알 수 없는 이 외계 세계에서 공포에 맞서 생존해야 한다. 캐릭터를 조작해 탐험하며 마주하는 적들을 모두 흡수하고 그들의 특성을 활용해 더 강력한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 가능하다.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인 그라임은 3D로 강렬한 비주얼을 뽐낸다.

한편 그라임은 한국어 자막을 공식으로 지원한다.

■ 조각같은 몸매의 주인공

신작 타이틀 그라임의 주인공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어느 동굴 같은 장소에서 갑자기 몸이 형성되며 조각같은 몸매의 캐릭터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인류의 이족보행 과정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마냥 형체를 알기 힘든 원소와 상반신만으로 기어가다 점점 몸이 안정화되면서 걷게 되는 모습을 연출해 이 캐릭터가 마냥 평범한 존재는 아니라는 것을 시작부터 보여준다. 뭐, 사실 이런 부분을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캐릭터의 얼굴 부분을 보면 보통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다른 모든 부분은 조각같은 인간형이지만 머리만큼은 검은 구체가 놓여있는 주인공 캐릭터의 외형은 게임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와도 밀접한 연관이 이루어져 있다. 이후 조금만 움직여봐도 알 수 있겠지만 그라임에서 플레이어가 탐험하게 될 세계는 대개 음침하고 기괴한 형상들이 즐비하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기괴하다고 표현하기보단 장엄하다 표현할만한 존재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주로 마주하게 되는 적들은 기괴하면서도 미물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 편이다.

돌로 만들어졌지만 그 외형이 아름답지 않아 서로를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얼핏 보면 우아한 춤을 추는 꽃처럼 보이는 적이 사실은 화가 나면 이가 드러나는 입술을 머리에 달고 있는 존재였다던가, 인간형의 거대한 얼굴에서 갑자기 팔이 돋아다 공격해온다던가 하는 식으로 머리만 제외하면 상당히 미형인 주인공과 달리 기괴한 형상의 적들을 실컷 볼 수 있다.

몸체성장용 덩어리는 죽어도 잃지 않는다.

■ 패링에 흡수 더한 전투

그라임의 전투는 횡스크롤 메트로배니아 게임들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방식에 추가로 공격이나 회피 등의 행동을 할 때마다 게이지를 소모하는 시스템을 결합했다. 게임을 시작한 직후에는 주인공이 들고 있는 무기가 없어 흡수 시스템에 기대며 나아가야 하는데, 평범하게 다른 게임들의 패링 시스템처럼 공격 타이밍에 맞춰서 흡수 버튼을 누르면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은 물론 일반적인 적일 경우 빨아들여버리고 숨결을 훔쳐 체력 회복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적의 종류에 따라서 일정 횟수 흡수에 성공하면 추후 특정 재화를 투자해 이로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명백히 주인공의 머리가 소형 블랙홀이라 생각되게 만드는 이 흡수 기술이 만능인 것은 아니다. 흡수할 수 있는 공격과 아닌 것은 눈으로 확실히 구분되게 해두었고, 색이 표시되지 않는 공격은 대개 방어가 가능하지만 붉은색으로 빛나는 공격의 경우 흡수할 수 없어 회피가 필수적이다. 또 방어도를 가진 적들의 경우 한 번에 흡수되지 않고 방어구만 파괴되거나 아예 튕겨내는 경우도 있어 방어를 먼저 파괴한 후 흡수해야 처리할 수 있는 식으로 공격이나 적에 따라 대응법을 바꿔서 싸우는 것이 기본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여러 종류의 무기를 습득할 수 있다. 이 무기들은 각기 다른 공격 속도나 위력을 지니고 있고 종류에 따라 영향을 받는 능력치에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손에 잘 맞는 무기를 골라 전투를 수월하게 수행하는 편이 좋다. 그래도 일단 능력치를 되돌릴 수 있는 기능과 이를 위해 필요한 재화가 존재하니 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보스전은 나름대로 전투 시간이 긴 편이나 플레이어가 집중만 잘 하면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좌절감을 겪지 않은 채 다시 도전할 마음이 생길 정도의 적정 난이도를 보여준다.

■ DLC 등 거치며 완성도 높여

그라임은 이미 몇 년 전 스팀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바 있어 당시 게임을 즐긴 사람이라면 다소 부족함을 느꼈을 경향이 있다. 확실히 이것저것 빠져있던 시기에 비해 지금은 상당한 개선과 추가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궁금하다면 추가 컨텐츠로 들어가 패치노트를 확인해보면 어떤 부분들이 변화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번 콘솔 버전은 아쉬운 점이 많았던 본편에서 몇 번의 컨텐츠 업데이트 및 조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상태를 콘솔 플랫폼에 출시된 것이다.

게임 플레이 방식은 메트로배니아처럼 익숙한 것에 익숙한 것을 더한 스타일이지만 여기에 패링을 흡수라는 시스템으로 살짝 변주하고 있지만 이게 꽤 잘 먹혀들어갔다. 조작감은 그리 나쁘지 않았고 난이도도 너무 과하게 어렵게 가지 않도록 적절히 잘 조절하는 방향성을 취하면서 액션 플랫포머 게임을 좀 해봤다면 그런대로 할만한 난이도를 제공하니 보스전 등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을만한 계기를 마련하는 셈이다.

또, 독특하고 기괴한 설정과 아트가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이런 요소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비주얼에서부터 꺼려지겠지만 이런 요소를 선호하거나 그리 싫어하지 않는 편이라면 그라임을 플레이하면서 은근히 눈이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