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와 어드벤처의 독특한 조합, '더 롱잉(The Longing)'

400일의 기다림
2023년 05월 02일 18시 22분 29초

지난 20일 애쉬게임즈는 닌텐도 스위치용 '더 롱잉(The Longing)'을 정식 출시했다.

 

더 롱잉은 과거 지하 왕국을 다스렸던 왕의 마지막 부하이자 혼자 남은 그림자(셰이드)로 플레이하는 방치형과 어드벤처를 조합한 게임이다. 400일 후 잠에서 깨어나 힘을 되찾을 왕의 명령에 따라 그림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왕이 깨어나는 순간까지 400일이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지하에 혼자 남아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지는 플레이어의 손에 달렸다. 앞서 지난 2020년 PC 스팀을 통해서도 먼저 출시된 바 있으며 개성적인 게임플레이 방식에 호평을 받았다.

 

더 롱잉은 현재 닌텐도 온라인 스토어에서 16,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나 폰트가 고전 어드벤처 게임을 떠올리게 만든다.

 

■ 명령, 그리고 400일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더 롱잉은 지하 왕국의 왕이 마지막으로 남은 부하 그림자에게 400일 후 힘을 되찾을 수 있는 자신을 깨워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시작된다. 자신을 깨워달라는 것 외에도 왕은 그림자에게 지하의 동굴에서 나가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나 그가 잠든 이후에는 모든 행동이 플레이어의 손에 달려있다. 그림자를 조작해서 동굴 밖으로 빠져나가 이리저리 들쑤시고 다닐 수도 있고 얌전히 명령대로 무료하게 동굴 안 자신의 공간에서 400일을 고스란히 기다리는 수도 있다.

 

무엇을 하든 플레이어의 자유이니 자유도가 높은 느낌도 들지만 모든 것을 처음부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가지고 있는 도구도, 책도 적어서 할 수 있는 것이 극히 제한되고 당장 유일하게 다른 공간으로 갈 수 있는 계단 위 문도 낡아서 열리기까지 실제 시간으로 몇 시간이나 걸린다. 돌아다니다 발견할 수 있는 부싯돌과 석탄으로 방에 불을 지필 수도 있고 왕의 보물고를 부숴서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 방치형과 어드벤처의 장르 융합이라고 앞서 언급했는데, 게임은 시작한 순간부터 실시간으로 400일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다.

 

길을 만들거나 도구를 새롭게 발견하기 위해서, 그리고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산책을 떠나기 위해서 상당히 복잡하고 광대한 지하 왕국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 이 때 플레이어는 실제 명작을 게임 안의 책으로 옮긴 도서를 직접 읽거나 그림자가 자동으로 읽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고 원하는 지점까지 그림자가 알아서 이동하도록 명령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 여기서 책의 경우 사실상 영어로 된 것만 발견할 수 있어 영어 원서를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자동으로 책을 읽도록 만드는 것이 속 편하다.

 


 


 

 

 

■ 기다림의 무게

 

더 롱잉은 기다림에 대해 고찰하고자 하는 관점으로 개발된 게임이라 생각된다. 게임의 주제 자체가 명령을 받은 그림자의 왕을 기다리는 400일간을 다루고 있기도 하고, 이걸 실시간으로 흘러가게 만들었다. 게임 도중 수시로 읊조리는 그림자의 혼잣말도 기다림과 고독함을 여과없이 표출해댄다. 물론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려 장식하고 벽난로를 지피는 등 다양한 활동들을 취하면서 시간을 가속시킬 수 있어 실제로 부지런하게 이것저것 하고 돌아다닌다면 400일이 아니라 훨씬 압축된 속도로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만 말이다. 플레이어의 게임 방법에 따라 몇 가지 엔딩이 준비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특히 극초반에 기다림의 무게를 무엇보다 크게 느낄 것이다. 당신이 당장 할 것이 없어지자마자 게임을 꺼버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심지어 방치형 시스템을 넣어 게임을 꺼도 그림자는 외롭게 동굴 안에서 가만히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판이다. 점점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면 한결 숨통은 트이지만 시간을 넘어 개월 단위로 길이 열리는 곳도 있고 특정 도구를 일정 갯수 이상 들고 있어야 뚫을 수 있는 장소도 있는 부분에서 두 장르의 결합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게임의 플레이 자체가 원초적인 즐거움을 추구한 것이 아니고 장르도 다소 취향을 타는데다 플레이어에게 생각할 여지를 던져주며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는 스타일이기에 더 롱잉에 대한 평가는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의미나 메시지가 담긴 게임 플레이를 좋아한다면 괜찮겠지만 직접적인 플레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원한다면 취향에 잘 맞지 않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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