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하는 맛 늘어난 턴 기반 JRPG, '옥토패스 트래블러 II'

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 꼼수도 있어
2023년 03월 06일 00시 05분 50초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닌텐도 스위치, PS4, PS5, PC 스팀용 RPG '옥토패스 트래블러 II'를 각각 지난 2월 24일과 25일 양일에 출시했다.

 

옥토패스 트래블러 II는 지난 2018년 발매 후, 전 세계 출하 및 다운로드 300만 장을 돌파한 옥토패스 트래블러 시리즈의 완전 신작 RPG다. 도트 그래픽과 3D CG를 융합한 HD-2D 그래픽이 한층 더 진화한 모습을 선보인다. 속편의 무대는 솔리스티아라 불리는 새로운 대지이며, 게임의 특징인 8명의 주인공 역시 새롭게 구성됐다.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의 순서가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 있는 타이틀.

 

이번 리뷰에서는 주로 PS5 플레이 경험에 기반해 이야기를 진행한다.

 

 

 

■ 8명의 주인공과 새로운 무대

 

전작인 옥토패스 트래블러가 그랬던 것처럼 옥토패스 트래블러 II 역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주인공이 8명이나 제공된다. 또한 이 주인공 중 파티의 리더가 되는 캐릭터는 처음 선택한 캐릭터로 한동안 고정되기 때문에 효율을 극대화할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아주 신중하게 고민하지는 않더라도 원하는 캐릭터를 고르는 편이 좋다. 전작과 다른 무대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만큼, 새로운 탐험을 하는 느낌이 더욱 강화되기도 했다. 이는 증기기관이 등장하는 새로운 지역은 물론 동양풍의 지역들도 그렇고 강 등에서는 카누를 타거나 바다에서 배를 타고 이동할 수 있게 되어 게임을 플레이하며 솔리스티아를 탐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각각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배경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동기가 다른 만큼 이야기의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경중도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학자 캐릭터인 오즈발드의 스토리가 가장 무겁게 느껴졌다. 또, 전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캐릭터 8명은 언제든 찾아가서 파티로 받아들일 수 있고 주점에서 멤버를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첫 주인공 외의 캐릭터들은 모두 1장을 회상하는 식으로 초반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고 파티에 합류한 주인공은 다음 스토리가 진행되는 땅을 밟으면 해당 캐릭터의 스토리를 바로 시작할 것인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다른 일을 우선할 것인지 선택하게 된다.

 

이번에도 스토리상에서 주인공 8명 사이의 접점이 크게 느껴지는 편은 아닌지라 함께 모험한다는 느낌이 적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티원들끼리의 크로스 스토리가 준비되었는데, 파티 챗의 조금 강화된 버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아무래도 그들 개인의 스토리를 끌어나가다 보니 오히려 스토리보다는 전투 도중 자막 없이 들려오는 주인공들의 대사가 좀 더 그들이 파티라는 느낌을 강하게 해준다.

 


 


 

 

 

■ 낮과 밤, 저력

 

옥토패스 트래블러의 전투를 보다 전략적으로 만들었던 시스템은 캐릭터의 기본 직업과 배틀 잡을 장착해 확장성을 높이고, BP를 사용해 적의 약점을 공략하면서 브레이크 상태에 빠뜨려 큰 피해를 입히거나 패턴을 캔슬시키는 것이었다. 이런 시스템은 옥토패스 트래블러 II에서도 착실하게 계승됐고 더욱 강화됐다. 전작과 동일하게 플레이어는 배틀 잡을 획득하고 나면 자신의 파티 멤버에게 배틀 잡을 장착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해당 캐릭터가 장착할 수 있는 무기의 종류가 늘거나 스킬도 늘어나고 적절히 조합하면 해당 캐릭터의 필드 커맨드를 이용하는 데에도 상당히 용이해진다.

 

또 BP를 사용한 브레이크 시스템도 건재하다. 일반 공격 등은 타수를 높여서 더 많이 때릴 수 있고, 단발성 마법의 경우는 위력을 높여주는 식이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저력 시스템이 또 다른 전략 요소를 가미한다. 각각의 주인공은 저마다의 저력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전투 진행 중 피격당하거나 하면서 게이지가 차오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저력을 발동시키면 캐릭터의 능력에 변화가 생긴다. 신관 테메노스는 저력 발동으로 모든 공격이 상대의 브레이크치를 깎을 수 있게 되고, 도적 스로네는 2회 행동을 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이 저력이나 배틀 잡 시스템으로 전투에서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초반에 인원 구성이 부실할 때 필드 커맨드 활용에서도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신관 테메노스의 야간 필드 커맨드인 심문을 하려면 전투 상태로 들어가 상대의 약점을 공격해서 브레이크 시켜야 하는데, 초반에 가진 빛 속성 마법과 지팡이 공격으로 약점을 찌를 수 없다면 아이템이나 저력을 채워서 발동시키고 BP로 연타해서 깨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템의 경우는 보통의 심문에 사용하기엔 좀 아깝고 저력을 채워서 싸우기에 아슬아슬한 힘을 가진 상대라면 실패할 위험도 있다. 특수한 경우지만 테메노스의 스토리 1장이 진행되는 지역의 신관 민트처럼 공격을 절대 하지 않는 캐릭터는 아예 다른 전투에서 저력을 채우고 와서 BP를 사용해야 하기도 한다. 또는 여기에 배틀 잡을 장착시켜서 무기 착용 종류를 늘리면 좀 더 쉽게 약점을 찔러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

 

한편 낮과 밤의 구분이 생겨서 자유롭게 이 시간을 돌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낮과 밤에는 마을의 주민 구성이나 대사가 달라지기도 하고, 주인공들의 필드 커맨드도 변화한다. 예를 들어 스로네는 주간 필드 커맨드가 훔치기지만 야간 필드 커맨드는 상대를 기절시키는 것으로 변화하며 학자 오즈발드는 주간 필드 커맨드가 상대의 배경 스토리를 볼 수 있는 조사지만 야간에는 전투를 걸어 아이템을 몽땅 뺏는 강탈로 변화한다. 이 기능을 활용해서 막혀 있는 장소에 진입해 보물상자를 여는 것도 가능하다. 한 번에 네 명의 파티원만 편성할 수 있어서 마을에서 필드 커맨드를 사용하기 위한 빈틈없는 조합을 짜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다.

 


밤에만 할 수 있는 테메노스의 심문

 

또, 필드 커맨드뿐만 아니라 캐릭터들은 낮과 밤의 영향에 따라 전투에서 버프를 얻기도 한다. 앞서 이야기한 스로네는 밤에 전투에 돌입하면 상대에게 능력이 하락하는 디버프를 걸고, 테메노스는 밤에 전투를 진행하면 버프를 부여한다. 그러니까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테메노스와 스로네를 한 파티에 넣고 야간의 전투를 좀 더 유리하게 진행하는 효율화도 생각해볼만 하다. 이런 요소들에 더해 잡 포인트를 모아 추가 스킬을 개방하는 잡 어빌리티, 장착식으로 캐릭터의 능률을 높일 수 있는 서포트 어빌리티 등을 잘 조합하면 막강한 파티를 꾸릴 수 있다.

 

 

 

■ 전작보다 개선된 것이 느껴지는 속편

 

물론 전작도 재미있기는 했지만 옥토패스 트래블러 II는 좀 더 개선된 부분들이 확실히 느껴지는 속편이었다. 일부 직업을 가진 캐릭터는 확실히 버프를 받았다는 느낌이 들고 일부 직업은 너프를 당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모 직업의 캐릭터는 여전히 강력하다. 그 중 예시를 들자면 전투 면에서는 사냥꾼의 포획 능력이 새로운 즐거움을 줬다. 사냥꾼 오슈트는 전투에서 적들을 일정 확률로 포획할 수 있고, 포획한 적을 전투에 불러들여서 공격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이 횟수가 무제한이 됐다. 때문에 다양한 몬스터를 만났을 때 포획해보는 맛이 있다. 그러다 필요 없어진 포획 몬스터는 그대로 '손질'해서 고기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면도 있지만 말이다.

 

메인 스토리는 여전히 왕도적인 전개를 따르고 있다. 가령 오즈발드 같은 진중한 분위기의 스토리나 가벼운 동기로 시작한 주인공의 스토리 역시 대부분은 예측 가능한 왕도적인 스타일로 꾸며져있다. 사실상 거의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외에 마을에서 횡포를 부리고 다니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에 재미있는 것이 제법 있었다. 예를 들어 모 캐릭터의 스토리가 시작되는 마을에서 노인과 젊은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 수 있다던가, 사실 어떤 주민이 도박장의 끄나풀이라던가. 이런 정보들은 소소한 재미도 주지만 서브 퀘스트를 완료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를 주기도 한다. 이렇게 필드 커맨드를 활용해서 한 마을에 도착하면 싹싹 긁어먹게 만드는 맛이 있다.

 


 


 


미친 사람들

 

앞서 횡포라는 표현을 썼는데 게임 플레이를 하다 보면 확실히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주인공 파티는 필드 커맨드를 사용해서 각 마을의 주민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헌데 이 구성이 꽤 흉악하다. 전작에도 있었던 필드 커맨드나 새로운 필드 커맨드를 조합해서 사용하다보면 이게 주인공들인지 도적단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스로네로 낮에 도둑질을 하면서 성공 확률이 좋은 아이템을 훔치다 보면 '이번에는 곰팡이가 없는 빵을 받았다'는 소년 소녀의 빵을 훔쳐버리기도 하고, 학자 선생인 오즈발드는 야간에 필드 커맨드 강탈로 두들겨 패서 상대의 아이템을 전부 빼앗아버린다. 신관인 테메노스도 마찬가지로 정보를 얻기 위해 밤에 '심문'을 진행해서 상대방의 약점을 두들기고 정보를 캔다. 그야말로 도적떼 그 자체 아닌가.

 

옥토패스 트래블러 II는 턴 기반의 JRPG 취향만 맞다면 재미있게 시간을 녹일 수 있는 신작이다. 메인 스토리 자체야 왕도적인 스타일이지만 이를 진행하는 방식이나 주인공을 돌아다니며 모으는 방식, 1회차에 모든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부분 등이 특징적이다. 닌텐도 스위치판과 PS5판을 플레이해본 결과 휴대성은 단연 닌텐도 스위치판이었지만 배경 그래픽이나 전투 효과에서 조금의 차이는 있었다. 구매할 때 이런 차이를 고려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미친 사람들(주인공)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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