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팬에게 반가운 구현도 높은 게임, 'SCP:시크릿 파일'

분위기 낙차에 주의
2022년 09월 26일 01시 20분 53초

게임쥬 스튜디오는 지난 13일 자사가 개발한 호러 어드벤처 게임인 'SCP:시크릿 파일'을 스팀에 정식 출시했다.

 

SCP:시크릿 파일은 초자연적인 현상 등을 연구하는 SCP 재단의 공동 집필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이상 현상들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한 재단의 여러 활동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플레이어는 SCP 재단의 보조 연구원으로 입사한 칼 아스타나로 플레이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여러 명의 주연 캐릭터를 조작하게 되며 각기 다른 게임플레이 스타일이 적용된 SCP 이야기를 맛볼 수 있다. SCP 재단이라는 공동 집필 프로젝트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게이머라면 한 번 들여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한편 SCP:시크릿 파일은 스팀에서 15,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 SCP 재단의 신입

 

게임의 제목이기도 하고 소재이기도 한 SCP 재단은 실제 2008년 위키닷 엔진을 활용해 만들어진 창작물 위키 사이트다. 일상 속에 깃든 비일상적 도시전설이나 존재들에 대해 다루는 창작물들의 모음집이다. 확보(Secure), 격리(Contain), 보호(Protect)의 첫 글자를 따 와서 만들어진 SCP 재단의 실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텍스트 보고서 형식으로 된 각종 SCP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된 SCP:시크릿 파일의 경우도 이 SCP 재단이 소재가 된 게임이다.

 

SCP 재단을 소재로 한 게임은 사실 이전에도 출시된 바 있다. 꽤 유명한 것으로 SCP Containment Breach가 있다. 아마 기괴하게 머리가 큰 조각상을 바라본 채로 눈을 깜빡이는 타이밍을 조절하며 살아남는 게임을 본 적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이 조각상이 SCP-173이라고 명명된 존재다. 아마 영국 드라마 닥터후를 시청한 적이 있었다면 거기에 등장하는 우는 천사라는 존재들과 상당히 비슷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탈선은 여기까지 하고, 이런 존재들을 확보하고 격리하며 보호하는 것이 SCP 재단의 일이다.

 

SCP:시크릿 파일에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SCP 재단의 보조 연구원으로 입사하게 된 MIT 졸업생 칼 아스타나로, SCP 재단에 출근하게 되는 첫 장면에서 승강기를 타고 내려가는 사이에 SCP 팬들이라면 눈치 챌 수 있을만한 존재들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칼 아스타나로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주로 SCP 프로그램에서 동료들과의 채팅이나 SCP 재단 홈페이지에서 자주 보았을 보고서 양식을 기록하는 일, 그리고 다른 주인공으로 플레이하게 되는 교육 등에 접근할 수 있다. 이 때 SCP 재단 프로그램 상단에 수시로 뉴스처럼 지나가는 이야깃거리나 SCP 보고서를 읽어보는 것도 SCP 팬들에게는 재미있는 요소가 될 것이다.

 


 


 

 

 

■ 다양한 장르와의 접목

 

SCP:시크릿 파일은 다양한 장르와의 접목을 시도한 게임이다. 확실히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의 소개 등은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SCP:시크릿 파일의 핵심 챕터로 꼽을 수 있을만한 초반부 SCP-701 '목매달린 왕의 비극'은 확실히 호러 어드벤처의 정석을 따라가면서 SCP-701을 게임으로 각색, 구현해낸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이외의 SCP들을 소개하는 챕터에서는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장르에 반드시 부합하지는 않는 편이다.

 

확실히 SCP 재단 신입 연수 과정에서 보게 되는 첫 SCP-7457과 소모품처럼 투입되는 D급 인원 D-503의 이야기는 SCP 특유의 묘한 신비감과 공포감을 다소나마 보여주고 있고 이어지는 SCP-701 목매달린 왕의 비극을 조사하며 블랙박스를 찾아나선 벨라의 이야기는 호러 어드벤처로 볼만한 내용과 컨텐츠, 게임플레이 방식이지만 바로 뒤에 이어지는 SCP-1762는 그 소재가 소재인만큼 동화책풍으로 구현된 챕터를 플레이하게 된다. 실제 이 챕터에서는 이전 챕터와의 온도차가 상당해서 당황하는 게이머들도 제법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추격자로부터 도망가거나 어두컴컴하고 공포스러운 연출들이 가득한 곳을 탐색한 후의 챕터가 동화책이고 가끔 리듬 게임처럼 피리를 불어주거나 상처 입은 종이 용을 고쳐주는 것이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처럼 SCP:시크릿 파일은 단순히 호러 어드벤처란 장르적 형태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집필자가 존재하고 다양한 소재로 존재하는 SCP의 특색을 살려 등장하는 SCP와 어울리는 장르를 게임으로 구현해냈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호러 어드벤처라는 부분에 이끌려 온 게이머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말이다.

 


 


 

 

 

■ SCP 팬에겐 특히 반가워

 

SCP 재단 시리즈의 팬이었다면 SCP:시크릿 파일은 충분히 기대할만한 신작이다. 그간 출시된 SCP 재단 소재의 게임이 대부분 인디 게임의 퀄리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SCP:시크릿 파일은 장족의 발전을 보여준다. 특히 SCP 재단이나 주인공 칼 아스타나의 심리 묘사, SCP들을 소개할 때 저마다 어울리는 다른 장르로 표현한 부분 등은 SCP 재단이라는 소재를 진심으로 만들어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했다. 실제 SCP 재단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읽을거리나 실제 구현된 SCP를 볼 수 있다는 부분에서 흥미를 느낄만한 게임이다.

 

그와 동시에 SCP 재단을 잘 모르거나 들어보지 못한 게이머라면 앞서 이야기한 부분들이 문턱이 되어 발걸음을 방해하는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호러 어드벤처 게임을 기대하고 플레이하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초반 챕터에서 SCP-1762로 이어지는 분위기 낙차에 상당히 당혹스러움을 느끼기 십상이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은 온전한 호러 어드벤처라기보다 SCP 재단에 대해 소개하는 워킹 시뮬레이터의 성향이 더욱 강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고, SCP들의 각색이나 구현도와 신비로움 등을 표현하는 방식도 나쁘지 않았으니 SCP 재단에 관심이 있는 사람, 혹은 독특한 스타일의 컨텐츠를 접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볼 수 있을만한 신작이 되겠다. 플레이타임은 짧은 편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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