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 희망, 연결을 말하는 '데스스트랜딩 디렉터스컷'

드디어 스팀에도 상륙
2022년 03월 30일 00시 41분 57초

지난 2019년 11월 '데스 스트랜딩'이 첫 선을 보이고 약 2년이 흐른 2021년 9월 PS5 플랫폼에는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이 출시된 바 있다.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은 기존 데스 스트랜딩 출시 빌드보다 더 많은 종류의 장비들과 새로운 지역의 추가, 각 지역의 스토리, 일부 맵 디자인 변화 등 컨텐츠적인 측면에서의 확장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 본 작품은 포터 일을 하는 주인공 샘 브리지스와 그의 여정, 그리고 작품의 배경인 미래의 단절된 미국의 연결 등을 연출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에서 실시간 동기화 된 온라인 플레이를 즐길 순 없지만 다른 플레이어들과 비동기 온라인 기능을 통해 도움을 주고받으며 코지마 히데오 디렉터가 강조하는 연결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지난해 PS5 플랫폼을 통해 출시되었던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은 505 게임즈에 의해 30일 PC 스팀 플랫폼에 출시된다. 제품 패키지판은 판매되지 않으며 디렉터스 컷 디지털 버전만 판매될 계획이다.

 

 

 

■ 절망적인 미래에서

 

미래를 배경으로 삼아 지금보다 훨씬 진일보한 기술력을 보여주는 데스 스트랜딩의 무대는 사실 꽤나 절망적인 상황에 빠져 있다. 게임의 주된 배경인 미국조차도 데스 스트랜딩이라 알려진 초자연적 사건으로 인해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문이 열리고, 단순히 세계가 겹칠 뿐만 아니라 통칭 BT라는 육안으로 식별 불가능한 사후 세계의 존재들이 세계에 큰 위협을 가져오면서 점차 일부 집단 이외의 생존자들이 거주지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 상황에 이른다. 단순히 생존을 위해서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거나 시체가 BT와 접촉했을 때 일대에 대폭발을 불러일으키는 보이드 아웃 현상을 유발하니 사람들은 더욱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여기에 타임폴이라는 비와 눈이 수시로 내리붓는데, 타임폴은 맞은 물체의 시간을 빠르게 가속하면서 화물의 경우 상태를 나쁘게 만들고 동물이나 인간은 급격하게 늙게 만들 정도로 치명적인지라 위험을 무릅쓰고 나오려면 보통의 사건이나 각오가 있지 않고서야 어려운 셈이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단절된 미국은 주인공 샘 브리지스와 같은 포터들이 목숨을 걸고 화물을 배송하는 업무를 도맡으며 겨우겨우 연명하고 있다. 브릿지 베이비, 줄여서 BB라고 부르는 용기 속 아기를 자신과 연결해 BT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포터들조차도 위험한 업무지만 샘은 특별한 존재인지라 다른 이들에게 전설적인 배달부로 알려져있다.

 

 

 

주인공인 샘은 죽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인데, 그러한 그 역시 죽음을 맞이하면 해당 일대에 거대한 보이드 아웃을 발생시키니 플레이어는 전투를 크게 어필하고 있지 않은 이 작품 내에서 상시 주의하며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된다. 심지어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시체가 BT와 접촉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보이드 아웃 직행이기 때문에 샘을 공격해오는 인간형 적들을 살상무기로 처리하는 것도 최대한 피해야 하는데 적들은 그런 사정을 모르기라도 하는지 계속해서 샘을 위협해온다. 적들을 살해했을 경우 소각로에 넣지 않으면 보이드 아웃이 발생하니 만약 살상무기를 사용했다면 좀 고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샘은 불량품이라며 처분될 뻔한 BB와 함께 브리지스 기관이나 프래자일을 돕기 시작하면서 동부에서 서부를 향한 연결을 진행하게 된다. 게임은 데스 스트랜딩 사태로 인해 단절된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 그래도 나름대로 괜찮은 거처에서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부 등장인물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일종의 벙커 안에서 지내고 있는 이들이 많으며 상비약도 매번 포터에게 부탁해 지급받아야 연명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 물론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샘을 비롯해 각지의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시설을 미국 전역에 깔면서 서로를 돕는 훈훈한 광경을 보다 보면 배달 업무도 상당히 편리해지지만.

 

 

 

■ 주요 컨텐츠는 배송

 

데스 스트랜딩의 핵심 컨텐츠는 배송과 연결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보면 배송이 전부지만 전투도 심심찮게 벌어지는데다 스토리 진행 도중 전투를 치르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부가적으로 전투까지 손에 꼽을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샘 브리지스는 다양한 물건부터 시작해 사람, 심지어 시신까지 옮기게 되며 외골격으로 인해 상당히 많은 양의 물건을 배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키의 두 배 이상을 짊어지고도 어깨와 다리 부근에 더 많은 화물을 장착해 200kg 이상을 옮길 수 있다.

 

다만 무게가 늘어날수록, 그리고 그 늘어난 화물들이 정리되지 않을수록 샘은 휘청거린다. 쓰러지면 화물도 상하고 심하면 잃어버릴 가능성까지 존재해 가능하면 쓰러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메인 스토리에 꼭 필요한 배송 외에도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에 새로 추가된 로봇이나 장치, 그리고 무기 등을 얻기 위해 임무를 수행하다보면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샘을 보게 된다. 차량을 얻은 이후로는 한결 수월하게 많은 화물을 옮길 수 있게 되지만 험지에는 차가 들어갈 수 없으니 사실상 걷는 시간이 상당하다.

 


BT에게 붙잡히면 이런 꼴을 보게 된다.

 

그래도 샘의 등을 한결 편하게 해줄 가젯들은 많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차 외에도 오토바이에 화물을 싣거나 플로팅 캐리어에 화물을 적재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하며 플로팅 캐리어의 경우 집라인을 이용한 이동에도 동반할 수 있어 상당히 자주 활용되는 장비다. 카이랄 결정이라는 자원을 계속 소모하기는 하더라도 굉장히 효율이 좋은 편이니 너무 중심을 잡기 힘들다고 느껴질 때는 화물을 플로팅 캐리어에 싣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송 도중 물건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게임의 컨텐츠 중 비동기 온라인 플레이를 이용하고 있다면 다른 플레이어들의 분실물을 찾아서 배송해주거나, 자신의 물건을 다른 플레이어가 발견할 수도 있다. 또, 자신의 화면 내에서는 NPC를 제외한 플레이어를 직접 확인할 수 없더라도 온라인 기능을 켜두고 있다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적재적소에 배치한 다리나 등반용 앵커, 그리고 물건 보관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도 코지마 히데오 PD가 이야기하는 플레이어끼리의 연결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

 

 

 

■ 플레이 자체는 호불호

 

개인적으로는 데스 스트랜딩을 상당히 인상적으로 플레이했기 때문에 좋은 이야기들을 하게 되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가 전투 비중보다는 배송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계속해서 서쪽으로 배송을 해나가는 여정을 따라가며 지루함을 느끼는 플레이어도 있을 수 있다. 게임의 상당 시간을 샘의 무게중심 잡기에 쏟다 보니 더욱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으리라.

 

하지만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이 자신의 취향에 맞다면 상당히 좋은 플레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 생각한다. 초기부터 적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얻을 수 있는 퀘스트도 등장했고, 다양한 아이템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결 수월하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디렉터스 컷의 강점이라 볼 수 있다. 게임의 스토리 연출이나 풍경, 적절한 시기에 터져 나오는 삽입곡, 뛰어난 그래픽 등은 플레이어에게 상당한 몰입감과 짙은 인상을 남기는 요소들이다.

 


아무 장면이나 찍으면 예술적인 한 컷을 만들 수 있다.

 

PC 버전은 PC 버전 나름대로 괜찮은 키보드 및 마우스 조작 방식을 제공한다. 이동이라면 정해진 룰이라 해도 좋을 W, A, S, D나 달리기의 Shift, 점프와 오르기에 쓰이는 스페이스 바 등 상당히 직관적인 키 배열을 가지고 있어 평소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나침반 모드에서 BB 달래기가 가능한 모드로 진입하는 버튼이 G+2라서 좀 헷갈릴 순 있지만 그 외는 굉장히 익히기 쉬운 키 배치를 보여준다. 특히 중심잡기는 항상 시야를 조작하기 위해 쥐고 있는 마우스의 좌우클릭을 활용해 손쉽게 샘의 무게중심을 조종할 수 있다.

 

물론 원한다면 게임패드를 이용해서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완벽지원을 내세우고 있는만큼 사용하는 게임패드가 있다면 PC에 물려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PS5의 듀얼센스에서 느낄 수 있는 플레이 감각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느낄 수 있는 편리함도 제법 괜찮았다고 할 수 있겠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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