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와 파쿠르의 재미 보장, '다잉라이트2 스테이 휴먼'

스토리는 조금 아쉬워
2022년 02월 17일 14시 19분 57초

지난 4일 디지털터치가 테크랜드와 협력하여 출시한 좀비 액션 서바이벌 게임 '다잉라이트2 스테이 휴먼'은 PS4, PS5, PC 스팀 플랫폼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다잉라이트2 스테이 휴먼은 다잉라이트의 속편으로, 1편에서 15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란 시에서 벌어졌던 감염 사태가 전세계 규모로 번지고, 단 2년 사이에 세계 인구의 98%가 감염되어버린다. 이후 하란 시처럼 격리가 된 덕에 그나마 살아남은 인구들이 모인 인류 최후의 도시 빌레도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플레이어는 인류 98%가 감염된 세상에서 떠돌며 일을 도맡는 존재인 순례자 에이든이 되어 생이별한 여동생 미아를 찾기 위해 향한 빌레도르에서 다양한 사람이나 세력과 마주하고 그들과의 관계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다.

 

이번 리뷰는 PS5 버전을 기준으로 엔딩까지의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하여 작성되었다.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다잉라이트 1편의 하란 시 사태 이후 인류는 한 번 바이러스를 해결할 백신을 만들고 이를 극복하는 것에 성공한다. 거기서 그쳤으면 참 좋았을 터인데, 안타깝게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곧 야욕으로 계속된 바이러스 실험의 결과 인류 98%가 감염자로 변이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참으로 공교롭게도 빌레도르라는 도시는 하란 시처럼 봉쇄되어 있었기에 이런 초유의 감염 사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비록 감염자들로 들끓는 것은 빌레도르 역시 마찬가지이나 살아남은 빌레도르의 거주민들은 하란 시의 생존자들처럼 세력을 형성하고 UV 라이트를 위시한 생존 구역을 지켜나가고 있었다.

 

주인공인 에이든은 이렇게 멸망해버린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을 하고 감염자들로 인해 비어버린 집에서 물자를 습득하는 자들인 순례자로 전작에서도 등장한 스파이크와 함께 빌레도르로 향한다. 도중에 전작 주인공인 크레인이 언급된다거나, 스파이크는 빌레도르로 향하지 않고 다른 길로 떠나게 되지만 전작과의 연결성을 위해 그가 등장하고 나름대로 이스터에그라 볼 수 있는 장면도 넣어두며 다잉라이트2 스테이 휴먼의 막이 열린다. 스파이크와 함께 빌레도르 외곽에서 돌아다니며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을 익히고 나면 그의 연락책과 만나 본격적으로 빌레도르에 향하게 된다.

 

 

 

그러나 빌레도르로 들어가는 도중 일어난 사건과 숙적과의 만남 등을 거치며 정상이 아닌 상태로 빌레도르의 바자 지역에 돌입한 에이든은 교수형을 당할 위기에 처하는데, 이런 도입부부터 인류의 98%가 절멸한 이후 살아남은 이들의 판단과 광기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초반부부터 중반부까지의 스토리는 다잉라이트 시리즈의 세계가 처한 상황을 잘 담아냈고 스토리의 흐름도 좋은 편이다. 다만 중반부부터 중요 인물인 라완이 등장하는 시점에는 스토리의 흐름이 어째 좀 묘하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스토리에서 주인공이 드러나기보다는 주변 인물인 라완이 더 주인공에 가깝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녀의 스토리 서사는 다잉라이트2의 중요한 파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진행 도중 얻게 되는 트로피인 '주변인'이라는 말이 오히려 에이든에게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각각의 등장인물과 그들이 내어주는 퀘스트, 그리고 중요한 선택지들에 따라 누군가는 죽고 살게 되거나 스토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제대로 끼친다는 점에서 선택지가 의미없지 않아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 전투와 파쿠르 맛집

 

다잉라이트2 스테이 휴먼의 스토리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요소가 존재하나 전투 및 파쿠르라는 게임의 핵심 정체성 부분에서는 맛집의 위용을 자랑한다. 처음 플레이하면 조심조심 전투에 임하고 파쿠르도 살살 몸을 사리며 하기 마련이지만 게임에 익숙해져가면서 점점 스스로 나서 바이럴과 특수한 변이자들을 처리하기 위해 무기를 휘두르고 파쿠르도 속도감과 스릴을 즐기며 거침없이 지붕과 지붕 사이를 건너 뛰어넘고 높은 빌딩을 좁은 발판만 의지한 채 오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전투에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무기의 내구도가 존재하며 다양한 강화용 파츠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장비들을 보다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특정 장식을 획득하면 좋아하는 무기를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도 존재하고, 속성 공격을 가해 보다 효율적으로 변이자들이나 적대적인 인간과의 전투에서 보다 수월한 전개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일종의 레벨 스케일링이 존재해서 초기 지역에서도 플레이어의 레벨이 오르면 변이자들의 레벨도 함께 상승한다.

 

 

 

게임 초기에는 에이든의 상태가 악화되어 체력과 스태미너 모두 떨어진 상태에서 시작해 전투에서도 금방 위기를 겪고 파쿠르도 일정 이상의 스태미너가 부족하면 원활하게 수행하기 어려운 구간들이 존재하나 도시 곳곳에 숨겨진 억제제를 찾으면서 스태미너나 체력에 투자하면 점점 재미를 더해간다. 물론 메인 스토리 위주로 플레이한다면 두 가지 스테이터스가 최대치를 찍지는 못하겠지만 각종 컨텐츠들을 즐기면서 억제제 파밍을 우선한다면 상당히 넉넉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전투와 파쿠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플레이어가 가동할 수 있는 주요 시설들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메인 스토리를 따라간다면 몇 개의 활성화 가능한 시설물이 존재한다. 이 시설물은 바자나 나이트러너와 같은 자유인 세력이나 규율을 중시하는 피스키퍼 세력 중 하나에 양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각 세력에 시설을 양도할 때마다 단계별로 혜택을 얻을 수 있는데, 자유인 세력은 주로 파쿠르가 편리해지는 혜택이 주어지며 피스키퍼 세력은 전투에 관련된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피스키퍼의 혜택 중 핵심은 도중에 얻을 수 있는 석궁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주요 플레이 스타일을 잘 생각해서 게임을 진행하기에 수월한 쪽으로 세력 투자를 해주면 게임 진행이 수월해진다.

 

 

 

■ 분위기는 여전히 살아있다

 

다잉라이트 시리즈는 파쿠르와 더불어 낮과 밤의 분위기가 전혀 다른 게임 수준으로 달라지는 것이 인상적인 게임이었다. 그런 분위기는 속편인 이번 다잉라이트2 스테이 휴먼에도 여전히 살아있다. 밤이 되면 분위기가 급변하고, 밤이 아닌 낮에 다크존에 진입할 때의 긴장감도 상당하다. 전작에도 반드시 밤에만 수행해야 하는 메인퀘스트가 하나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정도로 긴장감이 크지는 않지만 조심스레 진행해야 하는 다크존 관련 메인 퀘스트들이 존재해 적절한 긴장감과 공포를 선사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대화를 휙휙 넘기는 타입의 게이머들이 있는데, 다잉라이트2 스테이 휴먼의 경우는 대화나 선택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이후 스토리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기도 하고 암호에 대한 힌트 등이 주어지기도 하는 등 대화를 가벼이 여길 수 없다. 한편 번역이 다소 애매한 부분이나 번역 과정에서 누락된 내용도 일부 존재한다. 거기에 주변 대사들의 경우는 자막이 출력되지 않기에 영어 청해가 힘들다면 게임의 재미가 약간 줄어들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또, 동일한 인카운터가 자주 발생하는 느낌인지라 이런 부분은 좀 아쉬움을 남겼다.

 

 

 

전투의 경우는 재미있다고 했지만 적응이 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적과의 거리감이다. 특정 보스와 펼치는 전투의 경우나 군이라는 덩치 큰 변이체 등이 휘두르는 공격은 분명히 무기로부터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도 피격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거기에 약간 버그들이 남아있는데, 최종전에서 사망할 경우 보스가 첫 전투를 벌였던 단상으로 오지 않아 직접 찾아가야 하며, 때때로 아예 오브젝트 안에 보스가 끼어있어서 이쪽은 공격하지 못하는데 보스는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경우가 있어 클라이막스가 아쉬웠다.

 

한편 스토리 컷신이 나올 때마다 플래시를 꺼버리는데, 잘 보이던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지니 다소 눈이 피로한 부분이 있었다. 엔딩에 그간 플레이를 하면서 내린 결정들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영상이 아니라 글자로 떼워버리기에 아쉬움이 배가 된다. 전반적으로 전투와 게임의 분위기, 그리고 파쿠르처럼 핵심이 되는 요소는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그 외 요소들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던 신작.​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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