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계와의 사투, 오픈월드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서부로 옮겨간 무대
2022년 02월 14일 17시 35분 27초

오는 18일 정식으로 출시되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PS5, PS4 소프트웨어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호라이즌 제로 던의 후속작으로 전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거대한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지켜냈던 에일로이는 이번 작품에서 새롭고 신비로운 위협이 도사리는 웅장하고 위험한 서부 금역을 탐험하게 된다.

 

호라이즌 시리즈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태어난 에일로이란 여성이 세계를 탐험하며 인류와 세상을 위협으로 몰아가는 존재들과 맞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서부 금역이라는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게 되어 더 다양하고 거대하며 웅장함을 자랑하는 기계들과 싸움을 벌일 수 있다. 여기에 무대가 서부로 옮겨지며 새로운 부족들이 등장해 그들과 에일로이의 만남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해볼 수 있다.

 

게임샷은 리뷰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중요한 스포일러가 될만한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한 내용과 스크린샷을 활용해 조금 일찍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 금지된 땅. 서부로

 

전작인 호라이즌 제로 던에서 한 번의 큰 위기를 막아낸 에일로이는 이제 작중에서 구원자 취급을 받을 정도로 인정받은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인류를 향한 위기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대지가 죽어가고 있다. 붉게 물든 생물들이나 맹렬한 폭풍, 막아낼 수 없는 수준의 병충해가 산산이 흩어져 부족 사회를 이루는 인류의 잔존 세력을 유린하며 점점 그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부족들의 접경지에는 위험하고 새로운 모습의 기계들이 도사리며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가운데 생명체들이 다시 멸종을 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에일로이만은 종말의 위협을 알아채고 이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며 세상에 질서와 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여정을 진행하며 플레이어는 에일로이의 옛 동료들이나 새롭고 호전적인 부족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고대인의 유산에 감추인 수수께끼를 풀어내야만 한다. 도무지 이길 것 같지 않은 새로운 적들과 마주치기도 한다고 소개되는 등 서부에서의 모험은 전작의 팬들에게 기다리기 힘든 두근거림을 감추고 있다. 당연히 새로운 기계들이 나온 이상 그들과의 전투와 새로운 탑승 가능한 기계들이 늘어난다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

 

게임의 극초반부에서 플레이어는 전작의 에일로이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을 대거 만날 수 있다. 선택에 따라 이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등장인물과는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대화에 따라 호라이즌 제로 던이나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세계관과 설정들을 좀 더 깊게 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이전과 마찬가지로 맵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발견한 음성이나 메시지들을 읽어보면 고대인 멸망 이전의 모습도 조금씩 엿볼 수 있는 등 인류의 과거와 호라이즌 시리즈 시점에서의 이야기를 깊이 아는 맛이 있다.

 


 

 

 

■ 전투의 박진감 여전

 

전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크게 흠 잡을 부분이 없다. 전작이 신선한 즐거움을 줬다면 이번에는 이를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플레이어에게 선보인다는 느낌을 줬다. 에일로이는 활을 사용해 멀리 떨어진 기계나 적대적인 인간들과 전투를 펼치는데, 비교적 안전하게 원거리의 적을 활로 하나하나 처리하거나 근접해서 좀 더 위험하지만 화려한 볼거리와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창을 휘두르는 것이 가능하다. 기본 장비인 만능 장비 사냥꾼의 활 계열 외에도 함정으로 활용하는 캐스터나 회전하는 디스크를 발사하는 장갑, 좀 더 정밀한 조작을 요하는 활 등 다양한 무기들이 등장하며 상황과 적의 속성에 맞추어 활용하면 한결 수월하게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조금 아쉬웠던 건 다른 무기와 방어구들이 수시로 바뀌어가는 와중에 창은 용사의 창 하나로 엔딩까지 고정이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에일로이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기계들을 강제전환 시켜서 자신이 탑승하는 플레이도 건재하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 몇 가지 기계에 대응한 강제전환이 가능하며, 이외에도 가마솥을 탐험하거나 재료를 모아와서 새로운 강제전환 대상을 늘려나갈 수 있다. 기계에 탑승해서 전투를 벌일 수도 있지만 다수의 적과 싸우는 일이 많은 호라이즌 시리즈의 특성상 강제전환한 기계가 쓰러져버리면 동료와 달리 자동으로 부활하지 않으므로 수시로 활용할 생각이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햅틱 피드백과 트리거 반응을 적절히 적용시켜 플레이어로 햐여금 즐거운 플레이 경험을 얻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반응형 트리거의 경우 문을 강제로 열거나 상자를 따는 동작 등에서 특히 실감나는 느낌을 손가락에 전달해준다. 물론 전투에서도 마찬가지다. 강공을 넣을 때, 일반적으로 창을 휘두르거나 활을 쏠 때 트리거에 걸친 손가락에서 전달되는 현장감은 훌륭하다. 여기에 시너지를 얻어 전투의 박력과 타격감도 좀 더 후련하다. 인간보다 재질적으로 강력한 기계들이 에일로이의 화살과 창에 맞을 때마다 부품이 떨어져나가고, 함정을 사용해 거대한 기계들을 쓰러뜨렸을 때의 쾌감은 상당하다.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라도 특정 약점들을 맞춰 부품을 떨어뜨릴 필요도 있는데 보통 난이도의 경우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강화 가능한 단계까지만 올리면 최종보스까지 무난히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일로이는 장비 외에도 레벨이 오를 때나 퀘스트 성공으로 스킬 포인트를 얻는다. 사냥꾼, 전사 등 특화된 역할에 맞추어 트리가 준비된 스킬들을 자유롭게 찍어서 보다 자신의 플레이를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 몇 가지 사이드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메인 퀘스트에 집중했는데도 레벨 30에 다수의 트리를 거의 최종단계까지 찍는 것은 가능했다. 아마 꼼꼼히 플레이하면 더 많은 스킬을 사용해 게임을 편하게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에일로이도 머리를 바꿀 권리를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플레이하면서 퀄리티에 놀라고, 클리어하면 나름의 감동과 트릴로지로 구성된 속편 예고를 보며 기대감을 키우게 만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이미 전작에서도 기술적인 성공에 대해서는 이견을 말할 자가 거의 없었던 가운데 이번 작품 역시 현세대 콘솔의 성능을 한껏 끌어올려 만들어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게임의 그래픽에 큰 관심이 없는 본 기자의 가족조차도 지나가면서 풍경이 매우 예쁘다거나 등장인물들이 정말 사람같다는 말을 할 정도로 그래픽적인 부분은 거의 손색이 없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가 튀기는 등 물과 관련된 효과들은 아직 다소 어색함이 남아있고, 아주 가끔이지만 너무 빨리 맵을 이동하다 보면 로딩을 위해 잠깐 화면이 깜빡이거나 맵 오브젝트 일부가 조금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또, 광원의 문제인지 대화 컷신 등에서 화면 테두리에 사각형으로 빛이 나올 때가 있는데 이게 가끔 거슬리는 면이 있다. 또한 게임을 플레이하며 딱 한 번 특정 시체를 조사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봐도 상호작용 버튼이 나오지 않아 체크포인트로 돌아갈 필요가 있었으며 작업대의 경우 상단 위치바에 unknown workbench라고 영칭이 그대로 출력되는 부분이 있다. 또, 화살로 수중에 있는 버로워를 공격했을 때 상단에 부숴진 다리 등 올라설 곳이 있다면 버로워가 갑자기 위로 이동되는 소소한 버그도 본 적이 있었다.

 

 

 

전투는 말할 것도 없이 즐거웠으며 스토리도 다음 작품이 남아있어 완결이 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이번에 벌어진 사건들의 결말은 지어져 클리어했을 때 후련함이 느껴진다. 스토리 도중 특정 파트에서는 사실상 레벨의 권장에 따라 진행하는 편이 좋지만 원한다면 마음대로 순서를 정하는 것도 가능하며, 느긋하게 즐겼다면 서브퀘스트나 유적, 가마솥 등을 차분히 둘러보면서 게임을 구석구석 즐겼을 것 같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에일로이의 헤어스타일 변경 자유도 정도는 보장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전작부터 있었는데 이번에도 찾아보기로는 헤어스타일 변경 시스템은 없는 것 같다. 생각보다 다양한 형태의 방어구 형상들이 적용되어 있었기에 이에 맞추어 에일로이의 헤어 커스터마이즈 기능 정도는 풀어줘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스토리 면에서는 생각보다 초기에 붉게 죽어가는 대지의 저주에 대해 소개해주는 것만큼 이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느낌은 그다지 받지 않았다. 가끔 소규모의 오염된 지역이 있어 이 지역을 밟고 다니면 체력이 계속해서 깎이는 상태가 벌어지기는 하지만 데스스트랜딩의 BT 지대처럼 광범위한 넓이도 아닌만큼 슬쩍 오염 지역에서 빠져나와 활동하면 된다. 뭣하면 그냥 밟고 목적지까지 직행해도 그리 치명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는 정도라 게임 플레이에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뭐, 스토리상으로는 에일로이가 서부의 금역으로 향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기대만큼의 큰 존재감은 아니었다.

 

전작을 좋아했다면 이번 작품 역시 좋아할 것이며 PS5를 보유한 게이머라면 한 번 즈음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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