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풍 어드벤처 게임,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NS)

전작으로부터 10년 후의 이야기
2021년 12월 30일 22시 56분 30초

게임피아는 맥스소프트와 협력하여 레볼루션 소프트웨어에서 개발한 어드벤처 게임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 PS5, 닌텐도 스위치 패키지 제품을 지난 17일 국내 정식 발매했다.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는 한국어 자막을 공식으로 지원한다.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는 전설적인 코믹 아티스트 데이브 기본스가 그린 코믹스풍 세계관 속에서 펼쳐지는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여러 퍼즐들을 풀어나가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로버트 포스터가 되어 잔혹한 폭력 사태 중 납치당한 한 아이를 찾기 위해 참혹한 전쟁과 정치적 재앙이 훑고 지나간 지구에서 몇 안 되는 거대도시 유니온 시티에 다다르게 된다. 자비로운 인공지능이 다스리는 유토피아 유니온 시티는 시민들이 세심한 안드로이드의 보살핌 속에서 훌륭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로버트는 도시의 이면에 도사리는 어두운 진실을 알아가게 되며 진정한 모험이 시작된다.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는 1994년 출시된 비니스 어 스틸 스카이의 후속작이다. 전작은 PC의 스팀을 통해 구매할 수 있지만 한국어 지원은 하지 않는다.

 

 

 

■ 10년 후의 이야기

 

서두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는 1994년 출시된 작품의 후속작이다. 실제 시간으로는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게임 내에서는 전작 비니스 어 스틸 스카이의 이야기로부터 10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 본편이 시작되기 이전의 이야기들을 미국 특유의 코믹스 형식으로 감상하고 시작한다. 이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흥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미국의 코믹스 스타일 그 자체이기 때문에 코믹스임에도 텍스트가 제법 빽빽한 편이다.

 

시작에 앞서 게임의 주요 무대가 될 유니온 시티나 이를 지배하는 조이의 유래, 로버트 포스터가 왜 유니온 시티로 향했고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를 간략하게 추려서 소개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그냥 넘겨버리면 본편에서 스토리 전개를 따라갈 때 조금 어리둥절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왜 로버트가 유니온 시티에서 무언가를 추적하고 있는지, 위혐을 감당하려 하는지에 대해서 감을 잡기가 어려우니 조금 길더라도 도입부의 코믹스 연출에서 보여주는 스토리는 빼놓지 않고 읽도록 하자.

 

프롤로그의 스토리가 아니더라도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를 플레이하면서 플레이어는 텍스트 읽기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이니 작중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대화 사이에 단서가 있고, 여러 대화 선택지를 골라가면서 단서를 찾아내 다음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내는 것이 이 장르의 주된 재미 중 하나이기 때문.

 


 

 

 

■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간단함

 

게임 플레이 방식이 상당히 간단하다. 주인공 로버트 포스터를 조작해 직접 움직이면서 주변에 있는 안드로이드나 인간, 동물 등과 대화를 비롯한 상호작용을 취하거나 기계를 조작하는 등 다양한 액션을 취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알아야 하는 조작 방식이 단순해 누구나 쉽게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부분이 강점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도입부에서 만화로 표현된 인트로를 감상하고 곧바로 간단한 대화 및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유니온 시티로 향하게 된다.

 

함께하던 아이를 납치당한 로버트 포스터는 기이한 형태의 차량을 추적하던 도중 시체와 이를 뒤지던 소녀를 발견하고, 이 시체나 주변의 물건 혹은 가진 물건을 통해서 길을 열어야 한다. 매번 정해진 장소 안에서 대화와 상호작용, 탐색을 통해 아이템과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대화나 상호작용을 하면서 다음 장소로 넘어가는 것이 주를 이룬다. 때때로 이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캐릭터의 행동이나 상황을 지켜보다가 그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스토리 진행을 위한 대화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화 상호작용은 플레이어가 화제를 선택하는 방식인데, 동일한 선택지를 고르더라도 대화의 내용이 다른 경우가 존재한다. 때문에 게임의 모든 텍스트를 놓치고 싶지 않은 타입의 게이머라면 꽤 꼼꼼하게 대화 선택지들을 짚어나가야만 할 것이다. 단순히 대상의 대답이 조금 다른 것부터 직전의 대화와 내용이 다른 것까지 여러 대화문을 읽을 수 있을 것이며 일부에서는 게임 속 정보에 대해 알 수 있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유니온 시티에 입성하는 단계 부근에서부턴 툴을 사용해 각종 시스템을 해킹하며 작동원리를 변경, 진행할 수 있어 이 기능을 꾸준히 활용하게 된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갈 수 없는 장소에 간다거나, 수도를 틀면 비데의 물이 분출되는 등 색다른 방식으로 여러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플레이어는 순발력을 발휘하거나 복잡한 방식의 조작을 배울 필요가 그다지 없어서 침착하게 시간만 들이며 조금 머리를 쓰면 쭉쭉 게임의 진도를 뺄 수 있다.

 


 

 

 

■ 90년대풍 어드벤처, 그리고 앵무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의 그래픽은 카툰풍으로 실사보다는 서두에서 플레이어에게 보여주는 만화로부터 캐릭터들이 뛰쳐나왔다는 느낌을 준다. 전반적으로 게임은 90년대의 어드벤처 장르 출시작들과 비슷한 감성으로 진행되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행동을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들이 취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오브젝트에 한없이 비벼대는 상황도 드물게나마 발생한다. 아마 90년대풍 어드벤처 게임을 찾고 있다면 비욘드 어 스틸 스카이의 플레이 스타일에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초반부 카툰풍 인트로 연출이나 사이버펑크 및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세계관, 첨단 AI에 의해 관리되는 유토피아 유니온 시티같은 요소들보다도 시도때도 없이 등장해 초반부 진행을 방해하는 앵무들이었다. 가장 처음 조작이 가능해지는 시점인 시체 부근은 앵무 때문에 조사나 지나갈 수 없는 상태고, 유니온 시티를 들어가기 전에도 앵무의 방해를 받으며 유니온 시티에 입성한 후에도 앵무로 인한 방해를 처리하지 않으면 수행할 수 없는 행동이 존재하는 등 초반부에 깊은 인상을 남긴 앵무들이 눈길을 끌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나 사이버펑크풍의 세계관이 아주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전형적으로 느껴지며, 스토리 역시 90년대풍의 어드벤처 게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게임성만큼이나 그 시절의 감성과 비슷해 지금의 게이머들이 흥미진진함을 느끼기가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 고전적 감성의 어드벤처 장르 게임을 즐겨보고 싶다면 해볼 수 있을만한 게임이나 플레이타임이 아주 길지는 않다는 점에 유의.

 


그건 잔상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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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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