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확장된 컨텐츠, 연결 느낄 수 있는 '데스스트랜딩 디렉터스컷'

다시 배송은 시작된다
2021년 09월 23일 21시 09분 45초

외출과 모임이 상대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코로나 시대에 진입하고 꽤 시간이 흘렀다. 이전만큼 밖으로 나돌지 못하는 동안 약속이 쌓이고 모임이 밀렸음에도 우리는 네트워크를 통해 친구나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거나 함께 게임을 즐기는 등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임 크리에이터 코지마 히데오가 독립하고 선보였던 데스 스트랜딩도 단절된 세상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다시 일어선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플레이어 사이의 간접적인 연결을 강조했다.

 

데스 스트랜딩이 출시되던 지난 2019년 11월은 코로나 사태가 이렇게까지 심각성을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심화되는 상황에 비례해 제약이 더해지며 나름의 단절을 겪은 우리들에게 24일 출시될 PS5 버전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의 컨텐츠와 스토리가 이전보다 더 와닿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에서는 기존 출시 빌드보다 더 많은 종류의 장비들이나 새로운 지역의 추가와 해당 지역의 스토리, 그리고 일부 맵 디자인의 변화 등 컨텐츠적인 측면에서의 확장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샷은 디렉터스 컷 출시 이전에 미리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리뷰를 작성했다. 디렉터스 컷 출시를 기해 새롭게 플레이할 게이머를 고려,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하기 위해 스토리 관련 노출은 줄이도록 노력했다. 한편, 데스 스트랜딩은 다른 플레이어와의 연결을 강조하는 게임인만큼 인터넷 연결 및 PSN 등록으로 온라인 플레이를 권장한다.

 

 

 

■ 단절된 세계를 연결하다

 

데스 스트랜딩은 미래에 타이틀과 동일하게 '데스 스트랜딩'이라 알려진 초자연적 사건으로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문이 열린 이후의 일을 다룬다. 단순히 세계가 겹친 것이 아니라 BT라고 불리는 육안으로 식별 불가능한 사후 세계의 존재들이 세계에 큰 위협이 되면서 점차 일부 집단을 제외하면 거주지역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 상황에 치닫는다.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거나 시체가 BT와 접촉해 일대에 대폭발을 불러일으키는 보이드 아웃 현상을 유발하니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심지어 타임폴이라는 비와 눈은 맞은 물체의 시간을 가속화해 화물은 상태를 나쁘게 만들고 인간은 늙게 만드니 야외는 위험이 도사리는 장소 그 자체다.

 

작중의 무대인 미국의 상황은 풍전등화와 마찬가지로, 주인공 샘 브리지스와 같은 포터들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배송 업무를 도맡으면서 사람들이 연명하고 있다. 브릿지 베이비(BB)라는 용기 속 아기를 자신과 연결해 BT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포터들 중에서도 샘은 남다른 존재이며 시작할 때부터 전설의 배달부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이들과 달리 죽음을 맞이해도 다시 살아돌아온다는 특징을 가진 그도 한 번 죽었을 때 일대에 보이드 아웃을 유발한다는 점은 마찬가지니 플레이어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다 죽임을 당하면 해당 지역 주변으로 보이드 아웃이 발생해 아주 오랜 시간 지대가 복구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샘 역시 위협해오는 적들을 살해했을 경우 멀리 떨어진 소각로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보이드 아웃 테러가 발생하면서 게임오버가 된다.

 


배우들의 얼굴을 모델링에 반영

 


 

 

 

샘은 BB와 함께 브리지스 기관이나 프래자일을 도우면서 서부를 향해 '연결'을 이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단절된 세상을 표현해 넓은 세상을 돌아다닐 때 다른 NPC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고독하고 묵묵하게 모두의 요청을 수행하기 위해 배송물품을 옮기는 것이 전반적인 게임의 흐름이다. 탁 트인 전망의 광활한 지역을 누비다보면 이 넓은 세상에 혼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NPC 포터들을 만나거나 통신으로만 이야기하던 상대가 직접 나타나면 제법 반가운 기분이 들기도. 아, 하지만 적대적 집단인 뮬이나 테러리스트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장비가 갖춰진 후에는 자원을 탈취하기 위해 그들의 캠프를 급습하는 일도 있다.

 

비동기 멀티플레이를 통해서도 게임이 강조하고 있는 연결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샘이 브리지스의 부탁으로 미국을 다시 하나로 연결하는 여정을 진행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일견 외로운 여정으로 보이는 이 상황에서도 시선을 돌리면 같은 세션을 공유하는 다른 플레이어들이 세운 구조물들이나 마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른 플레이어의 구조물을 이용하거나 특정 아이템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연결을 활성화해야만 한다.

 


 


외침에 응답하는 이는 없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플레이어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NPC들이 세운 일부 구조물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배치한 구조물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그들이나 NPC들이 분실한 배송품들도 발견된다. 이동하기 불편하고 위험한 장소에 적절하게 놓인 다른 플레이어의 구조물을 발견했을 때, 막막한 거리의 배송을 시작했을 때 바로 옆으로 시선을 돌리니 보인 집라인, 만신창이인 샘과 탈것을 고쳐야 하는데 플레이어가 만든 세이프 하우스를 발견했을 때 등 적재적소에서 다른 플레이어와의 연결을 느낄 수 있다.

 

 

 

■ 다양한 아이템과 배송

 

인트로에서부터 배송 업무를 하던 샘은 다고 있던 바이크를 잃어버리고 걸어서 배송을 마무리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걷는 것뿐이고 옮길 수 있는 양도 제한적이나 이후 게임을 진행하며 점점 다양한 아이템들을 손에 넣으면서 샘의 배송도 다양한 방식을 취할 수 있다. 더욱, 디렉터스 컷에서는 새로운 도구들도 추가되었으므로 기존보다 더 선택지가 늘어나는 셈이다. 플레이어가 수주할 수 있는 배송들은 꽤 다양하다. 단순한 짐을 배송하는 것부터 민감해서 균형을 유지하지 않으면 폭발한다거나, 파손되기 쉬운 물건을 안전하게 배송하는 일, 인간이나 시체를 옮기는 일, 피자의 모양이 망가지거나 식기 전에 배송하는 일, 적들의 거점이나 BT 지역에서 특정 물건을 회수하기 등이 샘 지명 의뢰나 일반 의뢰로 제시된다.

 

이런 의뢰를 수주하면서 특정 지역에 홀로 쉘터를 구축하고 사는 프레퍼나 브리지스 및 다른 집단의 호감도를 쌓아 다양한 아이템의 설계도를 얻어 제작 가능한 물품에 추가하면 자원이 있다는 전제 하에 계속해서 필요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소재들도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차차 추가로 해금되며 길가에 널부러진 소재나 캠프에서 탈취한 소재, 거점에 축적된 소재를 적절히 모아 국도 재건 등에 이용할 수도 있다. 물론 자원 화물을 챙겨올 때도 샘이 챙겨서 와야 하니 무게나 적재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차에 화물을 싣거나

 


플로팅 캐리어에 화물을 적재하고 집라인에 탈 수도 있다.

 

도구는 샘의 신체적 능력을 보조해줄 스켈레톤 계열과 화물을 적재하고 험지도 주행할 수 있는 탈것 몇 종류, 그리고 등산용 앵커나 사다리 같은 소모성 도구 및 총기 등을 꼽을 수 있다. 힘을 더해주는 장갑이나 원거리에서 물건을 당길 수 있는 콜라보 퀘스트 보상 장갑과 수시로 내구도를 보면서 갈아신어야 하는 신발 등 정말 다양한 아이템들이 존재한다. 크레바스 지형이나 강을 건널 때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는 다리나 비와 눈이 내리는 상황을 제외하면 별도 자원 투입 없이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카이랄 다리 등 이동을 돕는 설치형 아이템들도 꾸준히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높이 화물을 쌓아서 지고다닐 수 있는 샘에게도 한계가 있기에 배송을 진행할 때는 가지고 다닐 물건들을 신중하게 정하는 편이 좋다. 지시에 따라 샘을 태우거나 자동으로 샘의 위치를 따라오는 자동 추적 로봇을 이용하는 경우는 카이랄 네트워크가 연결된 지역 내에서만 로봇이 움직일 수 있으니 아직 연결하지 않은 지역의 배송에는 적합하지 않고, 설산이나 산악 지역 등 거친 지형을 갈 때는 평지에서 빠른 속도를 보여주는 스피드 스켈레톤 대신 올 테레인 스켈레톤을 장착해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등 상황에 맞는 장비를 갖추고 화물을 배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수시로 카이랄 결정을 소모하긴 하지만 소모량이 미미해 상당히 효율이 좋은 플로팅 캐리어에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다. 다만 많은 물품을 싣고 다니는 경우 보호 덮개를 얻지 않은 시점에선 케이스와 물건 내구도가 타임폴에 맞으면서 지속적으로 열화하니 챙긴 물건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낭비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도구 준비와 더불어 배송 임무를 수주하면서 지도를 이리저리 기울여보며 지형과 위험도를 고려해 루트를 직접 짜는 재미도 있는 편이다.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을 위해서 지정한 루트에 근접하면 점선으로 루트를 보여주니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 PS5에서 더욱 새로운 경험

 

PS5 플랫폼에 맞춰 출시되는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은 컨텐츠와 함께 PS5의 성능을 적극 활용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존에도 뛰어난 비주얼과 최적화를 자랑했던 데스 스트랜딩은 디렉터스 컷을 내놓으면서 성능 모드에선 업스케일 4K 해상도와 최대 60FPS 환경을 지원하고, 품질 모드에선 네이티브 4K 해상도를 제공한다. 두 가지 모드 모두 HDR 기능을 지원하며 울트라 와이드 플레이 경험을 위해 와이드 스크린 모드를 통해 콘솔 표준 16:9 비율을 사용, 21:9 비율에 해당하는 레터 박스 포맷 게임플레이가 가능하다.

 

또, PS5 구매자들 다수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듀얼 센스 무선 컨트롤러의 햅틱 피드백과 적응형 트리거를 활용해 보다 실감나는 플레이 환경을 조성했다. 화물을 짊어진 샘의 균형을 수시로 잡아줘야 하는 트리거 버튼의 저항이나 진동, 무선 컨트롤러를 통해 전달되는 환경 사운드 등을 통해 게임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다. PS5 호환 가능 헤드폰을 지니고 있다면 템페스트 3D 오디오테크 사운드를 즐길 수도 있다. 또, 로딩이 굉장히 빨라 초기 로딩을 제외하면 사실상 기다리는 일 없이 로딩이 완료된다. 애초에 로딩 자체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기도 하지만.

 


 


 

초반부에 뮬을 만나면 근접 공격이나 회피 정도의 선택지가 있었던 기존과 달리 디렉터스 컷에서는 극초반에 의뢰를 진행하고 전기충격을 통해 비살상 기절 공격을 가하는 메이저 건, 무거운 화물의 하중을 줄여주고 부스트 시 이동 속도를 증가시키는 서포트 스켈레톤을 통해 꽤 쾌적하게 배송 의뢰를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초반부터 새로운 지역인 파괴된 공장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의뢰를 시작할 수 있다. 이후 스토리 진행에 따라 파괴된 공장 내부로 향하며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파헤치게 된다.

 

프라이빗 룸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프래자일 점프도 목록 선택에서 지도 선택 방식으로 변경되었고, 사격장에서 메이저 건을 비롯한 무기들의 연습과 경쟁이 가능하다. 게임 진행에 따라 특정 의뢰를 수행하고 타임폴 농장 남쪽에서 경주 트랙을 이용할 수도 있다. 에피소드5 이후 PCC[Lv.2]에 추가되는 화물 캐터펄트는 화물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지역을 피해 멀리 화물을 낙하시킬 수 있는 장비다. 발사 각도나 거리가 다소 제한적이긴 하지만 설치 위치와 활용에 따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배송 의뢰를 수행할 수 있다.

 

이외에도 PC판에만 있었던 매우 어려움 난이도나 새로운 점프대를 비롯해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되어 다양성을 늘렸다.

 


 

 

 

 

 

■ 호불호는 확실히 갈리지만

 

크리에이터 코지마 히데오의 작품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은 호불호를 확실히 가르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소위 택배 게임이라고 불린 데스 스트랜딩은 분명 BT나 뮬, 테러리스트와의 전투와 보스전 등 전투 파트가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상당 시간을 소요하게 되는 주요 컨텐츠는 배송 의뢰다. 여기에 컷신이 길고 많은 편이라 컷신의 분량이나 일본식 감성 및 스토리 전개를 기피하는 게이머들은 꺼릴만한 요소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취향이 맞는다면 데스 스트랜딩은 순식간에 시간을 삭제하는 게임이 될 수 있다. 뛰어난 그래픽으로 표현된 세계를 가로지르며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플레이어 자신도 다른 플레이어와의 연결을 느끼며 어느새 좋아요 버튼을 연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박진감이 넘치기보단 단순하고 정적인 면이 강하고 샘은 시도때도 없이 여기저기에 걸려 휘청대지만 배송 의뢰를 마치고 프라이빗 룸으로 돌아왔을 때, 플레이어 자신도 샘이 느끼는 피로와 성취감을 공유하는 감각을 체험하게 된다. PS5의 듀얼 센스 기능과 맞물려 이전보다 더욱 말이다. 

 


 


 


코난, 기예르모 델 토로, 이토 준지 등 다양한 인물의 모델링이 카메오 등장

 

개인적으로는 데스 스트랜딩 플레이 이전에도 좋아했던 Pop virus를 프라이빗 룸에 틀어두고 다양한 설정을 볼 수 있는 데이터 리스트와 게임을 플레이하며 마주한 캐릭터들이 보내오는 메시지를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수갑형 장치에 음악 재생 기능이 추가되지는 않아 이전과 마찬가지로 밖에서 음악을 틀고 돌아다닐 수는 없었지만.

 

만약 취향에 맞는 게임이라면 24일, 당신도 연결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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