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감성의 충실한 재현, ‘라스트 키즈 온 어스’

재미는 좋으나 빈약한 컨텐츠
2021년 06월 24일 23시 37분 14초

스페인에 위치한 인디 게임 개발사 스테이지 클리어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H2 인터렉티브를 통해 이달 닌텐도 스위치 및 PS4 플랫폼으로 발매된 ‘라스트 키즈 온 어스’는 동명의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세미 오픈월드 액션 RPG이다.

 

본 작은 인류가 멸망해버린 세기말, 가까스로 살아남은 4명의 생존자 잭, 퀸트, 준, 더크가 괴물과 좀비들로 가득 찬 도시 웨이크필드 마을을 누비며 인류 파멸을 초래한 만악의 근원 레족을 부활시키려는 괴물들의 여왕 맬렌드레의 음모를 막아내는 사투를 그리며 최대 4인의 로컬 협력 플레이 및 한국어화 등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

 

 

 


 


 

■ 오픈 월드라 부르기엔 아쉬운 진행, 액션의 재미는 만족

 

꿈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세기말 배경과 직역해 지구 최후의 아이들이란 비장한 작품 제목과 달리 게임의 분위기는 상당히 밝고 유쾌하다. 주인공 4인방은 괴물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며 후술하겠지만 그중 일부는 누구보다 믿음직한 조력자로서 주인공 일행의 모험을 돕는다. 게임의 비주얼과 색감, 캐릭터 모델링 등의 전반적인 분위기 역시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세기말이란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 

 

이러한 분위기는 사람에 따라 나름 호불호로 작용할 수 있겠다. 특히 ‘폴아웃’이나 ‘라스트 오브 어스’, ‘메트로’ 시리즈 등에서 보여준 어둡고 암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을 생각했다면 이 부분의 불호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작중 내내 등장하는 미국식 개그 코드 역시나 사람에 따라 게임 몰입을 저해시키는 요소로 여겨질 만하다. 허나 기존 장르 게임들과는 차별화되는 본 작품만의 개성에 필자는 크게 만족한다.

 

더불어 4명의 주인공이 서로 만나게 된 과정 등 일부 스토리가 생략됐는데 이 부분은 원작 팬 입장에서 조금 아쉬울 수 있겠다. 하지만 게임 스토리텔링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로 전개되기에 꼭 원작을 접할 필요는 없으며 원작 팬 입장에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접한다는 점에서 손해 볼 것은 없다.

 

플레이어는 4명의 아이들 중 한 명을 선택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각 캐릭터는 저마다 고유한 무장과 조력자를 데리고 다니며 설계도를 습득해 장비를 강화하거나 스킬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사용 무기는 원거리, 그리고 근거리 무기 두 가지로 나뉘는데 캐릭터 각각의 무기의 컨셉과 손맛, 그리고 등장하는 적의 종류나 보스전의 재미 역시 긴장감이 팽팽해 나름 만족스럽다.

 

 

 


 


 


 

■ 짧은 플레이 타임과 한정된 컨텐츠는 아쉬워

 

또 최대 4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협력 플레이의 재미도 마음에 든다. 온라인 플레이가 아닌 오프라인 로컬 기반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게임의 재미를 배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며 타워 디펜스 스타일의 이벤트 및 일부 챌린지 스테이지의 재미도 나쁘지 않다.

 

아울러 앞서 언급했듯 본 작은 세미 오픈 월드 게임을 표방했는데, 제아무리 세미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나 그 사전적 의미가 무색할 만큼 오픈 월드와는 동떨어진 일자식 진행을 보여준다. 

 

게임 플레이는 크게 동료의 구출과 앞서 말한 도시 곳곳에 위치한 적과의 전투라 요약할 수 있겠다. 물론 트리 하우스, 차량 강화 등 일부 생존 요소도 있지만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이처럼 틀에 짜인 플레이 설계는 오픈 월드라 불리기엔 한계가 있고 메인 퀘스트만 밀 경우 플레이 타임도 4~5시간 내외로 상당히 짧다. 덧붙여 서브 퀘스트까지 모두 완료한 후는 더 이상 즐길 만한 컨텐츠가 없기에 전체 플레이타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10시간 내로 끝나 이후 더 이상 플레이를 할 만한 동기가 없다.

 

더불어 각 무기별 밸런스 역시 그리 썩 좋지 못했다. 진행 중 후반에 도달할수록 등장하는 적의 숫자와 그들의 이동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데 원거리 무기의 경우 탄속과 사거리가 아쉽고 근접 무기와 달리 넉 백 기능도 빠져 사용 난이도가 매우 높아 효율이 좋지 못하다. 게다가 탑 뷰로 고정된 게임 시점 또한 변경이 불가능 한데다 이동, 회피 기술 또한 오로지 구르기가 전부, 마찬가지로 로딩 시간 또한 상당히 길어 플레이의 흐름이 자주 끊어지는데 이 부분도 개선의 여지를 남긴다.

 

이렇듯 라스트 키즈 온 어스는 세미 오픈 월드라는 거창한 이름과 달리 게임 진행이 매우 단조롭고 컨텐츠가 적으며 시종일관 등장해 게임 몰입을 저해하는 미국식 개그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으나 원작의 감성과 스타일이 충실히 재현된 점, 그리고 오리지널 스토리를 선보이는 부분은 원작 팬들의 호평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여겨진다. 평소 탑 뷰 시점의 액션 게임을 즐겨하는 이들이라면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겠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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