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시카고 뒷세계 제국을 건설, '엠파이어 오브 신'

마피아 느와르와 시뮬레이션의 융합
2021년 03월 28일 21시 32분 23초

주식회사 세가가 지난 2월 말 발매한 '엠파이어 오브 신'은 전략 게임의 명가 패러독스사와 로메로 게임즈가 강력한 협업을 통해 선사하는 범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엠파이어 오브 신은 1920년대 금주법으로 인해 악이 빛나던 광기의 시대, 미국 시카고를 무대로 알 카포네를 비롯해 개성 강한 14명의 보스 중 1명을 선택, 시카고의 암흑가를 지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다. 적대하는 모든 조직을 궤멸시키고 암흑가의 정점에 서기 위해 밀주나 카지노 운영 등 사업체를 굴려 뒷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때로는 조직을 압박해오는 경관을 매수하기도 해야 한다. 살인청부업자부터 마피아 의사까지 유능한 인재를 스카우트하며 시카고 뒷세계에 암약하는 제국을 일구는 재미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제품판의 경우 해외판 디럭스 에디션으로 발매된 요소인 4명의 새로운 갱스터, 3종의 황금총, 새로운 처형씬이 추가되어 있다.

 

 

 

■  금주령 시대 뒷세계의 제국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엠파이어 오브 신의 배경은 1920년대 미국 시카고에서 금주법이 선포된 후 뒷세계의 악이 만연하던 시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작중에 등장하는 14명의 보스들 중 하나를 선택하고 해당 보스의 세력을 확장시켜 시카고의 뒷세계를 주름잡는 제국을 쌓아올리게 된다. 14명의 보스와 갱스터들은 알 카포네처럼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캐릭터와 가상의 캐릭터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제국을 운영하기에 앞서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보스 혼자서 제국을 일구는 것은 힘들기에 부하가 되어줄 갱스터들과 계약하거나 해고, 보스와 함께 행동하도록 팀을 짤 수도 있다. 갱스터들은 휠 메뉴에서 진입 가능한 블랙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갱스터들은 게임을 시작한 직후부터 고용 가능한 일부 인물들을 제외하면 특정 악명 수치에 도달해야 고용을 받아들이는 식이라 초반부터 높은 수준의 갱스터를 영입하려면 특정 방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블랙북에서 확인 가능한 갱스터들은 플레이어만 고용 가능한 것이 아니라 게임 내 모든 제국의 보스가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갱스터를 다른 조직에서 데려갈 수도 있다. 갱스터들 사이에는 관계도가 있으므로 특정 갱스터와 사이가 나쁜 갱스터를 영입할 수 없는 등 나름대로 갖춰진 인간관계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에 수시로 들어가는 자산은 엠파이어 오브 신의 간단한 내정 파트와 맞닿아있다. 일단 금주법이 포고된 후 시카고 뒷세계의 조직들을 다루고 있어 필연적으로 밀주 판매나 양조 등 몇 가지 사업체들을 운영하는 것이 게임의 제국 내정 파트다. 자신의 사업체를 가지는 방식은 빈 상태의 건물을 구매하거나, 불량배들이 점거한 버려진 건물, 그리고 가장 공격적인 선택지인 다른 세력의 사업체 건물을 급습해 빼앗는 방식이 존재한다.

 

어느 방식으로든 손에 넣은 사업체는 각각 보안 수준을 높여 가드의 질을 높일 수가 있고 단속을 피하는 능력이나 술의 품질과 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 사업체 건물 자체의 업그레이드 비용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지만 소요시간을 단축하려면 추가로 금액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어 이른 시기부터 무턱대고 남발할 수는 없다. 초반 은신처의 보안 수준을 올릴 때나 제국이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오를 즈음부터 가속 기능을 적극 활용하게 된다.

 


 

 

 

 

 

■ 턴 기반 전투와 갱스터

 

엠파이어 오브 신의 전투는 턴 방식을 바탕으로 하며 엑스컴 시리즈로 대표되는 형태의 전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처음에는 시카고의 한 구역에서 사업을 시작하며 제국을 키워나가지만 최종적으론 시카고의 각 구역들을 손에 넣어야 하며 그 방식은 그저 평화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각종 매체에서 다루던 마피아들과 같은 방식으로 때로는 외교를 통해 좋은 관계를 쌓거나 단속을 피하기도 하지만 필요하다면 사업체를 급습하거나 거리에서 전투를 벌여 다른 세력을 적대하고 접수할 수도 있다.

 

평소에는 RPG처럼 캐릭터들을 자유롭게 움직여 수시로 주어지는 각종 미션들을 진행하고 사업체를 굴리다가 언제든 급습 모드로 돌입할 수 있다. 평범하게 다른 제국 소속의 사업체 건물로 진입해서 타이밍을 보다 급습 모드로 이행해 사업체를 피의 구렁텅이로 빠뜨리고 자신의 것으로 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진다. 단속을 피해갈 수 있는 미션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단속국의 요원들이나 적대 세력이 싸움을 걸어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투가 발생한다.

 


 


 

 

 

사업체나 불량배가 점거한 건물에 진입해 벌이는 싸움은 보안 레벨에 따라 다른 가드들이 등장하고 점거 건물에 표시되는 수준에 따라 생각보다 다수의 강한 적과 싸우는 경우도 종종 있다. 거리에서는 경찰이 참가하거나 다른 조직의 구역일 경우 해당 조직과의 관계에 따라 조직원들이 우군으로 참전하기도 한다. 갱스터의 육성 방향에 따라 전투에서 다양한 기술들이나 행동을 할 수 있게되며 보스들은 꽤 강력한 고유 기술을 발휘하기도 한다. 여성 보스 중 하나인 골디 가뉴가 지닌 세 명에게 표식을 걸고 일제히 공격하는 특수 공격 킬러 퀸 같은 경우가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기술.

 

보스나 갱스터들은 기본적으로 지닌 특성들 이외에 게임 플레이 상황에 따라 새롭게 취득하는 특성들을 지니고 있다. 이것들은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존재하지만 동료로 들어온 갱스터의 미션을 받아들여 진행하다 동료의 요구대로 진행해주지 않거나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 나쁜 트레잇이 붙어버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군인 출신의 갱스터 휴 밀러의 퀘스트인 군 시절의 동료를 처리할 때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휴 밀러가 실망하며 분노 트레잇이 붙어버리고 만다.

 


 


 

 

 

■ 마피아 느와르를 선호하면 추천

 

1920년 금주법 시대의 무법천지인 시카고 뒷세계를 배경으로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을 적당히 섞어 갱스터들의 제국을 일구어내는 과정을 그린 엠파이어 오브 신은 단순하고 기본적이지만 다른 뒷세계 조직 보스와의 회담이나 외교 관계를 다루는 시스템, 사업장과 세력이 성장하는 것을 조감도 등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직접 운영하는 내정 시스템 등이 매력적이며 엑스컴 계열의 전투를 좋아한다면 꽤 입맛에 맞을 수 있는 게임이다.

 

단 제품판에서도 건물 안이나 밖으로 이동할 때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이거나 버벅이며 매끄럽지 못한 움직임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짧은 시간 내에 버튼을 두 번 눌렀을 때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이 취소되고 다시 들어와버리는 민감한 조작, 길에서 어딘가 걸렸을 경우 그룹이 풀리지는 않지만 직접 돌아가서 빼주지 않으면 절대 따라오지 않는 동료 갱스터 등 몇 가지 버그들이 아직 남아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각각의 보스들이 가진 개성은 적절히 배분했지만 초기 장면인 살의 택시에서 나누는 대화나 극초반 스토리를 제외한다면 매번 달라지는 플레이를 이끌고 갈만한 주요 스토리가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아쉬움을 남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관계도에 따라 적대하기도 하는 갱스터들의 동료 퀘스트를 제외하면 그들의 독특한 개성을 느낄 방법이 딱히 없다는 부분 역시 아쉬운 점. 그래도 동료 퀘스트가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발생하는 편이라 회차 플레이를 하면서 이전에 활용하지 않았던 갱스터들을 고용하고 그들의 동료 퀘스트를 진행하는 등 나름대로 즐길 방법이 있기는 하다.

 

엠파이어 오브 신은 AI의 수준이나 잔버그들이 눈에 밟히기는 하지만 몇 번 플레이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무난한 형태의 신작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턴 방식의 전투와 1920년대 시카고에서 벌어지는 마피아 느와르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꽤 마음에 들 수도 있을 것.​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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