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중세 영화, 오픈월드 RPG '킹덤 컴:딜리버런스 로열에디션'

압도적 몰입감
2021년 02월 02일 00시 39분 02초

*스크린샷은 프롤로그까지의 내용만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지난 14일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지점이 PS4 정식 한국어판을 출시한 '킹덤 컴:딜리버런스 로열 에디션'은 워호스 스튜디오가 개발한 RPG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충실하게 재현된 중세 보헤미아 왕국을 무대로 하고 있다.

 

신성 로마 제국의 장대한 세계를 모험할 수 있는 스토리 중심의 1인칭 RPG에서 플레이어는 전란으로 목숨을 잃은 부모의 원수를 갚고자, 그리고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만든 검을 영주에게 돌려주고자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한 주인공 '헨리'가 되어 서서히 바뀌어 가는 역사의 흐름 속 퀘스트에 도전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고 점차 강대한 적들과 맞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PS4에 출시된 킹덤 컴:딜리버런스 로열 에디션에는 게임 본편과 함께 5종의 추가 DLC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해당 DLC는 각각 과거의 보물, 재로부터 되살아나다, 밴드 오브 바스타즈, 용감한 한스 케이폰 경의 사랑의 모험, 여인의 운명이다.

 

 

 

■ 한 편의 중세 영화

 

킹덤 컴:딜리버런스는 주인공인 헨리가 평범한 시골의 대장장이 아들로 살아가다 어느 날 들이닥친 전쟁의 불씨로 모든 것을 잃은 뒤 복수를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경험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이런 과정들을 마치 한 편의 중세 영화를 보여주듯 연출한다. 평범한 청년이 신성 로마 제국을 둘러싼 거대한 전운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과정이 상당히 뛰어난 중세 생활의 고증, 훌륭한 영상미와 연출 등으로 버무려져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높인다.

 

중세 시대 보헤미아 왕국의 풍경을 훌륭하게 담아낸 본 작품은 마치 몰입도 높은 한 편의 중세 영화처럼 플레이어를 끌어당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특정한 부분들을 제외하면 당시의 모습에 대한 고증이 상당히 잘 되어있는 편이다. 거기에 현실성도 상당해 플레이어는 헨리의 허기를 계속해서 달래줘야 하고, 피곤하면 잠도 자둬야 한다. 심지어 자주 씻지 않으면 헨리에 대한 주변의 평가, 특히 귀족들의 헨리에 대한 평가가 나빠지기도 하는 등 플레이어가 헨리 그 자체가 되는 느낌을 준다.

 


 

 

 

엘더스크롤 시리즈나 여타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 게임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의외로 게임 전개는 선형적이다. 물론 스토리 사이사이에 플레이어가 취할 수 있는 각종 행동들이나 DLC도 존재하나 본격적인 오픈월드 RPG들과 비교하면 조금 자유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찾아보면 로어의 느낌을 강하게 주는 장소들이나 퀘스트들이 존재하고, 아예 게임플레이에 익숙해진 고인물이 된다면 컨셉을 잡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긴 하나 특정 NPC에 위해를 가하는 등 진행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면 게임오버를 맞닥뜨리게 되기도.

 

시간이 정해진 메인퀘스트 외에도 서브퀘스트들이 존재해 이를 수행할 수도 있다. 헨리의 능력치에 따라 어떤 이들과 대화를 할 때 화술로 넘어가는 것도 가능하고, 힘으로 위협하는 등 몇 가지 선택지들이 제시되기도 한다. 아예 이기지 못하는 필패 이벤트들도 존재하지만 플레이어가 어렵게나마 이기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부분들도 있다.

 


 


경비병의 삶도 체험 가능

 

■ 배울수록 재미있는 전투

 

현실성의 고증은 전투에서까지 영향을 끼친다. 전투는 크게 맨손 격투와 무기를 사용하는 전투로 나뉘는데, 맨손 격투에서는 훅과 잽, 발차기를 활용하며 상대와 결투를 벌이고 무기를 활용한 전투는 무기를 휘두를 방향을 지정해 공격하거나 상대방의 공격을 정확히 쳐내고 회피하는 등 처음에는 익숙해지기 어려운 방식을 취하고 있다. 비슷한 방식의 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은 마운트앤블레이드를 꼽을 수 있는데 그보다도 더 어려운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상상이 될 것이다.

 

처음 전투를 익히기 전까지는 꽤 난해하다고 여길 것이다. 심지어 킹덤 컴:딜리버런스는 튜토리얼이 실제 상황보다 더 늦게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라드직 경의 검을 소지하고 있는 초반부에도 검을 꺼내드는 방법을 모르면 무기를 든 상대에게 맨손으로 덤벼드는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한 번 게임의 전투에 익숙해진다면 박진감이 넘치고 즐거운 전투 시스템이라고 느끼게 된다. 특히 현실성을 살려 전투 상황에 따라 몸의 각 부위가 부상을 입어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거나 출혈이 발생해 빠르게 붕대를 감아주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다대일 전투가 되면 한결 대응하기 곤란한데, 이를 극복해낸 시점의 카타르시스가 대단하다.

 

검술과는 거리가 먼 청년 헨리는 폐허가 된 고향을 뒤지러 숨어든 도둑이나 본격적으로 무장을 갖춘 도적떼, 그리고 이 작품의 악의 축으로 묘사되고 있는 쿠만인들과 싸우기도 하고, 귀족과 검을 맞대기도 하는 등 점점 큰 스케일의 무대로 나아간다.

 


 


 

 

 

■ 뛰어난 몰입도와 현장감

 

사실 킹덤 컴:딜리버런스의 PC 버전이 출시 후 뒤늦게 흥행하며 많은 게이머들을 환호하게 만들었지만 그와 비례하듯 많은 버그와 문제점들이 지적되기도 했는데, 그로부터 몇 년 후 출시된 PS4 버전도 오류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가끔이지만 자막이 표기됐다가 곧장 사라지기도 하며, 걷거나 가만히 서 있는데도 헨리의 시선이 서서히 하늘로 올라가다 다시 원래 자리로 빠르게 돌아오기도 한다. 오류와는 거리가 멀지만 조금 아쉬운 점으로는 헨리의 얼굴에 상처가 있더라도 일부 스토리 영상이 나올 때는 말끔한 얼굴로 돌아가는 경우,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평민이 노래를 불러 산통을 깨놓는 경우 등이 있다.

 

그렇더라도 게임의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헨리의 시선에서 중세 보헤미아 왕국에 뛰어든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되며, 멋들어진 연출을 통해 멍하니 게임 화면을 쳐다보게 만든다. 게임 플레이 도중에 출력되는 컷신들이나 대화 파트가 그리 짧지 않은 편인데도 이런 방식을 기피하지 않는다면 굉장한 몰입감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예 멍하니 게임을 즐기면서 전개를 감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금방 만신창이가 되는 얼굴

 

PS4에서도 최적화가 잘 된 편이지만 로딩이 잦고 긴 편이라는 부분은 감안해야 할 사항.

 

여담이지만 킹덤 컴:딜리버런스 로열 에디션의 한국어화는 국내 모 유명 커뮤니티의 이용자가 노력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해 많은 것을 느끼게 만들어주기도. 긴 시간을 투자한 팬에 의해 편하게 한국어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