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속도감과 화려한 액션이 일품, '스커지 브링어'

매력적인 로그라이크 게임
2020년 12월 30일 05시 49분 35초

지난 2017년 사이버 펑크 미래를 배경으로 사악한 기계 로봇들을 로켓 발사기로 무찌르는 슈팅 RPG ‘뉴로보이더(NeuroVoider)’를 선보이며 그 우수한 게임성과 완성도로 세간의 주목과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은 프랑스의 인디 게임 개발사 플라잉 오크 게임즈의 신작이 이달 공개됐다.

 

인트라게임즈를 통해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선보인 ‘스커지 브링어’는 로그라이크와 메트로바니아의 액션이 결합된 작품으로 시원한 속도감과 뛰어난 타격감의 액션 요소로 무장한 것이 특징이다.

 

 

■ 스피디한 전개가 일품인 탄막 슈팅 로그라이크

 

본 작은 모종의 존재들로 인해 인류가 재앙을 맞이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장검으로 무장한 백발의 소녀이자 주인공 ‘키라’가 인류의 구원을 위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며 적을 구축하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등장하는 적의 무리가 고대의 ‘기계’라는 설정은 전작인 뉴로보이더와 조금 겹치긴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스토리 설정의 하나일 뿐, 각 챕터마다 등장하는 적의 디자인과 디테일 퀄리티는 전작과 비교가 불가할 만큼 독창적이고 신선하다. 또 액션, 타격 이펙트를 비롯한 전반적인 플레이 연출 역시나 전작과 비교해 큰 폭으로 발전했고 BGM도 나름 예술이다.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칼과 총 두 가지의 무기를 지닌 채 챕터 곳곳을 탐험하게 된다. 각 챕터 별 난수 생성으로 이뤄진 랜덤 던전 구조 배치, 그리고 세이브와 로드의 불합리성 및 사망 시 처음부터 재시작하는 부분은 고전적 로그라이크 요소를 그대로 답습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외에도 챕터 곳곳 위치한 상점을 통해 샷건이나 레이저건 등의 무기 및 쉴드, 하트 등의 다양한 장비와 소모품을 구입할 수 있고 스킬 룸을 통해 다양한 업그레이드 역시 가능하다.

 

앞서 말했듯 게임의 속도감은 필자의 입에서 감탄이 나올 만큼 우수했다. 쿨타임 없는 대시 스킬 덕에 플레이어는 횡스크롤 맵을 종횡무진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고 대시와 일반 공격인 스매시 연계로 땅에 단 한 번도 발을 딛지 않은 채 오로지 공중에서만 적을 섬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챕터의 진행도가 늘어날수록 반강제적으로 공중에 머물 수밖에 없어지는데, 바로 맵 하단의 독 웅덩이와 자폭하는 졸개들 때문, 게다가 챕터 1부터 등장하는 바닥의 가시 구조물도 플레이어의 체력과 실드를 깎아 먹는 주범이기에 사실상 바닥을 걸어 다닐 일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없다 봐도 무방하다.

 

 

 

 

 

 

 

 

 

필드 내 적은 총 2페이즈에 걸쳐 등장한다. 먼저 한 무리의 적을 다 잡으면 또 한 번 적의 무리가 랜덤으로 재생성되는 구조며 사방으로 탄환을 발사하는 모습은 마치 탄막 슈팅 장르와 유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플레이어는 일종의 패링 기술인 슬래시를 통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탄환을 튕겨낼 수 있고 부무장인 총기를 사용해 원거리에서 적을 제압할 수도 있다. 등장하는 보스의 체력이나 공격 패턴 등의 설계 역시나 나쁘지 않은 편. 적당한 난이도의 긴장감을 조성해 마음에 들었다.

 

다만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총의 경우 탄약의 수가 너무나도 적은 편인 데다 고등급의 총을 껴도 데미지 수치가 검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닌 데다 탄약 수급마저 대체로 근접 딜링을 통해 이뤄지기에 사실상 장검을 이용한 근접 공격이 강제화된다. 또 스매시의 튕겨 내기 범위가 나름 넓은 편이나 상당한 타이밍을 요하는 스킬이기에 너무 맹신하다 리타이어 당하는 경우가 십상이니 이 역시 모든 상황에서 만능이라 보긴 힘들다. 

 

아울러 게임 내 등장하는 챕터의 수도 5개로 그리 많지 않은 편, 게다가 맵의 대다수가 앞서 말한 대로 자폭 병기나 독 웅덩이, 가시밭 등으로 이뤄진 점은 상당히 피곤하다. 덧붙여 상점이나 스킬 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역시 동종 장르의 타 게임에 비하면 비교적 빈약한 편. 한마디로 플레이 볼륨은 그리 많지 않다.

 

 

 

 

 

 

 

 

 

■ 전반적인 게임성과 편의성 모두 만족

 

더불어 본 작은 어디까지나 로그라이크 게임으로 타 액션, 슈팅 장르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 한번 죽으면 처음부터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시스템은 본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게이머에게 큰 진입장벽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고 동종 게임을 평소 즐겨오며 탄탄한 내공을 지닌 게이머라 할지라도 쉽게 방심할 수 없는 어려움을 지녔다.

 

이 때문에 로그라이크 장르 입문자의 경우 게임 엔딩을 보기는커녕 챕터 1의 보스조차 깨지 못한 채 게임을 중도 하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임의 매력을 진정으로 느껴 보기도 전에 플레이어의 멘탈이 남아나질 못하니까. 본 작품은 이러한 고통에서 플레이어를 해방시켜 주는 고마운 옵션마저 포함하고 있다.

 

게임 설정, 접근성에 위치한 아래의 항목들은 게임속도나 탄환 속도, 심지어 생명력까지 조절 가능해 플레이어를 게임에 보다 적응하기 쉽게 돕는다. 물론 이를 너무 이용하면 게임 본연의 재미는 크게 반감되겠지만 적어도 내 돈 주고 산 게임을 클리어도 못 한 채 버려두는 것보단 백배 낫다고 본다.

 

이렇듯 스커지 브링어는 시원한 속도감의 공중전, 화려한 탄막 슈팅의 즐거움이 한데 어우러진 매력적인 컨텐츠를 선보이며 게이머를 매료시킨다. 이는 마치 로그라이크 인디 게임의 걸작 ‘데드셀’ 과 ‘셀레스테’가 결합된 재미라 할 수 있겠다. 로그라이크 장르를 즐겨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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