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드라마 느낌의 내러티브 어드벤처, '텔미와이'

쌍둥이의 과거찾기
2020년 08월 28일 20시 38분 45초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시리즈의 돈노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신작 '텔미와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퍼블리싱하는 내러티브 어드벤처 게임이다.

 

텔미와이는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10년 동안 떨어져 지낸 쌍둥이 타일러와 알리슨이 어릴 적에 살던 집을 팔기 위해 재회하면서 이야기의 운을 뗀다. 독특하게도 이들은 머릿속으로 서로와 대화할 수 있고 기억을 마치 영상처럼 지켜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집으로 돌아와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쌍둥이는 이윽고 자신들이 기억하는 과거가 서로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XboX로부터 텔미와이의 리뷰 코드를 제공받아 미리 3챕터까지 모두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 아름다운 알래스카에서 과거찾기

 

과거에 일어난 어떤 사건 때문에 10년이나 떨어져 지내야 했던 쌍둥이 타일러와 알리슨은 엄마 메리 앤과의 추억과 트라우마가 공존하는 옛 집을 매각하기 위해 재회한다. 그들이 서로 떨어져야만 했던 과거의 일은 서로에게 아픔과 트라우마를 남겼고, 과거의 일을 털어내고 싶은 타일러는 묘하게 서로 다른 과거의 기억을 짜맞춰 올바른 진실을 알아내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그들의 과거 찾기가 텔미와이의 주된 스토리다.

 

쌍둥이의 과거 되짚기는 그들이 가진 특이한 능력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로넌 가의 쌍둥이는 소리를 내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 말하지 않고 대화하는 장면이 게임 진행 도중 종종 사용된다. 단순히 속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부터 다른 사람과의 대화 도중 머릿속으로 대화를 나눠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또는 서로 떨어진 장소에서 이 능력을 사용해 서로를 돕는 등 특수한 능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끔 답변 시스템이 등장할 때 뭔가를 조사하면 그대로 답변 기회가 날아간다.

 

 

 

또 하나의 특수한 능력은 그들이 서로의 기억을 시각화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기억을 보면서 메리 앤과 있었던 일이나 집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이야기를 되짚는 내용은 본 작품의 핵심 컨텐츠다. 마음으로 나누는 쌍둥이의 대화보다 더 자주 쓰이는 것이 바로 이 기억 능력으로, 게임 시작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높은 비중으로 사용되곤 한다.

 

작중의 배경은 아름답고 장엄한 알래스카의 작은 마을 델로스 크로싱으로, 쌍둥이가 직접 돌아다니는 장소는 옛 집과 헛간, 경찰서 등 작은 건물 정도가 대부분이지만 수시로 알래스카의 아름다움을 보여줘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장엄한 알래스카의 풍경 외에도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고블린의 책 삽화나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후반부의 퍼즐 디자인이 뛰어나다.

 


 

 

 

■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는 퍼즐 요소

 

텔미와이의 퍼즐 풀이 파트는 타일러와 알리슨이 어릴 적 메리 앤과 함께 만들고 읽었던 '고블린의 책'과 연계해서 풀어나간다. 작중의 이야기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 고블린의 책은 수시로 Tab 버튼을 눌러 열어볼 수 있고, 이를 참고해 퍼즐의 힌트를 얻는 방식이다. 퍼즐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 금방 풀 수 있는 정도의 쉬운 난이도이며 전체적으로 퍼즐의 난이도는 높지 않은 편.

 

스토리 전개에 많은 비중을 둔 텔미와이는 반대급부로 어드벤처 장르와 합이 잘 맞는 퍼즐 요소가 꽤 적게 느껴진다. 초반부에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메리 앤의 방에 진입하는 장면을 제외하면 거의 3챕터 끝자락에 모든 퍼즐 요소를 몰아넣었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언급한 3챕터의 퍼즐이 몰린 지역의 디자인은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상대적으로 플레이어가 직접 머리를 쓰며 풀어나갈 수 있는 퍼즐 파트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퍼즐 요소까지는 아니지만 3챕터에 대비해 모든 수집품을 찾는 것이 좋다. 마지막 챕터에서 수집품을 내려놓는 장소가 존재하는데, 첫 회차에서는 다 찾지 않은 상태로 도달해 이 부분은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한 회차로 끝낼 생각이라면 기왕 진행하는 겸 샅샅이 수색해 수집품들을 찾아내는 것을 추천한다.

 


 


 

 

 

■ 번역은 손봐야 할 것

 

1챕터부터 3챕터까지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번역이 매끄럽지는 않다는 점이었다. 쌍둥이끼리 느닷없이 존댓말을 하거나 아예 원래 의미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오해할만한 선택지가 있든지, 어느 대사는 아예 글자 하나가 깨져서 엉뚱한 폰트로 출력되기도 한다. 가장 오해할만한 부분은 3챕터의 마지막 퍼즐룸인데, 여기서는 한 퍼즐이 제시하는 힌트와 다른 방식으로 해답을 내야 하는 식이다.

 

또, 전작인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시리즈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PC한 요소들이 깔려 있다. 때문에 이런 요소에 거부감을 느끼는 게이머들은 아무래도 플레이 욕구를 느끼기 힘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주인공 중 하나가 트랜스젠더라는 점과 도중에 등장하는 한 캐릭터가 동성애 코드를 드러내는 장면 및 선택지가 존재하는데, 후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전자는 작중의 스토리와 굉장히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억지스런 PC 요소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게임을 구동할 때마다 언급되듯 텔미와이는 문화, 정신 건강 및 트랜스젠더 옹호자들의 안내에 기반해 개발된 신작이다. 가정 폭력과 감정적인 트라우마에 관련된 격심한 상황을 묘사한다는 것은 쌍둥이의 과거와 맞닿아 있다.

 

텔미와이는 불모지가 되어가고 있는 내러티브 어드벤처 게임 장르의 신작으로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즈를 즐겼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느낌의 돈노드 엔터테인먼트 신작이다. 다만 굉장히 정적이고 게임 플레이 요소보다는 짧은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강하며, 3챕터 길이이므로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은 편.​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