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돈 되는 추억 어디 없나요?'

국내 게임업계의 '추억 소환' 가속
2020년 07월 08일 17시 15분 34초


 

바람의나라, 트릭스터, 팡야, 마구마구 등 한때 탄탄한 팬층을 보유했던 유명 게임들의 귀환이 계속되고 있다. 리니지, 뮤, 라그나로크 등 온라인 게임 IP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

 

지난 2일, 엔씨는 자회사인 엔트리브의 자체 IP를 활용해 개발 중인 신작 모바일 게임 '트릭스터M'과 '팡야M'을 공개했다. 

 

‘트릭스터M’은 엔트리브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서비스했던 ‘트릭스터’ IP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 MMORPG. 원작에서 사랑받았던 ‘드릴 액션’과 2D 도트 그래픽을 계승하면서 캐릭터간 충돌처리 기술과 끊김 없이 이어지는 ‘심리스 월드’를 구현해 전략적이고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 트릭스터M을 통해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결말 스토리도 만날 수 있다.

 

엔씨가 그 동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도 접목됐다. 엔트리브소프트의 이성구 총괄 PD는 "원작의 감성을 최대한 살려내면서도 리니지M에서 잘 구현된 시스템들을 트릭스터M에 맞게 도입했다. '순한맛 리니지'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팡야M’은 글로벌 4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 했을 정도로 유명했던 온라인 캐주얼 골프 게임 ‘팡야’ IP를 활용했다. 엔트리브는 원작의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하고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조작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200여 종의 필드와 새롭게 선보이는 ‘팡게아(Pangea)’ 스킬로 판타지 요소를 더했다. 

 

엔트리브는 '트릭스터M'과 '팡야M'의 개발 배경으로 '탄탄한 팬층'을 꼽았다. 엔트리브측은 "‘트릭스터M’과 ‘팡야M’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아직도 운영 중인 트릭스터 커뮤니티가 있고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봤다"고 밝혔다.

 

향후 다른 자체 IP의 귀환도 예고했다. 엔트리브측은 "이번 '트릭스터M'과 '팡야M' 등이 시장에 안착하면 ‘앨리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와 같은 다른 인기 IP도 되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더욱 적극적으로 기존의 유명 IP를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하는 회사는 바로 넥슨이다. '카트라이더', '바람의나라', '마비노기' 등 넥슨의 유명 온라인 게임들을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특히 6월 12일 출시 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론칭 직후 하루 만에 애플 매출 1위, 구글 매출 5위에 올랐고, 일일 최대 이용자 수는 357만 명으로 서비스 1주차 기록을 경신했다.

 

오는 15일 출시 될 '바람의 나라: 연'도 무난히 흥행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24주년을 맞는 '바람의 나라' IP를 기반으로 한 '바람의 나라: 연'은 앞서 6월 17일(수)부터 실시한 사전등록에는 열흘 만에 100만 명 이상이 몰리며 원작 팬들의 기대감을 입증했다.

 

그 기대감에 부응하듯 ‘바람의나라: 연’은 원작 감성과 추억을 고스란히 모바일로 가져오고자 전부 새롭게 도트 작업을 하며 그래픽 리마스터를 실시했고, 국내성과 부여성, 사냥터, 집, 몬스터, NPC(Non-Player Character) 등 콘텐츠의 세밀한 부분까지 원작과 100% 동일하게 구현했다. 세계관 역시 유리왕과 호동왕자가 주인공인 삼국시대 초기로 원작과 동일하며, 직업 또한 전사, 도적, 주술사, 도사 4종을 그대로 탑재한다.

 

모바일 트렌드를 고려해 새롭게 발전시킨 요소도 있다. 우선 고유한 원작 감성은 보존하되 조작 버튼, 스킬 조합 등 각종 UI를 모바일 사용감에 어울리도록 개발했고, 이용자간 전투(PvP) 콘텐츠는 자동매칭 시스템을 도입해 비슷한 실력의 이용자와 대결하도록 지원한다. 원작 콘텐츠 ‘무한장’은 모바일에 맞게 1vs1, 3vs3으로 친선전과 랭크전을 제공해 보다 박진감 있게 즐길 수 있다.

 

한 동안 개발이 지연됐던 '마비노기 모바일'도 다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3일 넥슨은 원더홀딩스와 함께 새로운 게임개발사 2곳을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던전앤파이터 성공 신화'로 잘 알려진 허민 대표가 직접 '마비노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성공적인 론칭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2004년 출시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 ‘마비노기’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게임이다. 캠프파이어, 이용자 커뮤니티, 연주 등 원작의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판타지 라이프’를 구현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처음 발표 된 이후 2018 지스타에서 시연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당초 2019년 서비스를 계획했으나 개발이 지연되면서 취소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간접적이나마 개발 지속을 알린 '마비노기 모바일'은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등 마비노기 시리즈를 비롯해 넥슨을 대표하는 여러 게임들을 탄생시킨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가 계속 개발을 이끌 계획이며, 오는 2021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는 모바일 게임화 되지 않은 온라인 게임 IP를 찾기 힘들 정도다. 위와 같은 유명 IP는 물론 '중박' IP 까지 속속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한M'과 '에오스 레드' 역시 흥행에 성공하면서다.

 

엔트런스는 마상소프트의 MMORPG 'DK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DK모바일'을 개발, 곧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2012년 3월 출시한 'DK온라인'은 당시 동시 접속자 수 5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던 MMORPG이다. 종족과 직업을 설정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으며, 성향과 PK, 강화, 작위 시스템으로 재미를 더했다. 특히 길드 단위로 일어나는 대규모 공성전이 많은 인기를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DK모바일’은 원작의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모바일 플랫폼에 맞는 새로움을 더했다. 일례로 직업 구성은 그대로 승계하였지만, 모바일 환경과 트렌드에 맞게 종족과 직업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변경했다.

 

썸에이지는 '데카론'을 기반으로 한 신작 MMORPG '데카론M'을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데카론'은 2005년 출시 된 MMORPG로, 16년을 맞이한 지금도 활발히 서비스 중인 스테디셀러.

 

이를 원작으로 한 ‘데카론M’은 불멸의 대륙 ‘트리에스테(Trieste)’에서 선과 중도의 집단으로 나뉘어 대립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어둡고 묵직한 느낌의 3D 그래픽과 정통 MMORPG의 특징을 그대로 살렸으며, 원작자들이 게임 개발에 대거 참여해 기존 핵심 콘텐츠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구현했다.

 


 

콘솔 플랫폼으로 귀환을 준비 중인 게임도 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국내 1 세대 PC 타이틀로 지금도 많은 팬들에게 회자되는 ‘창세기전 1(1995)’ 및 ‘창세기전 2(1996)’를 아우르는 리메이크 타이틀로, 시리즈 발매25 주년을 기념해 개발 중이며 오는 2022 년 닌텐도 스위치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게임은 원작인 ‘창세기전’ 시리즈에 대한 고증을 바탕으로 원작의 깊이 있는 스토리와 감동을 언리얼엔진4 기반의 반실사 그래픽으로 재해석했으며, 자유로운 이동 및 턴제 기반의 전투 등 장르적 특징을 보다 개선된 게임성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리니지'로 시작 된 '추억 소환'은 이용자들에게 익숙함 또는 친근함을 그 배경으로 한다. 그 때 그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새롭게 다시 느끼고 싶은 마음은 물론, 특히 너무 많은 게임들이 쏟아져나오면서 어떤 게임을 선택해야 할 지 어려웠던 이용자들에게 쉽게 어필 할 수 있었다"라며 "기존 IP의 부활이 매너리즘으로 이어질 것인지,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7일 어제 출시 된 '라그나로크 오리진' 역시 '추억 소환'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18년간 전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정통성을 계승한 모바일 MMORPG. 출시 전부터 구글 플레이 인기 게임 차트 급상승 1위, 인기 게임 8위에 오르는 등 흥행 조짐을 보였으며, 출시 후에는 구글 플레이 인기 게임 2위에 안착했다.​ 

 

또 지난 6월 출시 된 '스톤에이지 월드' 역시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상위권에 안착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스톤에이지 월드’는 PC 온라인게임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해 원작의 다양한 펫들과 콘텐츠를 모바일 턴제 MMORPG로 재해석한 게임으로 캐쥬얼한 3D 그래픽을 활용해 석기 시대 생활, 다양한 펫 등 원작의 감성을 담아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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