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 인터뷰 - 조이시티 박영호 각자대표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때
2020년 03월 10일 14시 23분 03초


 

게임샷이 2020년 3월 2일로 창간 20주년을 맞는다. 자고 일어나면 트렌드가 바뀌는 IT세계에서 강산이 두 번 변하고도 남은 시간동안 게임샷은 묵묵히 한국게임산업을 지켜봤다. 

 

게임샷이 창간 할 2000년 3월에는 스타크래프트가 PC방에서 유행하고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가 기지개를 펴면서 한국게임산업의 태동을 알리고 있었다. 당시 게임은 마니아들의 전유물에 불과한 젊은 사람들의 취미로 취급되었지만 지금은 국내 10대 수출품에 콘텐츠 수출의 60%가 게임일만큼 국가의 중추적인 핵심 산업이 되었다.

 

게임샷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게임샷 20년 한국게임산업 25주년'이라는 주제로 향후 두 달동안 한국게임산업의 리더들을 만나 집중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3월부터 조성원 대표와 함께 조이시티를 이끌고 있는 박영호 대표. 프리스타일 이후 오랫동안 방황을 겪었던 조이시티는 그의 합류 이후 모바일 부문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개발자로 게임업계에 입성, NHN 해외 사업부를 거쳐 한국투자파트너스 투자심사역, 4:33 CIO, 그리고 조이시티로. 여러 곳을 거쳤지만 결국 게임업계에 몸 담은지 약 20년. 순탄치만은 않았던 길이었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 조이시티의 성장기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내 공보다는 직원들의 노력이 더 크겠지만, 3년간 적자를 보던 회사를 결국 살려내 정말 만족스럽다"며 활짝 웃는 박영호 대표. 그에게 조이시티의 향후 계획은 물론, 게임업계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조이시티 박영호 각자대표

 

- 지금까지 게임업계에서의 커리어는?

 

보안업체에서 병역 특례로 네트워크 보안 암호화 관련을 개발하다가 NHN으로 이직했다. 카드게임을 개발하며 개발 팀장, PD급까지 올라갔다가 2007년에 XBOX 콘솔게임 태스크 포스를 만들어서 추진하다가 실패하고, 개발자로서의 슬럼프가 왔었다. 그때 해외 사업쪽으로 직군을 바꿨고 1년동안 영국에 파견 가서 유럽 지사를 준비하다가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철수했다. 당시 같이 파견 나갔던 사람이 NHN 정우진 대표님이다. 

 

2010년 모바일 게임 태스크 포스에서 사업 PM역할을 하다가 퇴사해서 벤처 캐피탈로 가게 되었다. 그러던 중 4:33에 투자를 하게 됐는데, 권준모 의장이 같이 하자고 제안하셨다.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4:33에 투자총괄로 들어가게 되었다. 2016년 로스트킹덤 출시 이후 대표로 승진했지만 어려워진 회사를 살려내지 못한채 퇴사하게 되었다. 3개월동안 여행도 하면서 뭘 하면서 먹고 살지 고민하던 도중에 조성원 대표님이 찾아와서 같이 해보자 하시더라. 그렇게 2018년에 조이시티에 들어와서 이제 2년 되었다. 돌이켜보면 거쳐온 직업은 정말 많았지만 결국 게임에서 탈출해 본 적은 없었다.

 

- 게임산업은 주 52시간, 질병코드 등재, 판호, 젠더 이슈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겪고 있다. 본인의 생각은?


게임인으로서 질병코드 등재는 굉장히 모욕스러웠다. 하지만 그것이 신작게임 개발의 방해가 되거나 매출에 영향을 끼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게임을 문화로 인정해 달라고 목소리를 내야겠지만, 그것 때문에 사업이 잘 안된다고 한다면 그건 핑계라고 본다.

 

시대가 바뀌고 있는 만큼 언제까지나 개발자를 갈아내면서 게임을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 52시간 제도와 같은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영자 입장에서 준비도 할 시간도 없이 너무 빠르게 도입되었다는 느낌이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월 210시간과 같은 융통성을 찾을 새도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어떻게 보면 포괄임금제가 더 문제인데, 그보다 52시간 제도를 먼저 하는 것이 조금 의아했다.결국 야근을 시키는 이유는 사람이 공짜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비용이 들어간다면 누가 야근을 시키겠는가. 인간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가가 나가는 자발적인 야근이라면 나는 괜찮다고 본다.

 

4:33때 이터널 클래시가 ‘일베’ 논란으로 제대로 데이기도 했었다. 런칭 하자 마자 이틀만에 하루 매출 8천 찍었는데도 급격하게 악화되는 바람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 사람을 고용해도 물어보는 것 그 자체가 인권 침해일 수도 있으니 이 사람이 ‘일베’인지 ‘메갈’인지 알 수가 없다. 게이머들은 그런 사람을 바로 잘라주길 원하겠지만, 저희는 정규직 직원이 ‘일베’를 한다고 해서 자를 수도 없다. 최근의 여러 이슈들은 아웃소싱이었기 때문에 이미지를 게임에서 내릴 수라도 있었지만, 내부 직원이면 정말 큰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요새는 QA가 버그를 잡는 것 이외에도 컨텐츠 내부의 반 사회적이거나 하는 이슈도 잡아내고 있다. 다행히도 조이시티에서 그런 이슈는 전혀 없었다.

 

- 본인이 조이시티 대표가 된지 만 2년이 되었다. 


조이시티에 정말 잘 온 것 같고 만족스럽다. 전 직장에서는 회사를 살리지 못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면, 지금은 3년간 적자를 보던 회사를 결국 살렸잖나. 내 공보다는 직원들의 노력이 더 크겠지만, 대표이자 사업 총괄로서 사업적 성과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성공이나 실패에 내가 직접적인 인과가 없을지는 몰라도 책임은 져야 하는 자리이다.

 

- 중국은 국내 최대 게임시장에서 이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넘어 국내 게임 업체를 넘어서고 있다. 본인의 생각은?


PC 게임일때는 중국이 못 따라왔지만, 모바일 시대에는 기술이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더 이상 한국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본다. 한국에서 히트를 쳐도 1년 후에 중국으로 진출해 봤자 2달만에 카피캣을 찍어내는데 성공하기는 정말 어렵다.

 

한국 마켓도 지금 30~40퍼센트가 중국 게임이잖나. 중국이 판호 제한을 거니 따라 걸어버리는 대만이 정말 멋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솔직히 그래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판호가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중국 이외에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잘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제는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이다. 우리만의 색깔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 블레스 모바일의 운영까지 개발사가 하게 된다면 조이시티는 어떤 역할을 맡는가?


운영이라는 말에 오해가 좀 있는 것이, 게이머가 생각하는 운영은 모든 것이지만 실제 블레스 모바일의 마케팅이나 사업 헤드는 조이시티가 가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운영은 고객과의 소통이다. 실제 다른 게임을 성공시켰던 분들을 운영쪽 멤버로 많이 모셨고, 직접 개발사가 고객을 응대하면서 고객의 피드백이 개발단에 전달되기까지 걸렸던 시간들을 최소화시켰다.

 

개발사 씽크펀의 오용환 대표님은 이 블레스 모바일이 정말 자신의 마지막 개발작이라고 생각한다. 연배가 많으시다보니 다음이 있다면 50대가 되실 것이기도 하고, 블레스 모바일이 성공하여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 조이시티가 대주주 체제로 바뀐 후 큰 변화를 주고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왜 그런가?


프리스타일은 18년이 된 게임이지만 매출은 상승하고 있다. 그만큼 조이시티가 PC만 해왔다면 그저 돈 잘 버는 회사였을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을 시도하면서 정말 시행착오를 많이 했고, 그 성과가 작년에 나기 시작한 만큼 준비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크게 3가지 도전이었다. 첫번째는 모바일 게임으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 두번째는 남들이 다 하는 RPG가 아닌 SLG(전쟁게임)에 도전을 한 것, 세번째는 원빌드로 동남아 유럽까지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한 것. 정말 거대한 도전이었고,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까지 적자였던 캐리비안의 해적이 월드 와이드로 오픈하면서 흑자로 돌아섰고, 드디어 2019년에는 글로벌 모바일 SLG를 수익을 내면서 서비스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물론 모바일은 영업 이익이 낮긴 하지만, 숫자로는 모바일 매출이 PC의 2배 이상이다. 올해는 흑자가 많이 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 국내 영업이익의 92%가 3N일 정도로 시장이 너무 양극화 되어 있다. 4천개였던 게임 업체가 1000개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조이시티가 그 허리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헐리우드처럼 한국 영화시장도 양극화가 되고 있다. 이제 100억, 200억 들인 영화는 언제나처럼 투자가 많이 들어오고, 투자금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10억 아래의 인디 영화들도 생존 가능하나 오히려 50억 정도 제작비의 영화는 투자자를 찾기가 정말 어렵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N모사들에서 혁신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나. 대기업은 혁신 보다는 트렌드를 다독여서 더욱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2-3명으로 개발되는 인디 게임은 규모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 같은 허리가 많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 

 

사실 그 허리 매출이 회사를 지탱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월 60억 매출이 나오면, 이것 떼고 저것 떼면 결국 남은 20억으로 근근이 먹고 산다랄까. 그래서 최근 벤처 캐피탈도 게임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 어린 게이머 중심으로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 위주로 시장이 변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 직장에서 보는 게임 시대가 열릴 거라는 시각으로 MCN이나 이스포츠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너무 빨랐던 것 같다. 이 스포츠가 나왔을 때는 그저 기대감이 전부였지만, 작년부터 축구나 야구처럼 보기만 하고 정작 플레이를 안하면 어쩌지? 라는 걱정이 들기 시작하더라. 특히 패키지 게임은 스포일러를 보는 거잖나.

 

오히려 캐릭터 성장 중심의 토종 한국형 게임들은 이스포츠가 형성되기 힘들기 때문에 큰 위기가 없을 것 같다. 슈퍼셀의 브롤스타즈나 PUBG 같은 손맛이 있는 게임들이 보는 맛이 더 있다. 내가 못하는 정밀한 컨트롤을 프로게이머들이 해내니까.

 

우리 프리스타일은 그만큼 PvP에 특화되어 있는 스포츠 게임이기 때문에 이 스포츠에 이만큼 적합한 게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큰 인기다. 중국은 프로게임단도 있고 TV 중계도 하고 있다. 한중 대항전을 매년 열고 있는데, 중국에서 탑을 달리는 4개의 팀이 우리나라에 와서 대회를 진행한다. 중국은 프로게임단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것이 없다보니, 피시방 아마추어들이 한국 대표로 참가하는데, 올해는 우리나라가 이겼다. 피시방 죽돌이들이 중국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들을 이긴 것이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특집] 창간 20주년 인터뷰

1.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회장

2. 한국e스포츠협회 김영만 회장

3.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회장

4.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5. 게임물관리위원회 이재홍 위원장

6.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7. 유니티코리아 김인숙 지사장

8. SIEK 안도 테츠야 대표

9. WCG 서태건 공동대표

10.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11.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

12. 넷마블 이승원 대표​

13. 조이시티 박영호 대표(현재글)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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