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이니까 다 괜찮아… '드래곤볼Z 카카로트'

PS4 네 번째 드래곤볼 신작
2020년 01월 23일 09시 01분 56초

무수히 많은 원작재현 '드래곤볼' 게임이 나온 가운데, 현세대기 끝자락인 2020년에 또 한 번 원작재현을 강조한 신작이 선보였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PS4 오공 체험 액션RPG '드래곤볼Z 카카로트' 한국어판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현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IP(지적재산권) 매출 비중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인 '드래곤볼'을 활용한 신작이며, 오랜만에 애니메이션 '드래곤볼Z'를 베이스로 제작됐다.

 

드래곤볼Z는 손오공의 아들 손오반이 나온 원작 만화 17권부터 해당하는 이야기로, 주인공 손오공은 사실 사이어인이라는 외계종족이었고, 무대도 지구에서 외계, 이세계, 심지어 과거와 미래까지 넓혀지면서 역대급으로 스릴 넘치는 액션과 이야기를 보여준 바 있다. 특히 드래곤볼Z는 워낙 완성도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아 방영 종료된 지 수십 년이 지나도 전 세계 팬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최근 방영 종료한 드래곤볼 슈퍼 역시 기본 구조 및 캐릭터 디자인이 드래곤볼Z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오공 체험 RPG? 사실상 주역은 손오반

 

본론으로 들어와 이번 신작은 드래곤볼Z의 주역 손오공 이야기를 게임에서 그대로 구현했다는 모토 하에 만들어졌고, 지구부터 나메크성, 계왕성, 계왕신계 등 다양한 장소를 오가며 Z전사들을 육성하고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것이 목적인 RPG이다. 또 원작 애니메이션 BGM이 수록돼 몰입감을 높였고, 오랜만에 카게야마 히로노부가 부른 원작 오프닝이 수록돼 감명 깊다.

 

드래곤볼Z 카카로트의 장르가 오공 체험 RPG라지만, 사실 드래곤볼Z는 완성형 주인공인 손오공보다 미완성형 주인공인 손오반을 밀어주는 경향이 심했기 때문에 매 편마다 리타이어하며 전투 끝자락에서나 겨우 등장하는 손오공보다 손오반으로 플레이하는 시간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손오반은 유아 시절부터 고등학생 시절까지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여주기 때문에 이쪽이 더 몰입감도 뛰어난 편. 즉, 오공 체험 RPG보다 원작 체험 RPG라고 표현하는 쪽이 더 좋았을 듯싶다.

 

진행은 원작대로 스토리가 흘러가는데, 사실 이 흐름만 따라갔다면 90년대 PC엔진으로 나온 '드래곤볼Z 위대한 손오공'이나 PS2용 '드래곤볼Z' 시리즈 및 '드래곤볼Z 스파킹(이하 스파킹)' 시리즈, PS3용 '드래곤볼Z 버스트리미트'와 별반 차이 없는 게임이 됐을 것이다.

 

드래곤볼Z 카카로트의 원작 스토리는 '메인 퀘스트'로, 그 외 설정만 있던 스토리나 서브 스토리는 '서브 퀘스트'로 분류된다. 플레이어 입맛에 맞춰 진행이 가능하다. 게임 밸런스 자체가 메인 퀘스트만 깨도 대량의 경험치를 주므로 굳이 서브 스토리까지 진행하지 않아도 클리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고(단 기술 언락이 어려워지고, 서브 퀘스트 클리어했을 때보다 난이도가 살짝 높아진다), 서브 퀘스트의 이야기 자체도 사전에 공개됐던 것에 비해 별다른 내용이 없는 편이다.

 

 

 

 

 

 

 

 

 

전투는 팀전배틀 '드래곤볼 제노버스(이하 제노버스)' 시리즈를 기반으로 뒀다. 전투 인원은 아군은 3인까지, 적은 3인 이상 배치돼 액션 슈팅으로 전투가 진행되며, 대신 제노버스 시리즈보다 구성이 단순화됐다. 추가로 플레이어 캐릭터 외 동료는 HP 감소 없이 서포트 역할만 하고, 손오공과 손오반, 피콜로, 베지터, 트랭크스만 플레이어블 캐릭터(베지트와 오천크스는 메인 스토리에서만 사용 가능, 타 캐릭터는 서포트 캐릭터로만)로 구현됐기 때문에 캐릭터 선택 폭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심지어 인조인간편과 마인부우편 종료 후 즐길 수 있는 자유 모드가 언락되기 전까지 스토리에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는 구경 조차할 수 없다.

 

더불어 제노버스 시리즈는 약공격과 강공격, 기탄공격 3가지를 이용해 공격을 해야 하지만, 본 작은 약공격과 강공격은 통합돼 별다른 콤보 없이 공격버튼만 눌러도 적에게 충분히 데미지를 줄 수 있다. 또 기본 필살기 연출 대부분이 제노버스 시리즈보다 밋밋하게 구현됐다.

 

이렇게만 보면 전투가 굉장히 재미없을 것 같지만, 이를 극복할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구비돼 그 아쉬움을 덜어낸다. 먼저 적의 가드게이지를 깨면 상대는 방어가 불가능해지는데, 이때 필살기를 사용하면 일부 필살기 연출 및 성능이 통상보다 극대화돼 시각적 효과와 쾌감을 극대화시킨다. 그 외 변신이나 추격, 기력 게이지 한계돌파해 히트업 상태로 변하는 요소 등이 마련됐는데, 이 요소들은 이미 스파킹 시리즈뿐만 아니라 PS3용 '드래곤볼 레이징블레스트' 시리즈부터 구현됐던 요소들이다.

 

 

 

 

 

 

 

 

 

그리고 본 게임의 필드맵은 다양한 재료 수집, 퀘스트 진행 외에도 실제 RPG처럼 인카운트로 적을 만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반 필드를 돌아다니면 적이 아군을 발견하고 근처로 다가오는데, 이때 이들을 피하지 못하면 전투가 벌어지고, 적이 근처 다가올 때 고속으로 날아가면 전투가 발생하지 않고 약한 적들을 그냥 쳐내어 버린다(심지어 경험치도 준다). 참고로 전투 진행 중 적과 멀리 떨어지면 도망갈 수도 있다.

 

캐릭터는 레벌업 외에 다양한 형태로 강화 가능하다. 맵상 놓인 오브나 전투 중 습득한 오브로 스킬 트리에 배치된 기술 및 강화 스킬을 언락하면 통상보다 강화된 상태로 캐릭터를 운영할 수 있으며, 진행 중 얻은 캐릭터 엠블럼을 커뮤니티 보드에 배치시키면 보너스 상승치를 얻을 수 있다. 캐릭터 엠블럼에 대해 좀 더 설명하면 대부분 서브 퀘스트를 통해 습득이 가능하고, 상성 있는 캐릭터들끼리 연결하면 증폭된 보너스가 부여된다.

 

 

 

 

 

 

 

 

 

 

■ 드래곤볼이라 용서가 되는 게임

 

드래곤볼하면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바로 '먹을 것'인데, 기존 게임들은 이 먹을 것들을 단순히 회복 아이템으로만 구현했으나, 본 작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모으고, 만들어진 요리는 습득한 레시피를 통해 치치에게 코스 요리로 만들어달라고 하면 캐릭터들은 그 요리를 먹으며 능력치 상승 및 특정 시간 동안 버프를 받을 수 있다(일반 요리를 먹어도 능력치 상승 및 특성 시간 버프는 이뤄지지만 그 상승폭은 적다).

 

부가적인 요소를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미니 게임도 준비됐다. 준비된 미니 게임은 에어카와 로봇을 이용한 기록 레이스, 타자가 돼 공을 멀리 날리는 야구 게임, 물고기를 잡기 위한 낚시 게임 등이 있다. 이 요소들은 플레이하다 보면 2번 정도는 강제적으로 즐기지만 플레이에 꼭 필요한 요소는 아니기에 일일이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드래곤볼Z 카카로트의 재미 요소로는 평소에 볼 수 없는 캐릭터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 이 게임 오리지널 캐릭터 '보뉴(기뉴특전대 이전 대원), '닥터 슬럼프'의 주역 아라레와 센베 박사, 갓짱은 물론, PS4 '드래곤볼 파이터즈'에서 첫 등장한 인조인간 21호(대놓고 21호라고는 하지 않고 일개 연구원으로 등장), 히든 보스로 '드래곤볼 온라인' 때부터 등장한 미라와 토와(직접적으로 싸우진 않는다)가 깜짝 출연한다. 또 런치의 경우 애니메이션에서 사이어인편 이후 등장하지 않다가 마인부우편 막바지에만 등장하는데, 게임은 그사이에도 출연한다. 단 런치는 마인부우편에는 원작 애니메이션처럼 나이 든 모습이 아닌 과거 모습대로 등장한 점은 에러.

 

이외로 드래곤볼 게임답게 수집 요소들이 곳곳에 준비됐다. 드래곤볼Z 이전 이야기는 해당 장소로 가면 추억록처럼 손오공 어린 시절에 발생했던 추억의 사진이 숨겨져 있고, 이 사진을 수집할 때마다 보상과 함께 당시 원작 애니메이션 한장면을 볼 수 있다. 또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거나 엠블럼을 강화할 때마다 실제 출시됐던 카드다스(국내에서도 출시했던 그 카드!, 종류는 일부만 나온다)를 얻을 수 있는데, 이 카드다스가 수집될 때마다 어린 시절 카드를 수집하던 추억이 떠오른다. 부연 설명으로 필자 역시 국내판 카드다스를 상당수 보유 중이고 현재 일본에서 재판되는 카드다스도 모두 수집 중인데, 이번 카드다스 등장은 꽤 감동적이었다.

 

 

보뉴

 

아라레와 갓짱

 

 

여성 연구원으로 등장한 21호

 

 

미라와 토와 

 

 

 

 

 

 

실제 카드다스(국내판)과 게임 내 카드다스 비교

 

게임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인 드래곤볼 수집은 자유 모드로 들어가면 맵 곳곳에 배치돼 수집할 수 있는데, 모두 수집하면 과거의 적을 되살리거나 통상보다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소원을 빌 수 있다. 소원을 빈 후에는 실제 게임 플레이 시간 20분마다 다시 드래곤볼이 부활하니 이를 적절히 활용해보자. 또 기존 작들과 달리 드래곤볼도 해당 장소에 가서 줍기만 하면 되는 쉬운 방식.

 

전반적으로 드래곤볼Z 카카로트는 프리저편까지는 튜토리얼에 가까워 게임의 매력을 느끼지 힘들지만, 인조인간편부터는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언락돼 게임의 진정한 재미가 개방되기에 게임을 평가하려면 최소 인조인간편의 본격적인 시작 때까지 즐겨보는 것을 권장한다.

 

단점으로는 캐릭터 모델링이 원작과 괴리감을 느끼게 하고, NPC가 사라지거나 바닥 오브젝트 밑으로 떨어져 게임 진행이 안 되는 버그, 지역 이동마다 잦은 로딩 때문에 분노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만, 이 모든 것은 드래곤볼이기 때문에 모두 용서가 될 정도로 드래곤볼 팬들을 위한 요소들이 잘 구현됐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드래곤볼 게임이 아니었다면 사이버커넥트2(드래곤볼Z 카카로트 개발사) 희대의 대작(?) '죠죠의 기묘한 모험 올스타배틀'의 재래가 됐었을지도 모른다.

 

게임 완성도와 별개로 드래곤볼 팬이라면 후회 안될 정도로 재미있게 구성됐으니, 팬이라면 필히 구입해보자.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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