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기어 솔리드의 아버지, 코지마 히데오… ‘데스 스트랜딩’을 말하다

데스 스트랜딩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
2019년 11월 30일 19시 24분 11초

11월 30일 토요일, 서울 강남구, 에 위치한 JBK 컨벤션 홀에서는 ‘DEATH STRANDING WORLD STRAND TOUR 2019 in SEOUL’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예정되어 있었는데, 행사 시작 전인 오전 시간에는 데스 스트랜딩과 관련한 코지마 히데오 대표의 미디어 인터뷰가 먼저 진행되었다.

 

- 데스 스트랜딩은 플레이하는 사람마다 다양한 느낌을 받게 되는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제작자의 입장에서 가장 전하고 싶었던 점은 무엇인가.

 

코지마 : 사람들은 인터넷으로도 연결되어 있고 비방을 하기도 한다, 연결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강하게 느꼈으면 했다. 나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었다.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지 않은가.

 

- 게임 발매 후 세계 각지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 한국의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코지마 :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다 보니 도입부에서 무언가 어려움을 느낀 이들이 많을 것 같다. 초반에는 조금 그러하지만 3장 이후부터는 대략적으로 플레이를 알게 되기도 하고 캐릭터 간의 감정 전달이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 걱정은 했지만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게임에 영화적인 부분도 연결시켰다.

 

과거에 게임을 그만둔 사람, 그리고 지금도 게임을 하는 사람들 모두의 반응을 보며 즐거웠다. 

 

- 게임상에서 ‘좋아요’만 보내기가 가능하고 ‘싫어요’는 보낼 수가 없다. 이렇게 설정한 의도는 무엇인가?

 

코지마 : 인터넷에서는 싫어요도 있는 게 당연하지만 난 이걸 없애고 싶었다. 물론 좋아요를 받는다고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게 좋은 것 아닌가, 리스크가 큰 부분이라 생각했지만 나름 성공한 것 같다.

 

- 데스 스트랜딩의 온라인 요소는 상당히 심오한 부분이 많은데, 실제로 다른 플레이어의 상황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는 것인가?

 

코지마 : 다 공개하면 재미가 없다. 하지만 이야기를 한다면 지금까지 모아둔 데이터를 반영해서 최적의 데이터를 여러분의 세계로 불러오는 상황이라 보면 될 것 같다. 너무 심각하지 않게 즐겼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건축물이 물 때문에 무너지기도 하고… 좋아요가 많은 부분 위주로 반영하고 있다.

 

- 게임에서도 세대 차이에 따른 전달 방식의 차이를 고민하는지?

코지마 :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만큼 공통된 화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주인공인 노먼의 경우 워킹데드를 좋아하는 10대들이 좋아하고. 다른 캐릭터 역시 3, 40대부터 5, 60대 연령층이 골고루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게임을 가지고 자녀들과 부모가 공통된 주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


- 서울을 월드 스트랜드 투어의 마지막 장소로 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서울에서 투어를 마무리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코지마 : 최초의 계획 자체가 유럽, 미국, 일본, 아시아 순이었다. 아시아를 마무리로 하면서 서울을 마지막으로 정했다. 뜨거운 곳이다.

영화를 상당히 좋아해서 하루에 한 편은 보는 편인데, 한국 영화도 상당히 좋아하고 이를 통해 영감을 얻기도 했다. 2019년에만 300편에 가까운 영화를 봤고, 최근에 한국의 기생충을 감명 깊게 봤다.

 

 

 

- 게임 내의 캐릭터를 만들 때 배우를 먼저 결정했는지, 아니면 캐릭터에 맞는 배우를 선택했는지 궁금하다.

 

코지마 : 일단 캐릭터 설정을 어느 정도 생각해 두고, 그에 맞는 배우를 캐스팅했다. 하지만 캐스팅한 배우의 움직임이나 개성을 파악한 후에는 이에 따라 캐릭터의 스타일을 그에 맞게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 데스 스트랜딩에는 할리우드 배우가 출연한다. 배우와의 협업 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코지마 : 제작 현장의 분위기는 정말 좋았고, 주목받는 배우들이다 보니 배우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주었다. 그때그때 의견을 받아 진행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게임을 만들기 위해 페이셜 캡쳐를 하게 되는데, 배우들이 그 거창한 장비들을 입을 때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하더라. 노먼과 함께 나가 담배를 피우면서 ‘나만 이상한 게 아냐’ 하고 웃었던 에피소드가 있다. 

 

- 최초 이 기획을 팀에 공유했을 때 팀원들이 바로 이해했었는지?

 

처음에는 세계관 자체도 이해하지 못했다. 샘이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 보고 ‘이게 뭐야’ 하는 반응이랄까. 게임적인 부분에서도 이해 못하는 것이 많았다. 물품 배달과 이동이 중요한 게임 요소라는 점에 이해가 불가능한 모습도 있었다. 

 

사실 메탈기어를 처음 만들었을 때도 그랬다. 슈팅 게임을 만들었는데 왜 숨는 것을 주로 하는지 그때도 이해를 못 했다. 이런 경험이 있어 이번 작품의 경우 ‘나를 믿고 만들어 보자’ 하고 시작했고 일년 정도 지나다 보니 다들 이해를 해 주었다. 마지막까지 반대한 사람은 없었고, 어느 정도 일이 잡히기 시작한 후에는 다들 즐겁게 작업을 진행했다. 

 

- 데시마 엔진을 사용하여 데스 스트랜딩을 작업하는 일이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었나?

 

코지마 : 기존에 사용하던 엔진의 경우,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어 작업이 편리하기는 하다. 다만 데시마 엔진은 항상 면밀하게 보완을 해 주고 여러 차례 미팅을 하는 등 같은 팀 같이 협력해 주었다.

 

데시마 엔진은 오픈월드의 정밀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데스 스트랜딩의 색감을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양한 의견을 거쳐 수정이 되었고 이를 통해 엔진 성능도 향상되었다. 

 

- 코지마 프로덕션 설립 후 다른 게임 스튜디오와 비교해도 많은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굿즈들을 내놓는 이유가 무엇인가,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을 기대해도 되나?

 

코지마 : 처음 데스 스트랜딩을 만들겠다고 시작을 했지만 개발 기간이 3년이 걸리다 보니, 그 사이에 코지마 굿즈를 만들어 채워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되었다.

 

현재는 데스 스트랜딩이 완성 된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상품도 제작할 예정이다. 굿즈도 열심히 만들고 있는 중이니 기대해 달라.

 

-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코지마 : 앞서도 언급했지만 사람 간의 연결이 주가 되는 게임이니만큼 전 세계에 나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연결이 되어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 물론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임은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이상으로 게임에서 연결된 유대를 친구 등으로 더 발전하는 상황이 되었으면 한다. 

 

- 지난 게임들을 보면 게임에 컷 신을 많이 사용하는데, 데스 스트랜딩 역시 컷 신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원하는 만큼 많이 나온다. 원하는 만큼 컷 신을 활용했다고 생각하는가?

 

코지마 : 부족하지는 않았다. 스토리를 전달하는데 필요한 만큼은 넣었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점과 점으로 연결되는 구조이고 그 점 사이는 스토리 텔링으로 채워진다. 컷 신은 스토리 텔링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스토리를 보여준다는 면도 그렇고, 유명 헐리웃 배우들도 게임에 등장하는 만큼 팬들도 이들의 연기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 컷 신을 더 넣었다. 

 

 

 

- OST와 사운드는 어떤 컨셉으로 작업했는가?

 

코지마 : 컷 신의 사운드는 영화나 드리마와 비슷하게 입혔다. 문제는 게임 중에 들어가는 사운드인데, 영화와 같은 연출을 하고 싶었다.

 

- 처음에는 물품 배송을 하는 게임이라고 느꼈는데, 공포나 잠입 등 여러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다. 이 게임의 장르를 정의한다면?

 

코지마 : 특별히 장르를 정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새로운 체험 및 게임성을 가진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던 것 같다. 장르는 내가 붙이는 게 아니라 게이머들이 붙이는 것이다. 나는 가칭으로 ‘소셜 스탠드 시스템’이라 부르고 있기는 하다.

영화 중에서도 SF나 공포, 코미디 장르가 혼합된 작품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SF에 호러를 입히면 덜 무섭지 않은가. 그런 식으로 하고 하고 있다. 내가 겁이 많다.

 

- 게임 내에 살상 및 비살상적인 요소들을 모두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코지마 : 플레이는 자유로워야 한다. 어떤 무기를 쓰던 그것은 게이머의 자유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좋아요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 엄청난 영화광으로 알고 있는데 특정 영화를 떠 올리면서 게임 장면을 만드는 등 이 게임에 영향을 준 영화를 세 편만 뽑아 본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코지마 : 3개로 한정해 말하기는 어렵다. 작업 시 스텝들에게 ‘이 영화를 봐’ 하고 지시한 내용도 없었다. 하지만 세계관이 비슷한 영화들은 일부 추천해 줬다.

 

- 대단위의 오픈 필드 게임임에도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코지마 : 이전 회사에서도 이 정도 시간이면 다 완성했다. 시간이 짧아지는 이유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스튜에서 직접 제작을 하고 외주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매일 일어나는 문제를 바로 해결하면서 만드는 것이 이유인 것 같다. 

 

컷 신 역시 대부분 영상 제작 업체에게 외주를 맡기지만, 우리는 자체에서 제작하여 바로바로 상황에 맞게 수정을 하다 보니 빠르게 진행이 됐다. 사실 광대한 오픈 월드지만 사람은 별로 없다 보니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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