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몰입, 도박중독과 같은 취급?…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엉뚱한 연구

지하철에 게임과몰입 연구 대상자 모집 광고 게재
2019년 10월 21일 23시 13분 45초

게임과몰입과 도박중독을 동일 선상에 놓고 연구한다는 광고가 지하철에 게재돼 업계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게임 업계의 최대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WHO(세계보건기국)가 '게임사용장애'를 ICD(국제질병분류체계)에 등재하겠다는 이슈이다. 2022년부터 시행될 WHO의 게임사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대해 현재 게임업계, 의학계 등 구분 없이 다양한 토론회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고, 또 이에 편승해 검증되지 않은 엉뚱한 치료법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진행하는 게임과몰입에 대한 연구 대상자 모집 광고가 지하철에 게재돼 지하철에 탑승한 승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간 의료기관이 의료를 목적으로 한 연구 대상자를 모집하는 사례는 많았으나, '게임'을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재된 이 광고의 내용을 보면 연구목적은 '인터넷 게임중독과 인터넷 도박중독의 뇌 기능의 특성을 뇌영상검사 및 뇌파를 이용해 비교해 보고자 진행한다'고 하며, 선정 기준은 '인터넷 게임 과몰입 혹은 인터넷 도박 과몰입을 겪고 있는 만 15~25세 남녀 및 정신과 진료 경험이 없는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다.

 

또한, 선정된 연구 대상자는 연구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설문지, 뇌파검사(ERPs), fMRI 등의 과정을 3시간가량 거치게 되며,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이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 결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본 광고가 게재되자마자 업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 대표적으로 아직 게임과몰입에 대한 명확한 연구가 나오지 게임을 많은 연구 끝에 명백히 중독으로 분류된 도박을 동일 선상에 놓고 진행하는 연구가 제대로 된 분석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얘기했다.

 

더불어 WHO(세계보건기국)가 WHO의 게임사용장애 질병코드 도입한 게임은 인터넷 게임이 아닌, 콘솔 패키지 및 아케이드 게임을 기반으로 분석했는데, 아직 체계적인 분석도 이뤄지지 않은 인터넷 게임을 광고 문구에 '중독'이라 써놓은 것만 봐도 이 연구는 처음부터 객관적으로 진행될 수 없을 것 같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지난 6월 열린 한 토론회에서 서울대학교 의대 인지과학협동과정 이경민 교수는 "일반적으로 중독물을 기준을 평가하는 '도파민(뇌신경 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의 수치 증가 빈도를 보면 게임이 중독인지, 아닌지 잘 알 수 있다”며 “게임은 타 중독물과 달리, 좋은 음식을 먹을 때와 동등하게 도파민 수치가 13~50% 증가된다는 통계가 있다. 이런 통계만 보더라도 게임을 단순 중독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진행하는 이번 연구는 게임을 가지고 공개적으로 연구 대상자를 모집하는 만큼 각계각층의 이목이 쏠리고 있으며, 이 연구 결과가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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